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전기차 친환경성 논란’, 배터리 업체는

발행일 2021-03-18 13:16:59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현대차의 코나 EV.(자료=현대차)


'전기차 시대'가 서서히 막이 오르고 있습니다. 스웨덴 컨설팅업체인 'EV 볼륨스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324만대로 전년(226만대)보다 43%(98만대)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글로벌 완성차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생산에 심대한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하지만 보다 친환경적인 '모빌리티' 생활을 하려는 구매자들로 인해 전기차 판매량은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차량 100대 중 4대는 전기차였다고 합니다. 전년에는 100대 중 2대가 전기차였습니다.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모빌리티'는 화석연료 차량에서 전기차로 이동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기차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전기차는 정말 친환경적일까'하는 의문입니다. 전기차는 주행 중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전기차 생산과 폐차, 배터리 충전에 필요한 전력까지 고려하면 친환경성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송한호 서울대 교수 연구팀(2015년 연구)에 따르면 휘발유와 경유차는 1km를 주행하는데 20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전기차의 경우 94g을 배출한다고 합니다. 전기차를 생산하고 충전하는데 들어간 생애주기를 고려한 수치인데요.

이외에도 전기차의 친환경성에 의문을 갖을 또 다른 자료가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인데요. 배터리는 전기차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부품입니다.

배터리에는 양·음극재와 전해액, 분리막 등의 부품이 탑재됩니다. 이중 양극재와 음극재는 배터리의 40~50%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부품이죠. 양극재와 음극재는 전기차의 출력과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인 셈입니다.

배터리 1KWh당 온실가스 배출량.(자료=IVL의 Lithium-Ion Vehicle Battery Production)


그런데 새 배터리를 만드는 데 온실가스가 발생합니다. IVL 스웨덴환경연구소가 2019년 발표한 '리튬이온배터리의 에너지 및 CO2 배출현황' 자료에 따르면 1KWh의 배터리를 만드는데 60~100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테슬라 모델 S에는 75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됩니다. 이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차량 1대에 탑재될 배터리를 만드는 데 약 4t 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되는 셈이죠. IVL은 니켈 비중이 높아질수록 온실가스 배출 규모는 줄어든다고 설명했습니다.

포스코케미칼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살펴볼까요.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5일 2020년 사업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22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습니다. 전년에는 240만톤을 배출했는데 배출량이 5.7% 줄었습니다.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 소재인 음극재와 양극재, 내화물과 생석회를 생산합니다. 포스코케미칼은 연간 11만5000톤의 내화물을, 218만톤의 생석회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는 연간 4만톤을, 음극재는 4만4000톤을 생산할 수 있죠. 양극재와 음극재 캐파가 약 8만톤에 그치는 만큼 포스코케미칼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일부를 배터리 소재가 차지한다고 볼 수 있죠.

포스코케미칼 온실가스 배출량.(자료=금융감독원)


테슬라 모델S에는 약 71kg의 양극재가 사용됩니다. 모델 S를 기준으로 하면 포스코케미칼은 현재 테슬라 56만대에 들어갈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포스코케미칼은 2022년까지 양극재 캐파를 6만9000톤으로 늘리고, 음극재 캐파는 7만4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죠.

그런데 포스코케미칼의 친환경성을 알 수 있는 자료는 공식적으로 없습니다. 포스코케미칼이 내화물과 생석회를 함께 생산하고 있는 만큼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중 일부를 배터리 소재가 차지한다고 볼 수 있죠. 캐파가 늘어나도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했는지 알 수 있는 자료는 공식적으로 없습니다.

재무적 영향도 마찬가지입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초 114억원의 배출부채를 회계에 인식했습니다. 포스코케미칼은 정부의 무상 할당량을 초과해 온실가스를 배출했고, 탄소배출권 구입비용으로 114억원을 산정했습니다. 12억원은 충당금으로 전입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초과함에 따라 언젠가 탄소배출권을 추가로 구매할 것으로 판단해 회계에 선제적으로 반영한 거죠.

포스코케미칼 탄소배출 비용.(자료=금융감독원)


포스코케미칼은 생석회와 내화물, 배터리 소재 등 다양한 사업부가 합쳐진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도 정부 할당량을 초과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법인별로 책정되고 있기 때문이죠. 배터리 소재의 친환경성을 보다 확실히 이해관계자에 알리기 위해서는 LG화학처럼 배터리 사업부를 별도로 분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LG화학의 전지사업부를 분사하면서 설립됐습니다. LG화학은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사업을 전문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한거죠.

앞으로 이해관계자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친환경성을 보다 확실히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7일 사업보고서를 공시했는데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8만톤에 그쳤습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오창공장에 한정한 것인데요. 오창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20GWh입니다. 1GWh를 생산하는데 14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볼 수 있죠. 이는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액을 생산하는데 들어간 온실가스를 제외하고 순수 조립하는데 들어간 배출량만 산정한 것입니다. 중국공장과 유럽공장, 미국 공장까지 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이네요.

LG에너지솔루션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자료=금융감독원)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은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전혀 없게 하는 넷제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을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하고 있죠. 포스코케미칼은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소재 회사인만큼 배터리 소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별도로 공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야 소비자들이 전기차가 얼만큼 친환경적인지 알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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