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온라인 RPG '라테일', 버그 악용 두고 '진실 공방'?

발행일 2021-03-22 15:58:50
온라인 RPG '라테일'이 충성 유저를 '블랙컨슈머'로 낙인찍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게임 내 발생한 오류를 인지하지 못한 고레벨 유저들의 '단합'이 버그를 악용한 불법 이용자로 둔갑했다는 의견이다.

반면 퍼블리셔인 액토즈소프트는 철거한 근거에 따라 조치했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대다수의 유저도 '적절한 조치'라며 라테일을 '빛테일'이라 호평하는 분위기다. 라테일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악성 이용자 프레임, 억울하다

22일 익명의 제보자는 <블로터>에 "액토즈소프트가 (여론을 형성한) 일부 유저들의 말만 듣고 골수 상위 유저들을 악성 이용자로 만들었다"며 "여론과 회사의 갑질로 인해 억울하게 계정을 정지당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라테일 홈페이지 갈무리)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월 20일 진행한 대규모 업데이트 '포텐셜' 내 길드 콘텐츠인 '몬스터볼 레이드'다.

라테일은 포텐셜 업데이트를 통해 5단계 장비 각성, 길드 시스템 개편 등의 콘텐츠를 추가했는데 이 때 길드 몬스터볼 레이드도 오픈했다. 8단계의 경우 다수의 길드원이 참여해야 클리어할 수 있을 만큼 난이도가 높다.

제보자에 따르면 100위권 이내 랭커로 구성된 일부 상위 유저들이 몬스터볼 레이드에 도전하기 위해 게임 내 신규 길드를 창설하고 총 5일에 걸쳐 관련 콘텐츠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길드 몬스터볼을 소환한 맵에 보스 몬스터가 움직이지 않는 '프리징' 현상이 발견됐다.

실제로 길드 몬스터볼 레이드를 진행하면 한 지역에 50명 이상의 인원이 진입할 경우 보스 몬스터가 공격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보자와 해당 길드원들은 이를 단순한 게임 내 랙(서버와 클라이언트간 정보 교류 지연)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오류를 악용하기 위해 환경을 조성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지난 12일 최초 게재된 길드 몬스터볼 콘텐츠 악성 이용자 제재 방침. (사진=라테일 홈페이지 갈무리)


반면 액토즈소프트 측은 라테일 홈페이지를 통해 '길드 몬스터볼 오류 및 악이용 처벌' 공지를 발표하고, 이에 따른 유저 제재 방안도 공개했다.

제보자를 포함한 관련 길드원들은 "항의 민원을 접수하며 이의를 제기해 영구 정지 처분이 기간제 정지로 완화됐지만 게임사 측이 자체적인 실수를 유저에게 돌린 채 방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제보자는 <블로터>에 "몬스터가 멈추는 줄 모르고 관련 콘텐츠를 이용했는데 게임사 쪽에서는 버그를 악이용했다고 몰아갔다"며 "오류를 빠르게 인지하고 긴급 점검 등을 진행했다면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을 텐데 그런 부분은 사과하지 않은 채 저희만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나머지 유저에게 무더기로 보상을 약속한 후 저희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라테일 공식카페에 올라온 한 길드마스터의 사과문. (사진=라테일 피디아 페이지 갈무리)


해당 제보자 외에 자신을 한 길드의 길드마스터로 소개한 유저는 공식카페에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본사에서 제대로 조사하기 전 마치 여론 진정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며 최초로 버그 악이용이라 지칭했다"며 "개발 과정에서 생긴 시스템 오류를 악이용했다고 공지를 수정하며 이번 일이 처음 발생한 것처럼 발표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6년 1분기 업데이트 당시 돌연변이 스펙터 공략 과정에서도 동일한 프리징 현상이 있었다"며 "당시 장비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관련 버그가 이슈화 되진 않았지만 그 이후로도 (동일 현상이 발견된 것은) GM의 직무인 모니터링과 서버 운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액토즈 "30회 이상, 버그 모를 수 없다"

그렇다면 액토즈소프트의 입장은 어떨까. 액토즈소프트는 "30회 이상 관련 버그를 활용했다면 인지하지 못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일 액토즈소프트는 추가 내부 조사를 거쳐 관련 프리징 현상을 개선하는 한편 버그 악용 사례에 대한 1차 제재 조치를 결정했다. 액토즈소프트는 지난달 27일 관련 버그를 인지하고 비정상적인 이득을 취했다고 판단한 93개 계정에 대해 임시 게임이용 제한 조치를 취했다. 오류를 조기에 파악하지 못한 부분은 명백한 잘못이지만 이를 악용해 '비정상적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한 행위에 대해 묵인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17일 게재된 라테일 내 버그 악용 사례 제재 방침. (사진=라테일 홈페이지 갈무리)


