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은 전세계 일상에 비대면(일명 '언택트')이란 키워드를 널리 확산시켰다. 이에 지금도 많은 기업이 비대면 특화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중 SK텔레콤의 각오는 남다르다. SKT는 2020년 12월 조직 개편에서 비대면 사업 개발에 특화된 '언택트 CP(캠프)'를 신설하고 MNO(이동통신) 분야 마케팅 전문가 김지형 CP장을 선임했다. 김 CP장이 이끄는 언택트 CP의 핵심 목표는 SKT의 온라인 공식몰 T다이렉트샵을 '비대면 온라인 유통' 혁신의 주춧돌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비대면 혁신'을 말할 수 있을까? 조금 더 집요하게 물어봤다.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차이는 무엇이냐'고. 여기서 이전 온라인 채널과 비대면 혁신이 가미된 온라인 채널의 차이가 드러났다. 현재 T다이렉트샵에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주문 완료까지 걸리는 약 10분이다. 스마트폰과 요금제를 정하고 주문하는 경우 1분이면 끝날 만큼 주문 과정이 단순하다. 여기에 '바로도착'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빠르면 40분 이내에도 휴대폰을 배송받을 수 있다.
만약 거동이 불편하거나 휴대폰 교체 과정에 익숙하지 않는 소비자가 있다면? 매장 직원이 직접 방문해 방역 수칙을 지키며 개통과 이전을 돕기도 한다. 이처럼 온라인의 강점인 서비스 이용 시간 간소화와 동시에 오프라인보다 불편할 수 있는 요소를 최소화하는 것이 SKT가 지향하는 비대면 혁신 서비스 전략의 지향점이다.
비대면 채널의 소비 촉진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올해 1월 SKT가 최초로 출시한 '언택트 요금제'가 한 예다. 가족결합이나 약정 요금제 이용이 필요 없는 사용자들은 온라인 전용 요금제인 언택트 요금제를 통해 무약정으로 약 30% 저렴한 가격에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김 CP장은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 이용자 특성에 맞춘 혜택들을 차차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T다이렉트샵을 단순히 휴대폰 유통 채널로 두지 않고 SKT가 준비 중인 여러 개인화 서비스를 보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이다. 판매원을 직접 만나지 않아도 AI가 사용자에게 적합한 스마트폰과 요금제 등을 함께 추천해주고 통신 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혜택이 포함된 생활 구독형 서비스(교육, 가전 등)를 T다이렉트샵에서 함께 제공하는 방안도 있다.
일각에선 비대면 온라인몰의 강화가 오프라인 매장의 위축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관한 의견을 묻자 김 CP장은 "자주 듣는 질문이면서도, 중요한 이야기"라고 답했다. 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기본적으로 경쟁 관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CP장은 "온라인 사업을 담당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경험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다"며 "이제 기업에 중요한 건 강한 온라인과 강한 오프라인을 모두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고객들이 온·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합리적 소비 패턴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세계 온라인 커머스의 강자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국내 온·오프라인 커머스 영역에서 각자 활약했던 네이버와 신세계가 최근 손을 잡은 이유에도 이 같은 배경이 있다.
김 CP장은 온·오프라인의 꾸준한 연계 방안을 모색하는 것과 더불어 지금은 온라인 파워가 더 강해져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그는 "SKT는 어떤 기업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오프라인 유통망을 갖고 있다"며 "언택트 CP의 일은 오프라인 못지않은 강력한 온라인 유통망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는 국민 누구나 T다이렉트샵을 알 수 있도록 인지도를 높이는 일에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