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여성도 군대 가야”…국민청원서 불붙은 ‘여성징병제’

발행일 2021-04-19 18:55:12
(픽사베이 제공)

“여성도 징병시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사흘 만에 6만명 이상의 사전동의를 얻었다. 출산율 하락과 남녀평등 등이 주장의 근거다.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사전 동의 100명 이상의 청원 글은 내부 검토 절차를 거쳐 게시판에 ‘진행 중 청원’으로 공개하는 규정에 따라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하지만 19일 오후 6시 39분 기준 6만여명의 동의를 얻었을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여성도 듬직한 전우가 될 수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청원인은 우선 출산율 하락에 따른 병력 보충을 위해 여성 징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게시글에서 청원인은 “나날이 줄어드는 출산율과 함께 우리 군은 병력 보충에 큰 차질을 겪고 있다”며 “남성의 징집률이 9할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그 대책으로 여성 또한 징집 대상에 포함해 효율적인 병 구성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미 장교나 부사관으로 여군을 모집하는 시점에서 여성의 신체가 군 복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는 핑계”라고 밝혔다.

또한 여성 징병이 성 평등과도 연결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청원자는 “예전 군대와 달리 현대적이고 선진적인 병영 문화가 자리 잡은 것을 여성들도 인지하고 있다”며 “많은 커뮤니티를 지켜본 결과 과반수의 여성도 여성 징병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썼다.

이어 “성 평등을 추구하고 여성의 능력이 결코 남성에 비해 떨어지지 않음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병역 의무를 남성에게만 지게 하는 것은 매우 후진적이고 여성 비하적인 발상”이라고 적었다.

끝으로 “여자는 보호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듬직한 전우가 될 수 있다”며 “따라서 정부는 여성 징병제 도입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군 가산점 폐지 이후 여성 징병 ‘뜨거운 감자’로

(대한민국 육군 홈페이지 갈무리)

‘여성도 군대 가야한다’는 주장이 본격화된 것은 군 가산점 위헌 결정 이후로 추정된다. 1999년 헌법재판소는 군 가산점제에 대해 위헌 결정을 만장일치로 내린 바 있다. 당시 헌재는 군 가산점제가 여성, 장애인, 미필자에 대해 헌법상 평등권과 공무담임권, 직업 선택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밝혔다. 이후 현역 군필자에게 최대 5%까지 가산점을 부여했던 군 가산점제도는 2001년 전면 폐지됐다. 

군 가산점 폐지 이후 남성들 사이에서는 “남녀평등권 실현을 위해 여성 징병제를 실시하자”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 ‘보상도 없이 남자만 군대 가는 역차별’을 시정해 달라는 요구는 최근 들어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성 징병은 헌재 결정의 장벽에 부딪혀 계속 진전되지 않고 표류했다. 시간이 흘렀지만 최근까지 여성의 입대를 바라보는 시선은 회의적인 편이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는 “군 가산점제는 여성, 장애인 등이 공직에 입직할 기회를 광범위하게 배제하고 국제인권기준에도 위배된다”며 “병역의무 이행자 간에도 형평성을 유지하지 못해 적절하지 못하다”면서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세계 최저 출산율…“남성만으로 병력 유지 불가”

(픽사베이 제공)

하지만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군 병력 감소는 자연스레 여성 징병 논의를 수면 위로 끄집어냈다. 실제로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며 이대로는 군 병력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발간한 2021년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1명으로 198개국 중 198위에 머물렀다. 우리 정부의 공식 통계 자료와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상비병력 규모를 50만명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지금 같은 출생아 감소 추세가 계속되면 오히려 미달될 수 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5815명으로 이전 년도보다 10.65% 감소했다. 남성만으로 필요 병력을 유지할 수 없는 만큼 여성 징병제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정치권도 ‘남녀평등복무제' 제기

(대한민국 육군 홈페이지 갈무리)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군 가산점 부활과 여성 징병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5일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군 가산점 재도입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위헌이라면 개헌해서라도 전역 장병이 최소한의 보상은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징병제를 폐지하고 기초군사훈련을 통해 남녀 모두 예비군으로 양성하자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현행 병역제도를 ‘모병제’로 전환해 지원 자원을 중심으로 군대를 유지하되 온 국민이 남녀불문 40~100일 정도의 기초군사훈련을 의무적으로 받는 혼합병역제도인 ‘남녀평등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의무병제를 유지하되 의무복무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청년 세대의 경력 단절 충격을 줄이고 여성의 군 복무를 통해 병역 대상은 넓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 목소리도 커…해외는 여성 징병 추세

(픽사베이 제공)

하지만 여성 징병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으로 분류되는 북한을 상대로 단순한 병력 증대가 큰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의견이다. 여성 징병을 위해 병영시설 개선 등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보다 군 현대화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다. 

