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천 번 뽑아도 안 나와"…확률형 게임 아이템 기만행위, 공정위로

발행일 2021-03-16 14:29:13
'확률 장사' 논란을 빚고 있는 게임업계의 일부 위반 사례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니지' 등 인기 게임도 포함됐다.

16일 하태경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일 예고한 이른바 '확률 장사 5대 악덕 게임'의 자체 조사를 마치고, 관련 결과를 공정위에 접수했다. 하태경 의원은 5대 악덕 게임으로 '리니지'(엔씨소프트),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이상 넥슨), '모두의 마블'(넷마블) 등을 꼽았다.

(자료=넥슨, 엔씨소프트, 하태경 의원실. 그래픽=채성오 기자)


의원실 측은 "해당 조사를 통해 1등 없는 로또라며 비난 받았던 메이플스토리의 큐브 논란과 유사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3개 사례를 추가 발굴했다"고 밝혔다. 관련 사례는 '마비노기'의 세공 시스템·자이언트 종족 아이템, 리니지의 숙련도 시스템 등이다.

마비노기는 '세공'으로 아이템을 강화하면 추가 능력이 부여된다. 이 때 최상위 능력을 얻으려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뽑기를 진행한다고 의원실 측은 설명했다.

게임 내 도움말에 해당하는 '스마트콘텐츠'에 따르면 세공 도구는 세공 랭크, 옵션, 레벨을 랜덤하게 재설정 해준다. 그러나 의원실 측은 "관련 소개와 달리 게이머가 원하는 확률은 최대한 낮추고 필요 없는 능력만 높이는 방법으로 확률을 속인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아이템별 세공 1000회 확률표. (사진=하태경의원실)


실제로 한 유저가 아이템 별로 각각 1000회에 달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최상위급 능력이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아이템은 9개 중 7개로 나타났다. 세공을 통한 능력 부여가 동등한 확률이 아니며 게이머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모두 5% 미만으로 확률을 조정했다는 의견이다.

마비노기는 자이언트 종족 전용 아이템에 추가되는 뽑기를 해야 하는데 역시 확률이 일정치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예를 들어 자이언트 종족용 장갑 아이템인 '기간틱 노블레스 건틀렛'을 세공하면 '윈드 브레이커' 지속 시간을 늘려주는 추가 능력이 확률적으로 붙게 된다. 그러나 해당 추가능력은 2·3랭크 아이템에서만 획득되고, 최고 등급인 1랭크에서는 나오지 않는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019년 당시 최초 의혹이 제기된 후 마비노기 측은 내부 조사를 통해 최고 등급인 1랭크에는 해당 추가 능력이 붙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시 마비노기 측은 "관련 문의를 조사해 보니 윈드브레이커 지속 시간 옵션은 2·3랭크에서만 획득되고 1랭크 아이템에서 데이터가 누락돼 얻을 수 없음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의윈실에서는 "또 다른 제로 확률의 대표적인 사례였다"며 "당시는 확률 조작 문제가 불거지지 않아 그대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리니지2M 숙련도별 획득 능력치. 한 유튜버가 600회에 걸쳐 숙련도 시스템을 테스트했다. (사진=하태경의원실)


관련 의혹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에서도 제기됐다. 리니지에서는 아이템을 계속 사용하면 숙련도가 올라가며 능력치가 향상된다.

아이템 숙련도 창에는 3×3의 봉인된 빙고 상자가 있다. 숙련도가 일정한 단계에 도달하면 이 상자가 하나씩 풀리면서 능력치와 상자 색깔을 확률적으로 얻게 되는데, 이때 상자 색깔은 빙고 게임처럼 1줄이 같은 색으로 완성되면 추가 능력치 획득이 가능하다. 이를 '완성 효과'라고 부른다.

이 때 원하는 능력치가 나오지 않았다면, 게임 화폐인 아데나를 지급해 확률에 따라 다시 뽑기를 진행할 수 있다. 보유하고 싶은 좋은 능력치가 나온 상자는 '잠금' 기능을 사용하는 한편 나머지 능력치를 재설정할 수 있는데 잠근 상자 개수에 따라 재화가 쓰인다.

잠근 상자 개수가 늘면 금액도 증가하는데 한 유튜버가 600회에 걸쳐 실험한 결과 모두 같은 확률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11%의 확률로 나오는 능력치와 아예 나오지 않는 0%의 능력치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단계에 도달함에 따라 각 슬롯을 오픈(습득)할 수 있으며 각 단계 슬롯에서 여러 능력치 중 하나를 랜덤하게 획득할 수 있다'는 리니지2M 가이드북 설명과 배치하는 결과인 셈.

하태경의원실 측은 "만약 8칸을 잠그고 능력치를 확률에 따라 돌리면 1회당 약 5만5000원이 들어가는데 만약 무뎀 증폭4%를 원하는 게이머가 있었다면 확률이 없거나 극도로 낮은 상태를 동등한 확률이라고 속아 계속해서 돈을 쓰게 된 것"이라며 "그러나 운영사는 구체적인 확률을 공개하지 않았으므로 능력치가 일정한 확률로 랜덤하게 구성됐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 (사진=하태경의원실)


하태경 의원은 소비자의 권익 침해 사례도 유형별로 정리해 공정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확률 정보를 검색하지 못하도록 저화질 그림 파일로 제공하거나, 링크를 홈페이지 최하단의 작은 글씨로 배치해 쉽게 확인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의원실은 관련 소비자 권익 침해 행위를 21개 유형으로 분류했다.

하태경 의원은 "소개된 사례는 그 뽑기 과정에서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억원의 돈이 들어간다"며 "그러나 게임업계는 각종 편법을 통하여 확률 정보를 숨기고 있어 스스로 확률을 모두 공개하지 않으면 조작을 직접 확인할 방법이 없고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원실은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와 3대 게임사(넥슨코리아, 엔씨소프트, 넷마블)에 자료를 협조 요청했으나 답변이 취합되지 않아 이번 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의원실은 "추후 제출된 3대 게임사의 답변을 바탕으로 보완 자료를 권익위에 추가 제출할 예정"이라면서도 "다만 GSOK은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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