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베이코리아 홈페이지)
▲ (사진=이베이코리아 홈페이지)

SK텔레콤·네이버·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e커머스 사업의 확대를 추진하면서 국내 e커머스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 11번가를 자회사로 보유한 SKT는 이날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주관사에 예비입찰 참여의사를 전달했다. SKT는 커머스 영역에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SKT는 11번가와 데이터홈쇼핑 자회사 SK스토아를 통해 e커머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11번가는 국내 e커머스 시장점유율 순위에서 4위에 그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17%로 1위이며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11번가(6%), 롯데온(5%) 등이 뒤를 잇고 있다.

SKT가 예비입찰에 이어 본입찰에도 참여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된다면 11번가에 이어 이베이코리아의 오픈마켓 G마켓·옥션·G9까지 보유하게 돼 단숨에 e커머스 시장 점유율 순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SKT의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확정된다면 국내 e커머스 시장은 SKT와 네이버, 쿠팡 등 빅 3구도가 만들어진다. SKT는 기존 11번가에 G마켓과 옥션의 가입자까지 더한 국내 최대 오픈마켓 사업자로 거듭나게 된다. 11번가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의 협업도 예정돼 있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물품을 11번가에서 판매하도록 해 국내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고국내 기업들이 11번가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G마켓과 옥션까지 가세하면 가입자 및 참여기업 기반이 크게 확대된다. SKT는 커머스와 관련해 11번가뿐만 아니라 데이터홈쇼핑 전문 기업 SK스토아도 자회사로 보유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오픈마켓 가입자 규모를 대폭 늘린 가운데 데이터홈쇼핑까지 다양한 판로를 확보하며 e커머스 시장에서 규모의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카카오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날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서 참여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공식적으로 참여 여부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국내 1위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톡을 통해 쇼핑하기와 선물하기를 통해 e커머스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와 이베이코리아 등에 비해서는 후발 주자에 속한다. 카카오가 본입찰에도 참여해 이베이코리아를 품게 된다면 기존 카카오톡을 비롯해 대형 오픈마켓까지 더해 e커머스 가입자 기반을 대폭 확대할 수 있다. 네이버와 쿠팡 등 선발주자들을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

이번 이베이코리아의 인수 대금은 약 5조원으로 추산된다. 최근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수조원대의 자금을 수혈하며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이에 e커머스 시장 확대를 노리는 SKT와 카카오도 5조원이라는 출혈을 감수해서라도 e커머스 시장 주도권을 놓치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존 e커머스 시장 1위 네이버는 이날 전통의 오프라인 강자 신세계와 손을 잡았다. 네이버는 이날 이마트의 자사주 1500억원, 신세계의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1000억원과 상호 지분을 교환한다고 공시했다. 자사주 교환일은 오는 17일이다. 네이버는 자사의 쇼핑 플랫폼 스마트스토어와 가격비교 서비스를 내세워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1위에 올랐지만 자체 물류센터와 오프라인 인프라는 약점이었다. 하지만 신세계와 손을 잡으며 이마트의 자동화 물류센터와 7300개 이상의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CJ그룹과 문화 콘텐츠와 물류 분야에서의 협력을 골자로 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당시 양사는 6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교환했다. 네이버는 국내 1위 물류기업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으며 배송 경쟁력도 강화했다.

국내 주요 ICT 기업들이 ICT 경쟁력과 자사의 온라인 플랫폼을 내세워 e커머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국내 e커머스 시장은 재편될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베이코리아를 품게 되는 기업은 네이버, 쿠팡과 함께 빅3 구도를 형성하며 국내 e커머스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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