특히 법적인 문제도 남아 있다. 헌법재판소는 남자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여자는 지원 복무만 가능하도록 규정한 병역법 제3조 제1항에 대해 2010년부터 2011년, 2014년 모두 합헌 결정한 바 있다. 

당시 헌재는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여성도 생리적 특성이나 임신과 출산 등으로 훈련과 전투 관련 업무에 장애가 있을 수 있다”며 “최적의 전투력 확보를 위해 남성만을 병역의무자로 정한 것이 자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편 해외의 경우 여성도 군 복무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노르웨이는 2016년 7월 여성 징병제를 도입했는데 당시 사회주의 정당 소속 여성 당원들이 결의안 통과를 주도했다. 네덜란드도 2018년 여성 징병제를 도입했고 17세 이상의 여성은 징병 대상이 된다. 시행 이유는 ‘양성평등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또한 스웨덴은 2010년에 폐지한 징병제를 2018년 1월 부활시키면서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스웨덴 정부는 “현대의 징집제도는 성별 중립적이어야 하므로 남성과 여성 양쪽 모두 포함돼야 한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댓글

(13)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최신순 과거순 공감순
  • 붉은혜성
    붉은혜성 2021-04-20 22:12:53
    무슨 모계에 밥과 국에 가산점에 ㅋㅋ...
    현대사회 남녀 사회활동하다보니 능력되고 여유되는 남자든 여자든 밥차리고 먹고 청소는 누구나 할수 있으니 역활분담하고 하는거지....군도 다같이 다녀오면 가산점 다같이 안주면 공평한거지...누군다녀오고 누군안다녀 오면 당근 줘야 하는거고 그게 싫으면 본인도 다녀오면 되고....양성평등이라하면서 평등하게 나눠줘야할것을 뺐어서 억지로 여성이니 얻으려는 경향이 있음.요즘은 덜한게 예전에 여잔 애낳잖아 코스인데.이젠 안나오는듯.애를 안낳으니.그걸 떠나 국가안보를 남자병역만으론 병력유지안됨...
  • bbc
    bbc 2021-04-20 21:03:41
    당연히,이제는 여자도 군에 가야한다.평상시 사회생활등등에서는 남녀평등외치고 군에가는것에 대해서는 여자이니까.말이나 되는소린가요? 여자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요? 이제는 여자도 병역의의무를 함께 해야됩니다.!!!!!
  • 모폴로지
    모폴로지 2021-04-20 15:57:09
    현대화고 나발이고 우리와 붙어있는 적국은 북한 중국이고 이를 위해서 최소한의 육군 병력이 필요한데 조만간 남성만으론 모자르다가 핵심이다.
    해결 방법이 복무기간을 늘리는 것과 여성도 복무시키는 것인데 뭐가 옳은지는 불보듯 뻔하다.
    참고로 모병제 해봐야 병력 수요를 채우는것은 매우 어렵고 용병 투입 시킬꺼면 차라리 그 돈으로 병영 현대화 하고 비전투 요원으로 여군 늘리는게 맞음.
  • 이민우
    이민우 2021-04-20 14:15:54
    한집에 두명이 남자면 한명은 군복무를 반으로 줄여주면 좋을텐데
  • 베네핏
    베네핏 2021-04-20 13:42:15
    그렇게 원하고 세상의 흐름대로라면 모계사회로 가는겁니다. 여권은 지금보다 더 격상되고
    ,육아전담에 평생 밥과국을 남편에게 바치는 관행관습 싹 다 없어져서 여성으로 다행이다 싶습니다.
    출산으로 경력단절찬밥신세 없어지고 말이죠. 유교주의사상에 제사문화로 아들에게 재산을 더 물려주는 혜택도 보았으면서 또 강산이 바뀌나 이시대 Z세대들은 생각이 전환되고 있는 모양이네요.
    작금의 시대에 나라가 올바르면 국민도 올바르게 따르면 되는것을 나라가 지금 어떻다고 보시는지...
  • moon****
    moon**** 2021-04-20 13:24:06
    재원 문제는 여가부 없애고 그 재원을 여성 군대 자원으로 쓰면됨.
    간단한 일이죠 여가부는 쓸데없는 논란만 일으키는 세금 먹는 하마입니다.
