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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자사의 전기차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 소식에 국내 양대 배터리 기업인 LG와 SK가 ‘충격파’를 받고 있다. 폭스바겐은 왜 배터리를 바꾸는 것이고, 왜 우리나라 기업이 악영향을 받는 것일까.

허버트 다이스 폭스바겐 CEO는 15일(현지시간) '파워데이'를 열고 자사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략을 공개했다. '파워데이'는 폭스바겐의 '라이벌'격인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를 본딴 행사다.

▲  폭스바겐 허버트 다이스 CEO.(사진=폭스바겐)
▲ 폭스바겐 허버트 다이스 CEO.(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은 이날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공개했다. 유럽에 40GWh 규모 공장 6곳을 건설해 총 240GWh 규모의 배터리를 2025년까지 생산한다는 게 주된 골자다. 1년 동안 전기차 9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1공장은 스웨덴의 셸레프테오에 건설되고, 2공장은 독일 잘츠기터에 건설된다. 2공장 모두 재생 에너지로 가동돼 전기차의 '생애주기'별 친환경성을 높인다.

폭스바겐은 2023년 자사 전기차에 탑재할 새로운 셀도 함께 선보였다. 셀은 파우치형 또는 원통형이 아닌 각형이 될 전망이다. 중국 CATL과 폭스바겐 자체 투자기업인 노쓰볼트가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폭스바겐의 이 같은 움직임은 LG화학(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그간 폭스바겐의 전기차에는 주로 파우치형 배터리가 탑재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폭스바겐 유럽과 미국 공장에 배터리를 납품했다.

폭스바겐은 도요타와 함께 세계1위를 다투는 자동차 업체로 아우디와 벤틀리, 포르쉐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런 폭스바겐이 차세대 모델에 각형을 넣고, 나아가 배터리를 내재화한다는 건 결국 LG와 SK를 고객사 포트폴리오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날 파워데이에 앞서 국내 배터리 3사에도 이를 통보했다고 한다.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 '톱티어'에 오른 테슬라도 앞서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9월 판매량 기준 17.5%의 점유율을 확보해 1위를, 폭스바겐은 12.9%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전기차 30만대를 판매했는데, 2025년 판매량이 142만대, 2030년 3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지난해 29만 대를 판 폭스바겐도 2025년 판매량 265만대, 2030년 6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전고체 전지의 기술적 진보도 공언했다. 전고체 전지는 2차전지인 리튬이온전지의 기술적 결함을 극복해 차세대 전지로 평가받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의 안전성과 화재 위험을 차세대 전고체 전지로 맞서겠다고 밝힌 폭스바겐의 행보는 기존 고객사였던 국내 배터리 제조사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영상디자인=김진영·정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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