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는 지난 2월 11개의 벤처캐피털(VC) 및 액셀러레이터(AC), 스타트업 단체들을 대상으로 2021년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을만한 스타트업은 어느 곳인지에 대해 물었다. 각 단체들은 총 108개(중복 기업 포함)의 스타트업을 꼽았고 <블로터>는 유망 스타트업들이 속한 각 업종을 심층분석한 기사를 게재했다. 이후 108개 기업 중 일부 스타트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각 CEO가 그리고 있는 새로운 일상과 기업의 비전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 최형록 발란 대표.(사진=발란)
▲ 최형록 발란 대표.(사진=발란)
명품 구매 장소는 백화점이 대표적이다. 백화점의 명품 브랜드 매장에 입장하기에 앞서 줄을 서는 것은 흔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여파로 오프라인 활동이 줄었다. 명품 쇼핑객들은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지만 해외 구매대행을 주로 이용하다보니 진품 여부에 대한 의심이 생겨났다. 코로나19로 국내·외 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물건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반품이나 교환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온라인 명품 쇼핑객들에게 믿을 수 있고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명품 온라인 구매 플랫폼 '발란'이다. 지난 16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발란 사무실에서 최형록 대표를 만나 발란이 가져온 명품 쇼핑객 일상의 변화에 대해 들었다.

"온라인으로 명품을 찾아 구매까지 하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저희는 명품 쇼핑의 검색·구매·배송 플랫폼을 갖춰 고객의 시간을 아껴드립니다."

최 대표는 명품 구매를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장점을 발란의 특징으로 꼽았다. 그는 명품 판매와 구매를 뜻하는 럭셔리 커머스 시장에서 제대로 된 온라인 플랫폼이 없다고 판단하고 발란을 설립했다. 발란은 '브랜드-1차 벤더-데이터 플랫폼-소비자'로 이어지는 명품 구매 프로세스를 정립했다. 기존 1차 벤더, 2차 벤더, 소매상 등을 거쳐야 했던 복잡한 프로세스를 단축했다.  

▲ 발란의 명품 공급망 구조도.(그래픽=발란)
▲ 발란의 명품 공급망 구조도.(그래픽=발란)

해외의 명품 제조사는 부티크라 불리는 대규모 도매상에 물건을 공급한다. 발란은 부티크로부터 물건을 직접 공급받는다. 도매에서 소매로, 또 쇼핑몰로 이어지는 기존의 공급 과정을 줄였다. 또 발란은 △재고연동 △발주·입고 △반품·교환 △고객관리 등이 가능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다. 최종 소비자들은 발란의 모바일 앱 및 PC 홈페이지를 통해 명품을 구매할 수 있다. 명품의 유통 구조에서 최상위 공급자와 직접 거래함으로써 검증된 제품만 유통해 고객들이 믿고 쇼핑할 수 있게 했다. 때문에 최 대표는 해외 상품도 구매 후 3일 안에 배송을 해준다고 자신했다.

발란은 국내 상품도 취급한다. 국내 상품은 서울시의 경우 오전 주문 후 당일배송이 가능하다. 이는 네이버와의 협업의 결과다. 네이버는 쇼핑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CJ대한통운과 지분을 맞교환하며 협력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발란은 명품 구매 시스템을 네이버의 물류 시스템에 더했다. 네이버·CJ대한통운의 물류 시스템 인프라를 이용해 당일배송이 가능하게 했다. 

발란은 단순히 명품을 판매하는 쇼핑몰 앱에서 벗어나 콘텐츠도 제공한다. 마케팅 전문가와 함께 기획전과 라이브 커머스를 한다. 라이브 커머스는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서다. 라이브 커머스는 각종 판매자가 스마트폰만 켜놓고 생방송을 진행하며 물건을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고객들이 사용한 명품 리뷰는 소비자에게 참고용 콘텐츠가 된다. 리뷰를 작성한 고객에게는 발란에서 현금처럼 사용가능한 포인트가 지급된다. 

이러한 콘텐츠는 고객의 시간 일부를 발란이 가져오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최 대표는 "명품 소비자는 쇼핑할 때 온라인 콘텐츠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발란은 라이브 커머스와 다양한 리뷰 등 콘텐츠를 통해 고객의 시간 일부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와 부티크 등 공급자는 발란으로부터 다양한 데이터를 얻는다. 구매한 연령대, 시즌별 잘 팔리는 상품 카테고리 등 마케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데이터다. 발란이 온라인 판매 분석 플랫폼을 갖췄기에 가능한 것이다. 최 대표가 발란을 단순한 쇼핑 플랫폼이 아닌 IT 기업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발란의 직원 중에 IT 개발자들도 다수 포진해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다양한 명품 브랜드들도 오프라인에서 벗어나 온라인 플랫폼에 투자하고 있다. 온라인 명품 쇼핑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발란은 명품 브랜드들에게 온라인을 통해 아시아로 판로를 넓혀주는 역할도 한다. 미국과 유럽 등 기존의 대형 시장외에 아시아도 명품 시장의 주요 구매자로 떠올랐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의 럭셔리 시장조사 리포트에 따르면 전세계 명품 시장 규모는 약 380조원이다. 이중 절반인 190조원이 아시아 시장에서 나온 매출이다.

발란은 명품 브랜드를 주로 취급하는만큼 구매력을 갖춘 3040 세대가 주요 타깃이다. 때문에 3040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패턴을 분석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다. 발란의 전체 구매자 중 모바일을 이용한 비중이 94%, 모바일 이용자 중 76%가 아이폰 사용자란 점도 흥미롭다.

1년 이상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7년 중순 서비스가 시작된 발란은 2018과 2019년에 걸쳐 다양한 투자사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으며 지난해에는 네이버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12월에는 월 매출 100억원도 달성했고 배우 봉태규와 변요한을 앞세운 TV 광고도 선보였다.

최 대표는 재구매율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 등급제와 로열티 프로그램을 상반기 중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가령 VIP에게는 무제한으로 교환 및 반품 등의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명품 브랜드와 발란의 협업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예를 들면 발란에서만 볼 수 있는 A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중고 카테고리도 도입할 방침이다. 명품은 일반 상품보다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중고 시장에서의 거래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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