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IET 폴란드 분리막 공장 건설현장.(사진=SK이노베이션.)
▲ SKIET 폴란드 분리막 공장 건설현장.(사진=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사업 투자 및 재무구조 개선 등 현금 마련에 분주한 SK이노베이션이 분리막 제조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규모는 약 1조원으로 SKIET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자 곧바로 일부 지분 구주매출을 단행했다.

31일 SK이노베이션은 1조11억원에 달하는 SKIET 보유 주식 1283만4000주 매각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금액은 공모희망가액(7만8000원~10만500원) 중 최저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됐으며 추후 공모가액 확정 시 처분금액은 재공시될 예정이다. SKIET는 전날인 30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SKIET 상장 심사는 보통 약 2개월이 걸리는 것에 비해 한 달가량 지연됐다. 지난 2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에서 패하면서다. SK이노베이션의 패소가 SKIET 사업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ITC 최종 결정 거부권 행사 여부를 두고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다.

SKIET가 제조하는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 안정성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로 여겨진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분리막 시장도 자연스레 매출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오는 2025년까지 매년 40% 성장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SKIET는 지난 29일 1조1300억원을 투입해 폴란드 내 분리막 제1∙2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SKIET 구주매출은 상장 준비때부터 예견돼 왔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후발주자로 선두업체들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최근 몇 년간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동시에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2016년만 하더라도 총차입금 규모는 6조6000억원 수준이었으나 5년 만인 2020년 말 13조6000억원으로 두 배 가량 늘어났다. 같은 기간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차감한 순차입금은 9000억원에서 8조7000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부채비율도 78%에서 149%로 뛰었다. 

지난 1월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앞으로 많은 자금 소요가 예상되는 만큼 순차입금이 10조원 이내에서 유지되도록 재무건전성 유지에 만전을 기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현재 검토 중인 비핵심자산 매각이나 SKIET 기업공개 등을 통해 최대한 CAPEX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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