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퓨얼셀이 연료전지 주기기 114대를 공급한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사진=두산퓨얼셀)
▲ 두산퓨얼셀이 연료전지 주기기 114대를 공급한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사진=두산퓨얼셀)

경영난으로 슬림해진 두산그룹이 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T)를 신설했다. 두산그룹은 과거 소비재 기업에서 '중후장대' 기업으로 변모했다. 두산중공업발 경영난으로 두산타워와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또 한번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번에는 사용 후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수소를 중심으로 배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두산그룹은 20일 사업형 지주사인 ㈜두산에 '수소 TFT'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과 두산퓨얼셀 등 계열회사의 전문인력을 한데 모아 수소 사업 전반에 걸친 전략 수립에 나선다.

TFT는 글로벌 수소 시장을 분석하고 국가·정책별 시장기회를 파악해 그룹에 축적된 수소사업 역량을 결집한다. ㈜두산이 TFT를 마련한 건 수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다.

㈜두산은 2010년 초반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해외 M&A를 적극 검토했고, 룩셈부르크 서킷포일(솔루스첨단소재)와 클리어엣지파워(현 두산퓨얼셀)를 인수했다. 500억원 안팎에 회사를 인수해 육성했다. 수소 기반 연료전지 업체인 클리어엣지파워는 현재 두산그룹의 수소 사업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서킷포일은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면서 7000억원에 매각돼 그룹 경영난 때 도움이 됐다.

두산그룹은 이번 수소 TFT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수소 생산과 유통(저장 및 운반), 활용(발전 시설 및 모빌리티 에너지원)까지 밸류체인 전반에 진출할 계획이다.

TFT는 미국의 수소 시장을 들여다 보고 있다. 최근 SK그룹은 미국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 지분을 인수했고, 한화그룹은 고압 탱크업체 시마론을 인수했다. 미국은 1960년대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에 충격을 받아 우주 진출에 나섰다. 그 결과 아폴로 11호가 1969년 달에 최초로 착륙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기술을 개발했고, 이는 수소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쓰이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그룹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수소 관련 전략적 파트너를 찾거나 M&A를 통해 단기간에 역량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구체적인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두산그룹의 수소 관련 계열사는 3곳이다. 두산중공업은 지자체와 협업해 수소 액화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수소 액화플랜트에서 생산한 수소를 수요처에 공급할 계획이다. 풍력 및 수력 발전 등을 통해 생산한 재생 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해 친환경성을 높인다.

▲ 두산퓨얼셀 연료전지(사진=두산퓨얼셀)
▲ 두산퓨얼셀 연료전지(사진=두산퓨얼셀)

두산퓨얼셀은 수소 연료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는 한국퓨얼셀(포스코 계열사)과 블룸SK퓨얼셀(SK그룹 계열사)에서 생산하고 있고, 현대오일뱅크도 수소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했다.

두산퓨얼셀은 3년 연속 1조원을 수주했다. 매해 친환경 에너지의 수요가 늘면서 수소 연료전지의 사업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퓨얼셀은 현재 인산형연료전지(PAFC)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최근 영국 세레스파워(Ceres Power)와 손잡고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업들은 영업에 필요한 전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을 추진 중인데,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로 인해 수소 연료전지의 사업성도 밝다. 

▲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드론.(사진=두산그룹)
▲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드론.(사진=두산그룹)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이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수소 연료전지를 바탕으로 경쟁사와 비교해 드론의 비행시간이 압도적으로 길다. 비행시간이 길어 산업분야의 활용도가 높다.

두산중공업을 제외한 계열 회사들은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3조4514억원, 영업손실 4730억원을 기록했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매출 4618억원, 영업이익은 260억원을 기록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솔루스 등 핵심 계열회사를 매각해 그룹 외형이 크게 축소됐다. 하지만 수소와 물류 등 미래 사업을 기반으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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