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 스마트폰 'LG 벨벳'.(사진=LG전자 홈페이지)
▲ LG전자 스마트폰 'LG 벨벳'.(사진=LG전자 홈페이지)
"LG폰 공시지원금이 올랐어도 고가요금제 유지 조건은 여전합니다. 게다가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은 줄어드니 대리점이나 판매점 입장에서는 LG폰 판매에 공을 들일 동기도 약해요"  

한 휴대폰 대리점주의 푸념이다. LG전자가 이달 5일 휴대폰 사업 종료를 선언하면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와 일선 대리점 및 판매점까지 LG 스마트폰 재고 처분이 한창이지만 판매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이통사들은 LG 스마트폰에 대한 공시지원금 규모를 확대했다. 공시지원금은 휴대폰을 구매할 때 소비자에게 지급되는 돈이다. 공시지원금의 재원은 이통사와 제조사가 나눠 부담한다.

이통사와 제조사가 공시지원금을 늘렸지만 판매에 속도가 붙지 않는 첫 번째 이유로는 고가요금제 유지 조건이 꼽힌다. 예를 들면 LG 스마트폰 'LG 벨벳'(이하 벨벳)은 9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60만원의 공시지원금이 지급된다. 단 9만원대 요금제를 6개월 이상 유지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한 휴대폰 대리점주는 "60만원의 공시지원금이 지급되지만 고가요금제 유지 조건이 부과되다보니 고객은 비슷한 조건의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눈이 갈 수밖에 없다"며 "이통사들이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를 유지하기 위해 고가요금제 조건을 LG폰에도 붙이다 보니 고객은 선뜻 LG폰을 선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시지원금과 리베이트의 규모가 반비례하는 것도 LG폰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리베이트는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휴대폰을 판매할때마다 이통사로부터 받는 돈이다. 일반적으로 이통사들은 공시지원금의 규모를 늘리면 리베이트는 줄인다. 해당 스마트폰 구매자 전체에게 제공하는 공시지원금을 늘리다보니 그만큼 유통망에게 지급하는 리베이트를 축소해 비용 규모를 줄이자는 취지다. LG폰의 경우 LG전자가 휴대폰 사업 종료를 선언하며 고객들이 구매를 꺼릴 수밖에 없는데 유통망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리베이트 규모가 줄다보니 LG폰 판매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판매자 입장에서 LG 벨벳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S21'을 놓고 보면 남는 이익이 비슷하다. 갤럭시 S21이 벨벳에 비해 공시지원금 규모는 작지만 찾는 소비자가 많아 더 잘 팔리고 리베이트 규모는 더 크기 때문이다. 한 휴대폰 판매점주는 "LG폰은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최대 15%)을 지급해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말까 하지만 비슷한 조건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추가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찾는 소비자가 많다보니 판매자 입장에서는 LG폰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통 3사의 유통망을 통한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LG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스마트폰을 공급하며 재고 떨이에 나서고 있다. KT엠모바일과 LG헬로비전 등 주요 알뜰폰 사업자들은 벨벳을 요금제와 관계없이 0원에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지만 사후서비스(AS)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기간은 기존보다 1년씩 늘린 프리미엄 모델 3년, 일부 보급형 모델 2년까지로 확대했다. 국내 시장에서 휴대폰 AS는 제품의 최종 제조일로부터 4년간 지원하며, 간편결제 서비스인 LG페이도 사업 종료 후 3년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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