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세 손가락을 그린 아트워크 #Threefingers, #FightWithArt (트위터 갈무리)
▲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세 손가락을 그린 아트워크 #Threefingers, #FightWithArt (트위터 갈무리)

미얀마 국민에게 혹독한 겨울이 찾아왔다. 지난달 1일 벌어진 쿠데타로 군부 세력이 재집권한 탓이다. 쿠데타에 반대해 거리에 뛰쳐나온 시민들에 군부의 유혈 진압이 이어지면서 사망자는 23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군경의 시신 유기와 행방불명 등을 고려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얀마 군경은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무자비하게 총격을 가하고 있다. 성인은 물론 집에 머물던 여고생까지 총에 목숨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현지의 실상은 언론이 아닌 SNS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 현재 군부는 자기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을 탄압 중이다. 쿠데타를 쿠데타로 쓰지 말라는 지침을 어기고 사실을 그대로 보도했다가 미얀마 나우 등 5개 주요 언론사에 대한 허가가 취소됐다.

▲  미얀마 군경이 기관총으로 무장한 모습 (트위터 갈무리)
▲ 미얀마 군경이 기관총으로 무장한 모습 (트위터 갈무리)

멈춘 언론의 기능은 SNS가 대신하고 있다. 트위터 등에 살벌한 시위 현장의 진실이 영상과 사진을 통해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미얀마 군부는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해 인터넷과 통신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에게는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1980년에 있었던 5·18 광주민주화항쟁의 아픈 기억이 아직 채 아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전두환의 군사 독재정권은 시민들에게 고문, 구타, 강간을 자행하고 헬기 사격마저 서슴지 않았다. 그 슬픈 역사 때문에 한국인은 전 세계 그 누구보다 미얀마 국민의 현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

▲  미얀마 누리꾼들이 한국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그림 (트위터 갈무리)
▲ 미얀마 누리꾼들이 한국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그림 (트위터 갈무리)

최근 대통령이 미얀마 군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 국회가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결의안을 의결하는 등의 조치도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얀마 국민들도 SNS를 통해 “한국의 강한 지지에 감사드린다”는 메시지를 올리며 계속적인 응원을 부탁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현지인들이 SNS에 올리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 사진이다. 과거 황폐했던 서울에 높은 빌딩이 들어서며 발전된 모습을 비교한 것이다.

▲  미얀마 SNS에 확산되고 있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담은 사진 (트위터 갈무리)
▲ 미얀마 SNS에 확산되고 있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담은 사진 (트위터 갈무리)

한 게시자는 “미얀마 국민들 사이에서 한국의 변혁(1961~2021)을 비교한 사진이 확산되고 있다”며 “우리는 미얀마의 미래가 (한국과) 같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미얀마는 독재정권 때문에 가난에 빠져 있다”며 “젊은이들의 애국심이 조국을 번영하게 할 것”이라고 적었다.

한국의 민주화는 주어진 것이 아닌 피와 눈물로 이룬 것이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미얀마 사람들은 민주화와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룬 한국을 본보기로 삼고 “우리도 할 수 있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미얀마 국민이 꿈꾸는 미래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현실이라는 것. 참으로 감사한 일이자 너무나 가슴 먹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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