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가 시작된 지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왜 이렇게 조용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저는 스튜디오 얼라이언스라는 방향성 때문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김민규 라인게임즈 대표는 29일 열린 '라인게임즈 플레이 게임(LPG) 2021' 현장에서 이 같이 말했다. 라인게임즈는 단순히 게임을 유통하는 '퍼블리셔'가 아니라 개발사와 초기부터 빌드업을 진행하는 '스튜디오 얼라이언스'(연합체)임을 강조한 것. 라인게임즈가 선보일 신작 5종도 이 스튜디오 얼라이언스라는 방향성 아래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게임즈의 미래 먹거리로 분류되는 신작 5종과 방향성은 어떤 것일까. 

스튜디오 얼라이언스의 방향성

이날 라인게임즈는 신작 외에도 새로운 사실들을 대거 공개했다. 특히 김민규 대표가 기조연설에 밝힌 '스튜디오 얼라이언스'는 업계에서도 생소한 개념으로 통한다.  

▲ 김민규 라인게임즈 대표가 스튜디오 얼라이언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PG 2021 영상 갈무리)
▲ 김민규 라인게임즈 대표가 스튜디오 얼라이언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PG 2021 영상 갈무리)
라인게임즈가 설명하는 스튜디오 얼라이언스는 일종의 연합체다. 쉽게 말해 게임 개발 단계부터 개발사와 협업하는 것을 의미한다. 퍼블리셔의 경우 계약 내용에 따라 게임 서비스 및 운영에만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스튜디오 얼라이언스는 개발 분야까지 협업 범위를 확대하는 셈이다. 

여기서 들여다 볼 부분은 독창성이다. 스튜디오 얼라이언스라는 방향성 아래 개발사와의 협업을 강화하면서 라인게임즈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김민규 대표는 "스튜디오 얼라이언스라는 방향성 아래 각 개발사와 함께 게임을 만들며 두 가지 키워드에 집중했다"며 "플래그십처럼 매우 크고 확실한 게임을 만들거나 작더라도 명확하고 엣지있게 제작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핵심 플랫폼 '플로어' 준비 중

LPG 2021 현장에서 강조한 또 하나의 비밀병기는 '플로어'(FLOOR)다. 라인게임즈는 이날 핵앤슬래시 액션 게임 '언디셈버'와 3인칭 슈팅(TPS) 게임 '퀀텀 나이츠'를 소개하면서 내년 스팀과 자체 플랫폼 플로어를 통해 출시될 것임을 예고했다. 

두 게임은 '내년 출시'와 'PC 플랫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언디셈버의 경우 PC와 모바일에서 제약없이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플로어가 멀티플랫폼을 지원하는 라인게임즈만의 신규 서비스임을 유추할 수 있다. 앞서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8월 특허청에 '플로어' 상표권을 출원하는 등 실제 서비스를 위한 준비 단계에 착수했다.

▲ 라인게임즈가 지난해 8월 출원한 플로어 상표권 디자인 도안. (사진=특허정보넷 키프리스 페이지 갈무리)
▲ 라인게임즈가 지난해 8월 출원한 플로어 상표권 디자인 도안. (사진=특허정보넷 키프리스 페이지 갈무리)
김미은 라인게임즈 사업실장은 "플로어는 현재 기본 기능만 가진 베타 단계"라면서도 "오늘 선보였던 게임들이 멀티플랫폼과 크로스 플레이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후 라인게임즈 통합 회원으로 하나의 계정에 접속하면 모든 플랫폼에서 플레이가 가능한 서비스를 지원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종합해 보면 플로어의 경우 모바일 게임을 PC 접속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앱플레이어'나 엔씨의 크로스플레이 서비스인 '퍼플' 같은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게임빌·컴투스의 통합 계정인 '하이브'처럼 하나의 계정으로 해당 서비스사 게임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시스템도 유추해볼 수 있다. 

텐센트, 그리고 중국 자본

이 날 보인 새로운 화두는 '텐센트'였다. 앞서 라인게임즈는 지난 3월 31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499억원을 확보했다. 텐센트의 자회사인 '프록시마 베타'가 우선주 3만5866주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 대유, 조광ILI 등으로부터 받은 투자액까지 더하면 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중국 자본 투입이 국내 게임업체를 잠식하기 위한 준비 단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텐센트는 글로벌 유명 게임사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후 관련 지분을 늘려 완전 인수하는 형태로 몸집을 키워온 '게임 공룡'이다. 

▲ 텐센트 사옥 전경. (사진=텐센트 홈페이지 갈무리)
▲ 텐센트 사옥 전경. (사진=텐센트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현지 게임 유통 허가권)를 발급하지 않는 상황에서 텐센트, 넷이즈 등 거대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으로 한국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의 우려와는 달리 김민규 대표는 중국 자본과 텐센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LPG 2021 현장에서 김민규 대표는 "(텐센트 등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오늘 발표한 게임과 다른 라인업을 개발하고 서비스 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라며 "텐센트와 일을 해보며 느낀 것은 우리의 열정과 게임을 크게 지지해 준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 라인게임즈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라인게임즈)
▲ 라인게임즈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는 텐센트에 대해 걱정할 것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같이 일해본 경험에서 보자면 (텐센트 등 중국 자본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라인게임즈는 LPG 2021 행사를 통해 '더 밴시', '크리스탈 하츠2: 차원의 나침반', '언디셈버', '프로젝트 하우스홀드', '퀀텀 나이츠' 등 5종의 신작을 공개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