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1분기 실적발표 기관투자자 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 8인치 웨이퍼 기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부터 시작된 수급 문제가 산업계 전반으로 퍼짐에 따라 아날로그 반도체에서 수익 극대화가 가능할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에선 이미지센서를 중심으로 연내 제품을 출시해 삼성전자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8일 공시를 통해 2021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8조4942억원, 영업이익 1조3244억원, 순이익 99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 SK하이닉스가 8인치 웨이퍼 기반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 강조했다. 사진은 이석희(왼쪽) SK하이닉스 사장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가 8인치 웨이퍼 기반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 강조했다. 사진은 이석희(왼쪽) SK하이닉스 사장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사진=SK하이닉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66%, 순이익은 53%씩 뛰었다. 이에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11%에서 16%로 5%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대비 매출은 7%, 영업이익은 37% 늘었고 순이익은 44% 하락했으나 이는 계절적 요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보통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이지만, PC와 모바일에 적용되는 메모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다”며 “ 주요 제품의 수율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원가 경쟁력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부문별로는 D램이 모바일과 PC, 그래픽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며 전기 대비 제품 출하량이 4% 증가했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에 들어가는 고용량 제품에 많이 팔리면서 같은 기간 출하량이 21%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D램에서 12GB(기가바이트) 기반 고용량 MCP(여러 종류의 칩을 묶어 단일 제품으로 만든 반도체)를 공급할 것이라 밝혔다. 주력제품인 10나노급 3세대(1z) 제품 생산을 늘릴 계획이며 극자외선(EUV) 장비를 활용해 연내 4세대(1a) 제품 양산도 시작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는 128단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이고, 연내 176단 제품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SK하이닉스는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선 파운드리 투자 계획이 제시됐다. 계열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청주에서 중국으로 옮긴 공장이 그 거점이 된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12인치 웨이퍼 기반 파운드리나 선단공정 파운드리 계획은 없다고 SK하이닉스 측은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시스템IC가 국내에서 가동하던 파운드리를 중국으로 이전하며 가격 경쟁력을 가지려 하고 있다”며 “제품 포트폴리오는 기존 디스플레이 구동 칩셋(DDI), 이미지센서(CIS)에서 고수익제품인 전력반도체(PMIC) 등 다양한 제품 전개를 계획 중”이라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청주 M8 공장은 약 10만~11만 장의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2018년 SK하이닉스는 시스템IC의 청주 설비를 중국 우시로 이전하는 것을 준비해왔다. 당초 2021년 말까지 장비를 완전 이전하려 했지만 현재 그 속도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

컨퍼런스콜에선 지난해 3월 318억원을 들여 지분 50%를 인수한 ‘키파운드리’도 언급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매그나칩반도체의 파운드리 사업부를 인수하는데 SK하이닉스가 LP(유한책임투자자)로 참여했다”라며 “다양한 형태로 8인치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추가 파운드리 사업 확장에 대한 옵션을 고민 중”이라 밝혔다.

전기전자 업계엔 SK하이닉스가 올해 이미지센서를 개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가로×세로 픽셀 크기가 0.7㎛인 6400만 화소 제품을 개발해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제품이 양산될 경우 세계 최초로 0.7㎛ 픽셀 이미지센서를 양산 중인 삼성전자와 경쟁하게 된다.

▲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이날 SK하이닉스는 이제 막 도입을 시작한 EUV 장비의 확대 사용 계획과 키옥시아 투자 지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EUV에 대해선 “연내 EUV를 활용한 4세대 ‘1a’ 제품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첫 제품인 만큼 한 레이어에만 적용할 예정”이라며 “이후 ‘1b’, ‘1c’ 등에서 늘려갈 계획이며 ASML과의 계약을 통해 향후 수년 동안 EUV 장비의 안정적인 도입 가능하도록 했다고 EUV 전담팀도 구성해 가동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 설명했다.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 따른 자금 마련을 위해 키욱시아 투자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원래 키옥시아의 기업공개(IPO) 이후 베인캐피털을 통해 뵤유한 LP 지분은 매각할 계획”이었다며 “현재까지 베인캐피탈이나 키옥시아 경영진으로부터 들은 내용은 하반기 IPO를 추진힌다는 것”이라 말했다.

회사 측은 “LP 투자 지분은 저희가 엑싯 시점을 자의로 선택할 순 없고, 베인캐피탈이 GP로서 투자자 이익을 대변해 의사결정한다”라며 “키옥시아와 SK하이닉스는 경쟁사라 여전히 저희가 지분을 간접 보유했다 하더라도 키옥시아의 의사결정, 특히 IPO에 관여할 수 있는 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현재 우호적인 채권시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고 당사 캐시플로우 등 현금으로 조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반기 IPO나 상황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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