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종이 백성들을 도륙하는 장면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영상 갈무리)
▲ 태종이 백성들을 도륙하는 장면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영상 갈무리)

지난 22일 첫 방송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즉각 방영 중지를 요청한다”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해당 드라마에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중국풍 가옥과 음식이 등장하는가 하면 태종을 왜곡 묘사하고, 세종대왕이 핏줄을 폄하하는 장면마저 나왔다.

▲  조선시대 배경의 드라마에 중국 음식 피단, 월병 등이 등장한 장면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영상 갈무리)
▲ 조선시대 배경의 드라마에 중국 음식 피단, 월병 등이 등장한 장면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영상 갈무리)

논란이 벌어진 장면은 여럿이다. 태종이 환시와 환청으로 백성들을 무참히 도륙하는 것, 충녕대군(세종대왕)이 바티칸에서 파견된 신부에게 중국식인 월병과 피단(오리알을 삭힌 음식) 등을 대접한 것, 중국풍의 기생집이 등장하는 것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영상 갈무리)
▲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영상 갈무리)

특히 극 중 충녕대군이 “보위를 물려받을 것도 아닌데 나도 주색잡기 좀 배워볼까 싶다만”이라고 말하거나 “6대조인 목조(이성계의 고모부)께서도 기생 때문에 삼척으로 야반도주를 하셨던 분이셨다. 그 피가 어디 가겠느냐”라고 말한 부분도 논란이 됐다. 조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꼽히는 세종대왕이 스스로 자신의 핏줄을 모독하고 주색잡기에 관심을 둔 것처럼 묘사한 것에 시청자의 분노가 폭발했다.

SBS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중국에서 마오쩌둥이 귀신 씌여서 무고한 인민들을 학살했다는 드라마가 나왔다면 아주 뒤집어졌을 것”, “감히 세종대왕마저 건드리다니 PD와 작가는 제정신인가”, “중국이 동북공정에 나선 민감한 시기에 이런 드라마가 나온다니 울화통이 터진다” 등의 격한 반응을 올리고 있다.

▲  (SBS 시청자 게시판 갈무리)
▲ (SBS 시청자 게시판 갈무리)

분노한 시청자들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몰려가 방송 중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역사 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 중지를 요청합니다”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받아들이는 듯한 내용과 화면으로 점철된 드라마”라며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쓰레기 같은 내용의 드라마는 바로 폐기하고 종영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특히 “방송 전 자막으로 인물, 시기 등이 창작에 의한 허구라고 안내했지만 실제 인물과 사건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어떻게 역사적 사실과 무관할 수 있겠는가”라며 “조선의 역사를 모르는 외국 사람들은 이 드라마를 보고 실제 그랬다고 생각할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까”라고 일갈했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23일 입장문을 내고 “명나라를 통해서 막 조선으로 건너온 서역의 구마사제 일행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하는 상상력을 가미해 소품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극 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어떤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다만,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고 전했다.

한편 조선구마사의 극본을 쓴 박계옥 작가는 이전 작품인 tvN 드라마 ‘철인왕후’에서도 조선왕조실록을 ‘한낱 지라시’라고 표현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박 작가는 지난 15일 중국 콘텐츠 제작사 항저우쟈핑픽처스유한공사와 집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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