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 격변기]롯데쇼핑, 결국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관건

발행일 2021-03-24 16:27:13
격변기를 맞고 있는 유통업계의 트렌드를 들여다봅니다.

2020년 1월 13일 신동빈 롯데 회장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2021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 참여하는 모습.(사진=롯데그룹.)


롯데쇼핑이 중고나라 인수와 함께 ‘이커머스(e-Commerce)’ 사업 반전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결국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결과에 따라 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이 큰 규모로 성장한 것은 맞지만 이커머스 시장 주도권을 좌지우지 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중고거래 시장에 미리 진출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중고나라에 투자한 금액도 이커머스 시장 승부수를 띄우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롯데쇼핑은 300억원을 투자해 재무적투자자(FI)들과 함께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FI가 보유한 지분 콜옵션을 포함하더라도 전체 투자규모는 1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몸값으로는 5조원이 거론되고 있다. 몸값이 높다고 좋은 무조건 사업성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시장에서는 미래 가능성을 포함해 중고나라보다 그 가치가 50배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법인으로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12%를 차지해 3위에 올라있다. 네이버가 17% 점유율로 1위를 위치하고 있으며 쿠팡이 13%로 그 뒤를 쫓고 있다.

현재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주요 주자들은 신세계, 롯데, SKT, MBK파트너스 등이다. 전통 오프라인 유통 업체 두 곳과 11번가를 운영중인 SKT, 그리고 사모펀드 한 곳이 참여했다.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이 상당한 만큼 누구 품에 안기든 시장 판도가 단 번에 뒤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출처=교보증권 리포트 ‘쿠팡 상장, 네이버 커머스 재평가 기회’.)


예를 들어 롯데그룹 7개 유통 계열사의 공동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온(ON)은 지난해 점유율 5%를 차지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단순 계산 상 시장 점유율이 17%로 뛰어 네이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에 따라 매각 예비입찰이 지난 16일 마감된 후에도 업계에서는 눈치싸움이 치열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몸값이 과다하게 측정돼 본입찰에서는 예비입찰과는 상이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쟁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끝까지 레이스를 완주할 생각 없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은 흥행했지만 막상 본입찰 뚜껑을 열고보면 김 빠지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드러난 발언들을 종합해보면 우선 롯데와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는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지난 23일 롯데 빅마켓 영등포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예비입찰 마감 후 롯데쇼핑이 처음 공식적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롯데쇼핑 내부적으로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진지하게 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쇼핑 내부 관계자는 “단순히 검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한 의지가 뚜렷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신세계도 마찬가지로 공개적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는 24일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롯데는 신세계가, 신세계는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경우의 수를 가장 두려워한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5조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인수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반대로 경쟁업체가 품에 안을 경우 이커머스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다른 플레이어들이 단독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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