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캐나다-트랜젯 EU 불승인,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먹구름?

발행일 2021-04-15 17:12:39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이미지(사진=각사 홈페이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항공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캐나다 1위 항공사 에어캐나다(Air Canada)가 캐나다 3위 항공사 에어트랜젯(Air Transat)을 인수하지 못하게 되면서다. EU의 기업결합 불승인 때문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역시 EU 등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이른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캐나다의 인수합병(M&A) 불발 소식이 뒤늦게 항공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국내 한 항공사 관계자는 "EU가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는 이유를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사항과 꼭 부합하는 면이 굉장히 많다"며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이 가장 난관이라고 생각했는데, EU를 넘기도 어렵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경제전문 통신사 <블룸버그>는 에어캐나다가 EU의 기업결합 심사 단계를 넘지 못해 에어트랜젯 인수 작업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에어캐나다는 지난 2019년 6월 캐나다 3위 항공사인 에어트랜젯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캐나다 연방 교통부는 팬데믹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 에어트랜젯이 에어캐나다에 흡수합병 되는 방안을 브랜드 유지와 직원 승계를 조건으로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항공사 경쟁이 심각하게 저해될 수 있고 캐나다-EU 항공노선 운임이 오를 수 있다는 이유로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기업결합 승인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 특히 EC는 팬데믹 상황이라고 해서 기업결합 조건을 완화하지는 않을 것이며 양사 기업결합을 승인할 경우 팬데믹이 끝난 이후 여행자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EU의 경쟁당국 한 위원은 "항공시장은 여행자들이 미래 대서양을 다시 활발하게 오가는 시점에 경쟁적이고 역동적인 시장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에어캐나다의 에어트랜젯 인수 불발 이슈가 국내 항공업계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사례와 닮은 형태의 M&A이기 때문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완전자본잠식 위험까지 갔다가 구제됐다. HDC현대산업개발로 2조원이 넘는 가격에 매각작업이 진행됐다가 거래가 중단됐다. 이후 거의 헐값에 대한항공으로의 매각이 산업은행에 의해 결정됐다.

양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가 통합할 경우 한국·EU 노선, 한국·미국 노선 상당 부분이 독점 상태에 놓이게 된다. 에어캐나다 역시 에어트랜젯을 인수할 경우 캐나다·유럽 운항률 94%를 차지하고 토론토발 열대 휴양지 운항률 54%를 가져가게 된다. 특정 노선 독점 우려가 비슷한 셈이다.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늦어지고 있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한 경제분석' 연구용역을 서강대학교 산학합력단에 발주해 놓았다. 빠르면 6월쯤 용역 결과가 나오지만 용역결과가 나온 이후라도 다양한 노선에 대한 경쟁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심사 시간이 필요하다. 올해말쯤에나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가 결론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공정위 심사가 나오기도 전 비슷한 사례의 항공사 합병이 승인나지 않으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항공업계 같은 관계자는 "항공운임 상승과 경쟁 저해 우려는 대부분 심사위원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한국에서 승인을 내주어도 EU나 미국에서 승인이 나지 않을 것까지 고려하지는 않지만 심리적으로 영향이 없지는 않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에어캐나다-트랜젯의 경우 유럽-캐나다 간 중복노선이 30여개에 달하는데 EU 경쟁당국에서는 경쟁제한성이 높다고 봤고 양사의 시정방안이 부족했다고 판단해 추가 시정을 요구한 것"이라며 "반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중복 직항노선이 소수(4개)에 불과하고 대서양 노선과 달리 아시아·중동·유럽 내 대체 가능한 다양한 경유노선이 존재하므로 경쟁제한성 우려가 낮으며 따라서 통합 이후에도 다른 항공사들이 충분히 진입할 수 있고 운임인상 등의 우려도 낮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무산될 경우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이미 재무상황이 극심히 악화되어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크며 한국-유럽 노선에서 아시아나항공이 항공산업에서 퇴출될 경우, 한국-유럽간 노선 축소가 불가피하고 이는 결국 유럽 내 소비자들에게도 선택의 폭이 줄어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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