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호텔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호텔롯데가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매출이 반 토막 나고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서며 회사 경영이 어려워진 데 따른 결정으로 분석된다. 향후 추가적인 자산매각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호텔롯데는 22일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 토지와 건물 소유권 지분, 일부 토지지분(단지 연결도로), 건물관련 동산지분(콘서트홀 인테리어‧집기)을 그룹 계열사인 롯데물산에 5541억9700만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으로 호텔롯데는 기존 보유하고 있던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 내 부동산을 모두 팔았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이번 자산 매각 이후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 내 호텔롯데 소유 부동산은 없다”고 말했다.

대신 호텔롯데는 임차 형식으로 기존 부동산을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임차일자는 오는 6월 11일로 예정됐으며 임차기간은 2031년 6월 15일까지 10년이다. 보증금은 1500억원, 연간 임차료는 386억6600만원이다.

▲ 호텔롯데 실적 추이.(자료=금융감독원)
▲ 호텔롯데 실적 추이.(자료=금융감독원)

이번 부동산 매각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실적부진이 원인이 됐다. 호텔롯데는 느닷없이 발생한 코로나19 탓에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었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객 유입이 차단되고 국내 여행객들의 움직임도 급격히 얼어붙은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8000억원으로 전년 7조4000억원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확 줄어들었고, 영업손익은 5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년도 3200억원 이익을 냈던 점을 감안하면 드라마틱한 변화다.

갑작스런 대규모 손실은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은 9조2000억원으로 전년 8조원과 비교해 1조2000억원이나 늘었다. 현금성자산을 차감한 순차입금 역시 7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175.7%로 치솟았다.

▲ 호텔롯데 주요 재무지표 추이.(출처=호텔롯데 감사보고서.)
▲ 호텔롯데 주요 재무지표 추이.(출처=호텔롯데 감사보고서.)

빚이 늘다보니 이자비용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호텔롯데는 이자비용으로 2400억원을 지출했다. 다만 이자수익은 360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좀체 줄어들지 않아 피해가 지속되는 가운데 호텔롯데가 향후 추가적인 자산 매각에 자설지도 관심이다. 202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1조원이 넘는 투자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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