    여성들 또한 이상한 여가부의 행태를 잘 압니다.
  • 삼도리
    삼도리 2021-04-20 11:32:52
    군 가산점은 있어야함, 대신 성별을 불문하고 가산점 받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쉽게 군에 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함. 생물학적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과 성평등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함. 무거운거 남자들이 들어주는거랑 비슷한 것임. 군대하고 제발 애 낳는거하고 구분하셈.
    남자들, 아래 리플보면 자꾸 애낳는거 가지고 엮어서 뭐라고 하는데, 요즘은 애 낳고도 여자들도 맞벌이 하며 생업 전선 뛰고 애도 봐야함(+애는 엄마가 봐야지라고 사회가 강요). 육아대디들한테 물어보면 회사갈래, 애볼래 하면 회사가 차라리 편하다고 함.
  • 모야모야
    모야모야 2021-04-20 09:31:14
    ㅎㅎ 여성이여 애 낳기를 포기 했으면 군대는 가라
  • 파워렌져
    파워렌져 2021-04-20 09:15:41
    간단하게 이스라엘이 가장 비교하기 쉬운 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의무되고 있는 그들은 여성성을 가진 남자일까요?
  • 해이리
    해이리 2021-04-20 08:44:05
    이 문제에 대해서 여성들이 답해야한다.
    남자들만 나서서 징병제 모병제 제외라고 떠들게 아니라 여성들이 나서서
    우리도 징병을 해달라고 해야한다 애 낳는다고 군면제 시켜주면 결혼 안하고
    독신인 사람과 불임인 사람은 군대 와야겠죠? 그리고 남자들은 여자가 애낳을때
    생업전선에서 놀고 먹는거 아님.. 그냥 남녀 공히 군대 20개월 의무병제 하는게
    좋을듯
  • 오군
    오군 2021-04-20 08:33:52
    양성 평등을 위해서 여성징병제를 하든 남녀 모병제를 하든 해야한다.
    다만 여성징병제를 현재 남성의 징병제와 동일하게 하는 것은 불합리 하다고 본다.
    여성도 전투병과 의료, 행정 등 각각의 병과를 정확하게 분류하고 대략 6개월 정도의 짧은 병역 의무와
    예비군 편성으로 징병 복무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이 아닌 군과 관련된 교육훈련을 이수하고
    그 이후는 예비군 자원으로 만약이 있을 국가 재난 상황에 대비해야한다고 본다.
    위 방법은 예를 든 것이지만 위와 같이 지금과 같은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본다.
  • feng72
    feng72 2021-04-19 23:54:25
    음...이 주장은 편견을 버리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성평등, 여권신장, 모병제, 북한과의 휴전상태(위기관리측면에서도), 해외사례 등을 고려해서
    여성들의 군대경험이 필요한 측면도 있습니다. 군대의 현대화 측면에서도 말이죠.
    예를들면 남녀모두 군대 의무를 1년정도 법으로 정하고, 그 이후 직업군인으로서 모병제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대신 직업군인에게 혜택을 주는거죠. 대학 학비 지원, 출산지원, 세제지원 등등 나라를 지키는 것에 Benefit을 해줘서 10년간 의무복무하고 그 이후는 선택할 수 있게..
  • Kivan_Song
    Kivan_Song 2021-04-19 21:10:55
    여성징병은 여성을 괴롭힐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여권신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군복무마저 여성이 감당하면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가 지금보다 훨씬 더 향상될 것은 자명하다.
뉴스레터
최신 IT 소식을 가장 빠르게 받아보세요.
(광고성 정보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