정치·금융권 '쌍용차 지원' 압박에도...산은 "사업성 없으면 안돼"

발행일 2021-03-16 09:09:41


며칠 전까지만 해도 쌍용차의 분위기는 좋았다. 매각 과정의 핵심 난제 중 하나인 대주주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 감자 문제가 해결됐고, 정치권에서 쌍용차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금융권 상급 기관이 금융위원회 역시 여기에 동의하면서 하급 기관인 산업은행의 쌍용차에 대한 지원은 곧 현실이 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아니였다. 산은은 쌍용차 스스로 지속 가능한 사업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투자할 생각이 없다. 정치권과 금융권의 압박에도 소신대로 가겠단 입장이다. 산은의 확고한 의지는 전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업구조조정 제도 설명회에 참석한 이동걸 산은 회장의 발언에서 직접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쌍용차에 대한 지원 요건 3가지로 ▲잠재적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자금조달 증빙을 제시▲사업계획서를 제출 등을 재차 강조했다. 이들이 순차적으로 이뤄진 뒤에야 쌍용차 사업계획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투자자가 없는데 돈을 넣을 수는 없다. 사업성이 괜찮으면 일정 대출 형태로 자금을 지원할 의사는 있지만, 단 지속 가능한 사업성이 담보돼야 하는 전제가 있다. 그리고 사업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신규자금을 먼저 대라는 건 배임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현재 쌍용차에 대한 투자자 유치가 현재 순탄치 않은 상황임을 알렸다. 잠재적 투자자로 거론된 HAAH 오토모티브 또한 쌍용차의 심각한 재무 상태에 최종 투자 판단을 미루는 상태라는 것이다. 그는 "잠재적 투자 앞으로 조속한 의사결정을 독려하고 있지만, 앞으로 협의 과정이 어떻게 될 지 비관도 낙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쌍용차는 이날 지난해 순손실 규모가 5043억원으로 정정됐다고 공시를 냈다. 당초 잠정공시를 통해 낸 4785억원에서 258억원 더 늘어난 것이다. 이로써 쌍용차의 부채는 총 1조8568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111.8%로 더 상승하게 됐다.

이 회장은 쌍용차의 상황이 갈수록 꼬여가는 것에 노사의 소극적 태도를 꼬집었다.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를 꺼려하고 있음에도 방관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쌍용차 노사는 여전히 안이하다"면서 "생즉사 사즉생 정신으로 잠재적 투자자(HAAH)와 적극 협상을 해서 무엇인가를 끌어내 그것으로 산은과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주주의 마힌드라 감자 문제가 해결되면서 쌍용차의 P플랜 마련에 속도가 붙게 됐지만, 이 회장은 이 역시 쌍용차가 넘어야 하는 산 중 하나 넘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쌍용차를 폭풍 속 침몰 전 선박에 비유하며, 노사를 포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게 거듭 당부했다.

이 회장은 "풍랑을 벗어나기 위해선 팔 수 있는 것을 다 팔고 무게를 가볍게 해야 겨우 풍랑을 벗어날까 말까"라면서 쌍용차의 적극적인 정상화 움직임을 요구했다. 이어 "본말전도, 주객전도는 안된다"면서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이 '본'이고 '말'은 정부와 채권단의 지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산은도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전례없는 고통분담을 예상하고 있다"며 "다만 회사를 살릴 방법에 대해선 쌍용차 스스로 찾으라"고 다시 한번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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