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2년②]한국 5G, 미워도 선도국가…미·중·유럽 현황은?

발행일 2021-04-02 14:10:53
5G 2주년을 맞아 한국이 일궈낸 성과와 과제에 대해 점검해본다.

한국은 오는 3일 5G 이동통신 상용화 2년째를 맞이한다. 2019년 4월 국내 첫 5G 가입자 탄생 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2021년 2월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약 1336만명이다. 지난해 1월 집계된 495만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비록 기대에 못 미친 5G 속도나 고가의 요금 체계에 대한 이용자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해외 주요국 5G 보급 현황에 미뤄볼 때 한국은 여전히 '5G 선진국'으로 분류된다.
2021년 4월 3일 대한민국은 5G 상용화 2주년을 맞이한다 (사진=Pixabay)


출발점은 같았지만…미국 5G, 올해 개화


미국은 한국에 단 두 시간 차이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내어준 나라다. 당시 한국과 경쟁하며 5G 조기 도입에 열을 올렸지만 이후 2년의 성과는 썩 좋지 않은 편이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미국 5G 모바일 서비스 가입자 수는 약 1580만명으로 추산된다. 미국 인구(약 3억3200만명) 대비 보급률 면에선 초라한 수치다.

전세계 기술 패권을 쥔 미국이 5G 보급에서 '물먹은' 이유는 잘못된 주파수 선택 때문이다. 미국은 5G 첫 상용화 당시 버라이즌과 AT&T 등 주요 이동통신사에 24~28기가헤르츠(GHz) 초고대역 주파수를 할당했다. 5G는 고주파 대역일수록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국내 이통사들이 5G 도입 초기 가열차게 홍보했던 'LTE보다 20배 빠른 5G'도 28GHz 전후 대역에서나 실현 가능한 이론상의 속도다.
2018년 11월~2019년 5월 사이 진행된 미국 5G 주파수 경매 결과 (자료=FCC)

문제는 초고주파 대역이 갖는 낮은 회절성(전파가 사물에 부딪혔을 때 휘어져 멀리 확산될 수 있는 성질)이다. 고주파 대역에서 안정적인 통신 품질을 유지하려면 기지국을 상대적으로 더 촘촘히 설치해야 하는데, 이는 망 구축 비용의 증가 및 서비스 지역 확대가 늦어지는 문제로 이어진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 전체회의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28GHz 대역 5G 구축 비용은 3.5GHz 대역보다 최대 8배 이상 필요할 정도로 격차가 크다.

이 때문에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28GHz 주파수의 활용처는 주로 기업용으로 모색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2020년 국정감사 당시 "28GHz는 대국민 서비스용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로 B2B(기업간거래) 분야에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세계 소비자용 5G 주파수는 'Sub-6(서브식스)'라 부르는 6GHz 이하 대역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의 주력 5G 주파수 대역도 3.5GHz다.

미국은 2020년 하반기 뒤늦게 서브식스 대역 5G 주파수 경매에 나섰다. 이승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5G 투자 개화'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내 5G 투자는 3.5GHz, 3.7GHz 주파수 할당이 완료되는 올해부터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도 2021년 미국 5G 가입자 수가 전년 대비 161% 증가해 4130만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24년까지 총 2억2230만명의 미국인이 5G 이동통신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식 물량전, 5G에도 통했나

중국은 전세계 인구 1위(약 14억4000만명) 국가답게 5G 가입자 수, 기지국 수 등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보인다. 중국 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은 2021년 1월 기준 5G 가입자 1억7000만명을 확보했으며 2위 사업자 차이나유니콤이 확보한 9710만명만 더해도 중국에는 최소 2억6000만명 이상의 5G 가입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1월에만 약 400만명의 신규 5G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의 5G 상용화 시기는 한·미보다 약 7개월 늦은 2019년 11월이다. 그러나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 및 주파수 할당 정책을 기반으로 5G 보급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중국 정부는 5G 상용화 초기 할당한 2.6GHz, 4.9GHz 대역에 이어 2020년 하반기 700메가헤르츠(MHz) 대역을 제4이동통신사인 차이나 브로드캐스팅 네트워크(CBN)에 추가로 할당했다. 저주파에 속하는 700MHz 대역은 회절성이 높은 만큼 중국 내 5G 서비스 지역 확대 속도를 더욱 끌어 올릴 전망이다.

CBN은 지난 3월 에릭슨과 함께 700MHz 주파수에서 약 600Mbps의 5G 다운로드 속도를 구현했다. 이는 과기정통부가 최근 발표한 국내 이동통신 3사의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 690Mbps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수도 베이징과 선전 등 주요 경제 도시를 중심으로 5G 망 구축이 완료됐으며, 상하이 등 주요 도시로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는 총 80만개 이상의 5G 기지국이 설치돼 있으며 이는 전세계 5G 기지국 수의 70%를 차지한다. 이미 전국망이 구축된 한국에는 2020년 12월 기준 약 16만6000대의 5G 기지국이 설치돼 있다.
5G 기지국 (사진=Pixabay)

유럽 5G, 아직 갈 길 멀다


유럽의 5G 도입은 북미, 아시아태평양 지역보다 크게 더딘 편이다. 2020년까지 영국을 포함한 24개 유럽 국가에 5G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 상태이며 상당수 유럽 국가에서 2020년 2분기 이후에야 본격적인 5G 상용화가 이뤄졌다. 한국과 비교하면 도입이 1년 이상 늦은 셈이다.

유럽 지역의 5G 활성화가 더딘 이유도 주파수와 관계가 있다. 다만, 유럽은 미국과 달리 할당 시기를 놓친 것이 문제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온라인 콘텐츠 트래픽이 증가했고, 이로 인한 기존 망 안정성 유지가 우선시되면서 유럽 국가 내 5G 주파수 할당 시기가 늦춰졌다.

50인의 유럽 산업계 지도자로 구성된 유럽 라운드테이블(ERT)은 2020년 9월 성명을 내고 "유럽의 5G망 구축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느린 편"이라며 "현시점에서 한국, 미국, 중국과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 늦진 않았지만 간극 해소를 위한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에서 그나마 5G 도입에 적극적인 나라는 독일이다. 한·미보다 3개월 늦은 2019년 7월 5G 상용 서비스를 개시했다. 독일 내 1위 이통사인 도이체텔레콤은 2020년 7월 독일 인구(약 8000만명) 절반에게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망을 구축했다고 발표했으며 2.1GHz 대역은 인구밀도가 낮은 도시에서, 3.6GHz 대역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타 유럽 국가들 역시 주력 5G 주파수로 서브식스 대역을 활용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중국처럼 700MHz 대역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2019~2026년 전세계 5G 모바일 서비스 가입자 수 전망 (단위=백만, 자료=스태티스타)

비록 5G 보급 측면에서 미국과 유럽이 한국, 중국에 비해 한발 늦은 부분이 있으나, 주파수 문제 해결 및 코로나19 종식이 가까워짐에 따라 이들 국가에서도 올해가 5G 확산 원년이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세계 5G 가입자는 2026년까지 총 34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동북아와 북미, 서유럽 지역이 5G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됐다.

5G 가입자 숫자뿐 아니라 5G 기반 사물인터넷(IoT) 기기 수도 2021년 6억대에서 2025년 30억개로 5배 증가할 전망이다. 5G 도입 국가가 늘어나며 5G 기술 및 장비 시장의 급격한 성장도 예상된다. 5G 현황조사 기관 '유럽5G옵저버리티'는 현재 5G 장비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 퀄컴, 에릭슨, LG전자, 화웨이, 노키아, 시스코 등 12곳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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