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뷰]'스카이 하이'로 본 '인간의 이기심'

발행일 2021-04-07 17:36:01
‘콘텐츠뷰’는 게임, 드라마, 영화 등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를 감상·체험하고 주관적인 시각으로 풀어보는 기획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원치 않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이 있다. 욕심이라는 감정은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과하면 모자란 것보다 못한 결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본능과 이성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스카이 하이'(SKY HIGH)는 이런 고민의 지점을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욕심은 사람을 병들게 한다

친구 삼촌이 운영하는 정비소에서 일하던 '앙헬'(미구엘 에란 분)은 우연한 계기로 절도 범죄에 가담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쟁취하기 위해 싸움을 벌였던 인연을 계기로 절도 행각에 빠져든 앙헬은 날로 커지는 범죄 수익에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단순 가담에 불과했던 앙헬은 주도적으로 범죄를 공모하고, 더 큰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성공을 위해 암흑가 보스의 사위가 되기로 한 앙헬(왼쪽). (사진=스카이 하이 영상 갈무리)

그는 많은 돈을 얻기 위해 더 큰 범죄를 기획하고, 이를 위해 자신을 범죄의 길로 인도한 '폴리'를 배신한다. 폴리가 연결해 준 변호사 '메르스데스'를 하수인처럼 하대하는가 하면 여자친구 '에스트레야'의 사랑마저 짓밟은 채 더 큰 성공을 염원한다. 

앙헬의 이기심은 주변 인물들을 더 큰 수렁에 빠뜨리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앙헬을 범죄의 길로 끌어들인 '폴리'는 여자친구를 뺏긴 것도 모자라 그에게 배신당해 옥살이를 하게 된다. 변호사 '메르스데스'의 경우 앙헬을 변호하다 암흑가 보스의 타깃이 돼 스페인을 떠나며, 사랑에 배신당한 '에스트레야'는 마지막까지 앙헬과의 행복한 시간을 바라지만 괴한에게 피습을 당한다. 암흑가 보스의 딸 '솔레'는 앙헬과 결혼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인물이 '에스트레야'임을 깨닫고 좌절한다. 

함께 범죄를 공모했던 폴리에게 홀로서기를 공표하는 앙헬. (사진=스카이 하이 영상 갈무리)

주변 인물들이 처참하게 망가진 만큼 앙헬도 허무한 최후를 맞는다. 날이 갈수록 쌓이는 돈, 아내·애인과의 사랑, 암흑가 보스의 권력 등 모든 것을 얻었던 앙헬은 자신의 행복이 영원하길 바랐지만 끝없는 욕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지금까지 쌓았던 모든 것을 잃는다. 4년의 시간 동안 앙헬에게 남은 것은 돈도 사랑도 아닌 처음 몰았던 자동차 한 대 뿐이었다. 앙헬은 '에스트레야'가 일했던 미용실을 들이받으며 마지막으로 남은 차량마저 파괴하기에 이른다.

충동과 욕심이 빚어낸 파멸

스카이 하이는 앙헬이 범죄를 거듭하며 변해가는 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개연성 없는 연출과 공감가지 않는 서사들이 뒤엉켜 몰입도를 흐트린다. 이는 앙헬이라는 인물이 돈과 사랑에 있어 충동적이라는 설정을 한층 부각시키는 요소로 활용된다. 

앙헬이 부와 사랑을 위해 이용한 '솔레'(왼쪽)와 '에스트레야'. (사진=스카이 하이 영상 갈무리)

앙헬의 충동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차량 충돌이다. 보석상에 침입했을 때 자동차로 유리문을 들이받는 장면을 통해 앙헬이 본격적으로 범죄의 세계에 빠져들 것임을 암시한다. 보석을 훔쳐 달아났던 앙헬은 차량 절도도 모자라 암흑가 보스의 일을 도맡아 처리하며 범죄에 중독된 모습까지 보인다. 에스트레야가 일하던 미용실을 들이받는 엔딩신 역시 맹목적인 사랑에 빠졌던 앙헬의 이기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스카이 하이는 앙헬의 시선으로 바라본 욕심의 본질을 드러내기 위해 전형적인 케이퍼(범죄 오락 장르) 무비와는 다른 문법을 활용한다. 대부분의 케이퍼 무비가 각 인물간 갈등과 심리 묘사를 부각시켰다면 스카이 하이의 경우 철저하게 앙헬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저마다 범죄에 가담하게 된 사연이 맞물리며 개연성이 이어지는 케이퍼 무비와 다르게 어떤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채 허무한 결말을 남긴다.

어쩌면 '욕심과 죄의 본질은 이기심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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