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하우시스 매장 사진.(사진=LG하우시스)
▲ LG하우시스 매장 사진.(사진=LG하우시스)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분가' 후 설립한 LX홀딩스의 사업영역은 건자재와 반도체 부품, 상사 등이다. 이중 건자재 부문을 영위하고 있는 LG하우시스가 LX홀딩스로 편입 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LG하우시스는 건자재 부문의 실적은 개선된 반면 자동차 소재 사업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 적자 사업인 차량용 소재 부문의 실적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정부의 정책 기조가 주택공급 확대로 변하고 있고, 코로나19로 실내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이다.

車 소재 처리에 쏠리는 시선

LG하우시스가 지난달 공개한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하우시스는 지난해 매출 3조380억원, 영업이익 709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4.8%(1488억원)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1%(22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3%를 기록했다.

LG하우시스는 2016년까지 5%를 넘는 영업이익률을 냈지만, 2017년부터 수익성이 크게 둔화됐다. 전방산업이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LG하우시스의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 LG하우시스 실적 추이.(자료=금융감독원)
▲ LG하우시스 실적 추이.(자료=금융감독원)

지난해 중국 법인(LG hausys Tianjin 등)과 슬로바키아 소재 차 부품사(c2i sro)에서 각각 437억원, 373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손상차손은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낮아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해 비용으로 처리했다는 의미다. LG하우시스는 손상차손 등 일회성비용을 반영하면서 영업외비용이 2052억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면서 당기순손실은 794억원을 기록했다.

LG하우시스의 핵심은 건축자재다. LG하우시스는 2009년 LG화학의 산업재 부문을 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전체 매출 중 71%(2조1673억원)가 건자재에서 나온다. 28%(8584억원)는 자동차 소재 사업이다. 지난해 자동차 소재 사업에서 45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사실상 건자재 사업에 자동차 소재 사업이 의존하는 구조다. 최근 LG하우시스는 자동차 소재 사업과 산업용 필름 사업을 현대제철의 계열사 현대비앤지스틸에 매각하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그럼에도 건자재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건자재 부문의 영업이익은 11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907억원)보다 영업이익은 21.2%(245억원) 증가했다.

'격변기' 대안은...성장동력 찾아라

업계에 따르면 LG하우시스는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LG하우시스는 국내 건설업이 각종 규제로 부진에 빠지면서 차량용 내장재를 성장동력으로 정했다. 미국과 중국에 내장재 공장을 지었고, c2i sro를 인수했다. c2i sro는 BMW와 포르쉐 등에 내장재를 납품하는 업체다. LG하우시스는 M&A를 통해 차량용 내장재의 기술력과 납품처를 확대하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차량용 내장재의 매출 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다.

차량용 소재(산업용 필름) 매출은 2016년 9228억원을 기록하면서 고점을 찍은 후 하향세다. 지난해 매출은 8584억원을 기록했다.

▲ LG하우시스 차량용 소재 및 고기능 소재 실적.(자료=금융감독원)
▲ LG하우시스 차량용 소재 및 고기능 소재 실적.(자료=금융감독원)

LG하우시스는 차량용 내장재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건자재 사업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단열재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약 1100억원을 투자해 4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토탈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B2C(Business to Customer)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스타필드 등에도 매장을 열었다.


▲ LG하우시스 현금흐름 추이(자료=금융감독원)
▲ LG하우시스 현금흐름 추이(자료=금융감독원)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2023억원으로 집계됐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경우는 차입금을 빌리지 않고 상환했다는 의미다. LG하우시스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184.9%를 기록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638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영업 현금흐름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이 얼마인지 나타내는 항목이다. 영업으로 창출되는 현금이 커진 건 LG하우시스의 영업능력이 그만큼 우수하다는 의미다.

캐시카우 '역할'...LX홀딩스 배당 핵심 계열사

LG하우시스는 올해 주당 30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30억원으로 최대주주인 ㈜LG(지분 30.0%)에는 9억원이 배당됐다. LG하우시스는 2017년까지 주당 1500원을 배당했고, 최대주주에 54억원의 배당금이 들어갔다.

▲ LG하우시스 배당금 추이.(자료=금융감독원)
▲ LG하우시스 배당금 추이.(자료=금융감독원)

LG하우시스는 LX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이번 계열분리로 LX그룹에는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상사 △LG MMA가 편입됐다. 이들 회사는 지난해 연간 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LG상사가 1598억원, 실리콘웍스가 94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LG하우시스와 LG MMA의 영업이익은 각각 709억원, 775억원이다.

실리콘웍스를 제외하면 여타 계열사들이 모두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LX그룹이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안정적인 성장을 할려면 성숙기를 맞은 계열사들이 '고군분투'해야 한다.

하지만 제조업계는 최근 격변기를 맞고 있고, 여타 기업들은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전기차(2차전지 포함)와 수소, 친환경 산업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반면 전통산업은 어려움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LX그룹이 성장하려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재계 관계자는 "대그룹들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래 산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산업 격변기를 제떄 준비하지 않은 기업들은 빠르게 노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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