이는 액토즈소프트가 지난 17일 발표한 공지사항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라테일 운영진은 홈페이지를 통해 "몬스터볼 몬스터 동작 프리징 오류는 몬스터 로직(이동 관련)에 오류가 있었다"며 "이 오류는 인스턴스 던전 서버의 부하를 일으킨 상태에서만 발현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50여명의 인원이 참여할 경우 보스 몬스터가 동작을 멈춘 현상을 설명한 것이다. 특정 환경을 조성해야만 버그가 발생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운영진은 오류 악이용 처벌에 대한 구체적 기준으로 기간별 횟수를 내세웠다. 액토즈소프트에 따르면 지난달 1~26일까지 기간 내 길드 몬스터 볼 8단계 진행에 참여한 전체 인원의 평균 진행 횟수는 26회다. 같은 기간 정상적으로 진행한 대형 길드의 평균 진행 횟수는 20회로 나타났다.

반면 특정 기간 몬스터볼 레이드 8단계 평균 진행 횟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고 액토즈소프트는 설명했다. 지난달 27일부터 3월 10일까지의 길드 몬스터볼 8단계 평균 진행 횟수는 147회로, 정상적으로 컨텐츠를 진행한 대형 길드들의 횟수인 30회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사진=라테일 홈페이지 갈무리)


액토즈소프트는 "전체적인 컨텐츠 이용률 등을 참고했을 때 지난달 27일부터 본격적으로 악이용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해 해당 기간을 기준으로 조사했다"며 "이에 따라 50회 이상 사용 계정에 대해 조사 및 아이템 이동 보호 차원을 위해 1차 임시 블럭을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1차 임시 블럭 진행 후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처벌 대상을 선별했고 기간 내 발생한 길드 몬스터 처치 과정 중 비정상적으로 적은 소모성 아이템 사용 횟수 및 클리어 타임을 통해 악이용 횟수를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하루 후인 지난 18일 액토즈소프트는 직·간접적 오류 악이용으로 획득한 몬스터볼 처치 보상을 모두 회수하는 한편 횟수별 제재 기준을 세분화하는 방향의 세부안을 공개했다.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블로터>에 "프리징 현상이 10회 정도라면 모른 채 이용했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제재를 가한 유저의 경우 30회 이상 활용한 사례"라며 "관련 버그를 빠르게 인지하고 대응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지만 이를 악용한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원을 제기한 유저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직원도 재택근무를 하는 만큼 대면 상담이 불가능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관련 민원에 대해서는 메일 등의 수단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

라테일 유저들 "그저 빛…이 정도면 갓겜"

공지사항이 발표된 후 라테일 유저들은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라테일 공식카페를 비롯해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액토즈소프트의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액토즈소프트 측이 몬스터볼 오류 관련 보상을 모든 유저에게 제공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액토즈소프트는 "길드 몬스터볼 콘텐츠 내 프리징 현상은 수정했다"면서도 "기획 의도와 달리 소수 길드를 중심으로 플레이가 이뤄졌고 기존 길드원의 이탈 현상 등으로 콘텐츠 내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라테일 전체 이용자 보상 아이템. (사진=라테일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따라 라테일은 게임 내 길드 몬스터볼 콘텐츠를 철회하는 한편 정상적으로 즐기지 못한 유저들을 위해 대규모 보상을 지급할 계획이다.

라테일 홈페이지에 게재된 보상은 알파루(영구제)·길드 강화석 30개·유물 강화석 30개 중 택1 교환권 1개, 길드 반지 +9·길드 귀걸이 +9·길드 스티킹 +9·길드 강화석 10개·길드 유물 강화석 10개 중 택1 교환권 1개, 폭풍 포션 999개 등 현금으로 따졌을 때 60만원(지난 18일 기준) 상당에 달한다. 해당 아이템은 지난 24일 오전 10시 전까지 가입한 유저를 기준으로 정기점검을 통해 지급될 예정이다. 제재 대상자는 보상에서 제외된다.

(사진=액토즈소프트 홈페이지 갈무리)


전문가들은 게임 내 양극화 현상과 관련 이슈에 대응하는 게임사들이 보편 중립적인 운영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이슈를 모니터링 하다 보니 놓치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제재 절차도 단계별로 진행한다"며 "그만큼 관련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지 않으면 소수 유저와 나머지 이용자 모두 피해를 볼 수 있기에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보면 좋은 뉴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요일별 Edition

뉴스레터
  • 최신 IT 소식을 가장 빠르게 받아보세요. (광고성 정보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