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2010년대 초반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 시장 진출과 함께 설립한 전력용 케이블 원료 합작사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업체 시프켐(Sipchem)과 손잡고 2015년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했지만 적자가 지속된 데 따른 결과다.
지난 19일 한화솔루션의 자회사 한화케미칼오버시즈홀딩스는 사우디아라비아 케이블 원료 합작사(Gulf Advanced Cable Insulation‧GACI)에 69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지분 취득은 오는 9월 30일에 이뤄지며 취득 후 소유지분율은 50%다.
GACI는 한화솔루션이 지난 2011년 4월 시프켐과 50대 50 비율로 세운 회사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전선 복합수지(XLPE)를 생산하고 있으며, 2011년 4월 설립된 후 2015년 6월 상업생산을 실시했다.
오버시즈홀딩스는 GACI 설립 이후 2012년 86억원을 출자하며 자금을 지원했다. 이후 2017년 또 한 차례 73억원 추가 출자를 실시했다. 이번에 출자하는 69억원을 포함하면 GACI에 약 230억원을 투자하는 셈이다.
GACI는 상업생산을 시작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출자공시에 명시된 요약 재무상황을 보면 3년째 매출액은 300억~320억원 사이에서 머물러 있으며, 당기순손익은 3년 연속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적자 규모가 50억원 수준이었지만 2020년 180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특히 손실이 쌓이며 지난해에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부채총계는 625억8000만원으로 자산총계 572억4600만원을 넘어섰으며,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53억3400만원으로 나타났다. 자본잠식이란 회사 잉여금이 바닥나고 초기 자본금이 잠식되는 상태를 일컫는데, 자본금이 완전히 잠식돼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상황을 완전자본잠식이라 표현한다.
한화솔루션은 GACI 외에도 시프켐과 사우디 스페셜티 프로덕트(SSPC), IPC(International Polymers Company) 등 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SSPC는 플라스틱 금형과 태양광용 에틸렌비닐 아세테이트(EVA) 필름을 생산하며, IPC는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을 주로 만든다. 다만 한화솔루션은 SSPC의 적자가 지속돼 올 초 지분 전량을 시프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