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자리를 확고히 하겠습니다.”

'쇼핑왕' 네이버가 점유율 굳히기에 들어간다. 신세계·이마트와 협력해 '장보기'에 당일·익일배송을 도입하고 상품 정기구독을 선보이는 한편, 렌탈·명품 등으로 쇼핑 영역을 확장한다. 외부기업들과의 협업도 꾸준히 늘린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네이버 유료회원제 가입자를 올해 말 누적 600만명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31일 주주서한을 통해 이 같은 계획을 공유했다. 이날 밝힌 네이버의 커머스 전략은 크게 5가지다. ①판매자 솔루션 강화 ②다양한 구매 방식 지원 ③멤버십을 통한 파트너십 생태계 확대 ④데이터 기반 온디맨드 풀필먼트 구축 ⑤글로벌 진출 등이다.

한 대표는 주주들에게 “네이버는 지난해 거래액 28조원을 달성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 지위를 확고히 했고 앞으로도 이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국내에서 검증된 성공공식을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에 적용해 국내를 능가하는 규모의 글로벌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네이버)
▲ 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네이버)
잘 되는 쇼핑 키우려는 네이버의 전략

네이버에 따르면 2021년 3월 기준 스마트스토어는 42만개를 넘어섰다. 연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거래되는 대금은 17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2월 출시한 브랜드스토어는 패션, 생필품, 가전기기 등 290여개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이에 한 대표는 “올해는 거래액 25조원 이상이 목표다. 5년 후에는 100만 사업자가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하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상품 영역은 다양화할 예정이다. 온라인 전환이 시작단계인 상품 정기구독을 비롯해 생필품·명품·렌털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 전체적인 시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성장세인 네이버의 라이브커머스 ‘쇼핑라이브’에도 힘을 준다. 한 대표는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새로운 쇼핑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며 “네이버가 가진 커머스, 트래픽, UGC, 콘텐츠 자산과 라이브 기술을 한데 모아 만든 결정체로 매일매일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는 각오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온라인에서 장사를 하는 데 필요한 전 과정을 도와주는 ‘머천트솔루션’을 개발해 판매자들에게 유료 구독형태로 제공, 새로운 수익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특히 네이버는 신세계·이마트,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약점으로 꼽혀왔던 물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신세계·이마트의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한 대표는 “신세계·이마트의 7300개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해 네이버 장보기에서 당일·익일배송을 도입하거나 멤버십을 활용한 무료배송 혜택을 주는 방안, 스마트스토어 신선식품 배송에 활용하는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CJ대한통운 등 파트너들과의 장점을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체계를 함께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스토어를 중심으로 (최적화된 물류 서비스를) 연계하고 정식 솔루션으로 제공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네이버는 이 같은 외부기업들과의 협력으로 유료회원제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생태계를 키워 이용자 충성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그리고 있다. 이 멤버십은 월 4900원을 내면 결제금액의 최대 5%까지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음원·웹툰·VOD 이용권 등의 혜택을 추가로 주는 상품이다. 이미 CJ ENM의 티빙과는 콘텐츠 제휴를 완료했고, 지난 2월 MOU를 체결한 대한항공과는 마일리지 혜택 연계를 논의 중이다. 한 대표는 “멤버십 자체 혜택은 물론 외부 혜택을 더하고 다른 회사 멤버십과 연동할 수 있는 열린 구조로 이용자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일본에서의 도전을 시작점으로 숙원사업인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경영을 통합한 완료한 라인과 야후재팬과 협력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라인의 선물하기, 공동구매 등에 연동하고 야후 검색, 쇼핑, 페이 등과 연결해 검색에서 쇼핑, 결제로 이어지는 시너지를 선보인다.

한 대표는 “일본 소매 시장은 우리나라보다 3배 이상 크지만 아직 온라인 침투율은 한국의 3분의 1 수준으로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짚으며 “야후쇼핑은 이미 32조원 규모 커머스 거래를 기록하고 있어 스마트스토어가 빠르게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네이버가 아시아를 아우르는 꿈을 꿀 수 있게 된 바탕에는 상생이라는 철학이 있다”며 “성장이 거듭돼도 판매자가 성공하고 이용자 편익이 극대화돼야 한다는 근간의 철학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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