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영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Radish) 인수를 추진한다. 지난 1월 네이버가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Wattpad)를 인수하자 후발주자인 래디쉬 인수를 통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지적재산(IP)을 확보하기 위한 두 회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를 통해 래디쉬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수금액은 약 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4000억원에 인수 논의…‘래디쉬’ 뭐기에
래디쉬 운영사인 래디쉬미디어는 한국인인 이승윤 대표가 2016년 2월 미국에서 창업한 웹소설 플랫폼 기업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인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7월 소프트뱅크벤처스 등과 공동으로 래디쉬에 총 760억원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래디쉬는 짧은 호흡과 빠른 전개, 모바일 특화형 웹소설을 지향하는 플랫폼이다. 주 타깃은 영미권 시장이다. 일정시간을 기다리면 무료로 볼 수 있지만 소액결제를 하면 ‘미리보기’가 가능한 부분유료화를 적용했다. 특히 웹소설 연재 주기를 단축하기 위해 할리우드식 공동창작 방식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작가별로 분업을 체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자체제작 콘텐츠인 ‘래디쉬 오리지널’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실리콘밸리의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의 데이터 기반 제작방식과 퍼포먼스 마케팅을 접목시켜, 독자 반응에 따라 연재 방향을 빠르게 바꿔 나가고 있다.
매출은 상승세다. 2020년 매출은 220억원으로 전년대비 10배 상승했다. 전체 매출의 90%가 자체제작 IP에서 나오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0만명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래디쉬는 도서 앱 매출 3위에서 5위 사이를 오르내린다. 이용자 규모는 왓패드가 크지만, 매출은 더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는 이 같은 잠재력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