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 앱 실행이 ‘먹통’이 되는 현상이 나타나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은 가운데, 구글의 늑장대응이 빈축을 사고 있다.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제때 공지하지 않는 등 무성의하게 대처해 이용자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이다.

2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이날 이른 오전부터 안드로이드 기반 삼성전자·LG전자 스마트폰에서 웹 콘텐츠를 이용하는 일부 앱의 실행이 중단되는 문제가 나타났다. 네이버·카카오톡을 비롯해 은행·증권거래 등 각종 앱들이 이 같은 ‘꺼짐’ 현상을 겪었다. 배달의민족의 경우에는 카드결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배달기사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번 오류는 구글의 시스템 앱인 ‘웹뷰(WebView)’가 업데이트되는 과정에서 기존 앱과 충돌을 일으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계 공통으로 나타난 문제다. 그러나 이를 휴대폰 고장으로 여긴 이용자들은 삼성·LG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불편을 호소했다. 삼성전자 서비스 홈페이지에 트래픽이 몰려, 약 15분간 서버가 마비되기까지 했다. 이에 삼성·LG전자는 공지를 올려 해결방법을 안내하는 등 임시조치를 취하느라 진땀을 뺐다.

반면 구글은 구체적인 공지나 설명을 따로 내놓지 않다가 7시간여 만인 오후 3시경 한국 블로그를 통해 오류를 알렸다.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앱의 데스크톱 웹 환경에서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다”고만 전했다. 이어 오후 5시께 구글은 “안드로이드 앱 다운 현상을 일으킨 웹뷰 관련 이슈가 모두 해소됐다”고 공지했다. 구글플레이 실행→안드로이드 시스템 웹뷰·크롬 검색→각각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등의 조치를 취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번 오류 사태에 대해 구글에게 손해배상 등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들여다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적용되는 법 조항을 검토하고 있지만 처벌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구글 안드로이드의 국내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은 73.24%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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