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레거시]남겨진 자들의 싸움...‘이재용‧이부진‧이서현’ 상속 지분율 ‘비공개’

발행일 2021-04-28 13:50:32
이건희 삼성 회장.(사진=삼성전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 상속세 납부 방안이 정해졌지만 이는 단순히 세금 납부계획일 뿐, 앞으로 삼성의 지배구조가 어떻게 바뀔지는 여전히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 이번 상속의 가장 핵심인 누가 얼마의 지분을 가져가느냐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이부진·이서현 씨 등 4인의 상속자들이 어떻게 지분을 나눠 갖느냐에 따라 삼성 지배구조는 완전히 새롭게 짜일 수도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4인의 상속 지분율

삼성전자가 28일 발표한 고 이 회장 유산 상속세 납부방안에 따르면 홍라희 여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4명의 상속자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상속세를 나눠 낼 계획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정확한 액수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상속세는 총 12조원이 넘는다. 홍 여사 등 4인의 유족들은 올해 4월부터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향후 5년간 6차례에 걸쳐 나눠 낼 예정이다. 그동안 관심을 모았던 고 이 회장 소유 미술품들은 국립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분 승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유산 상속세 납부, 의료공헌, 미술품 기부 등 재산 처리 계획을 아주 상세히 공개했지만, 가장 중요한 지분 승계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지분 승계 방안 역시 오랜 기간 검토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럼에도 지분율 승계 계획을 비공개로 한 것에 과연 어떤 의도가 숨어있는지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어차피 밝혀질 것인데...왜 밝히지 않았나

구체적인 지분 상속 계획이 공개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미리부터 나왔다. 상속인들은 최근 금융당국에 삼성생명 대주주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구체적인 개별 지분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속 지분율은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 상속 내역은 공시사항이라 상속세 납부 신고 시한인 오는 30일 이후에는 공개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계에서는 어차피 공개될 상속 지분율을 삼성이 직접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들이 나온다. 상속인들이 원치 않았을 수도 있고, 또 삼성이 이 이슈에 대응하기 원치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가족간 협의가 잘 안되고 있다는 해석도 없지 않다. 결국 지분율 상속은 지배구조 이슈와 떼놓을 수 없어 직접 발표하는데 부담을 느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직접 상속인 4인의 지분율 상속 계획을 밝힐 경우 이에 대한 의미를 짚어야 하는데, 굳이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은

우선 상속인들이 상속받는 주식의 시가는 대략 24조원으로 추산된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SDS 9701주(0.01%) 등이다. 주식의 양이 거대하다보니 이 지분이 누구에게로 향하느냐에 따라 지배구조가 완전히 새로 재편될 수 있다.

삼성 지배구조.(출처=메리츠 증권.)


고 이 회장이 작성한 유서가 없을 경우 법정 상속비율은 홍 여사가 9분의 3을 차지하고, 나머지 9분의 6은 이 부회장 등 3남매가 나눠 갖는다.

다만 이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예상된다. 홍 여사가 삼성 지배구조 핵심 인물로 부상하는 것이 문제다. 법정 상속비율로 진행될 경우 홍 여사는 삼성생명 지분율 7.7%, 삼성전자 1.4%, 삼성물산 1.1%를 차지할 것으로 계산된다. 특히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이 대폭 확대되는데, 개인 주주 중에서는 최대주주에 오르는 셈이다. 또 이미 삼성전자 지분을 0.91% 보유하고 있어 이 부회장보다 지분이 0.21%포인트 많은 상황이다. 여기에 추가로 지분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결국 이 부회장 등 3남매가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이 과제인데, 문제를 온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뒤로 미루는 셈이 된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상속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법정 상속비율로 진행되거나 예상치 못한 계획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이 부회장의 상속비중이 예상보다 높지 않을 경우 삼성은 계열분리 이슈를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호텔신라를 경영하는 이부진 사장이 얼마큼 지분을 물려받느냐는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호텔신라의 최대주주는 지분 7.3%를 가진 삼성생명이고, 삼성전자가 5.1% 지분을 소유해 2대주주에 올라 있다. 과연 이 사장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을 크게 확대하는 식으로 상속이 이뤄질 지가 관건이다. 이 경우 향후 인적분할 등을 통한 계열분리 시 이 사장이 지배력을 확대하는데 유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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