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DB하이텍, DB그룹 제조업 부활 '신호탄’ 될 수 있을까

발행일 2021-05-07 10:46:44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DB하이텍 부천공장. (사진=DB하이텍)

지난 기사 '[넘버스]DB하이텍, 동부그룹 시절 ‘투자 트라우마’ 떨쳐낼까'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이 있습니다. 고백하자면 기사를 발행한 뒤 문뜩 든 생각이었는데요. DB하이텍의 DB그룹 내 위상과 DB그룹 제조업 부문 부활을 이끌 여력이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DB그룹은 2가지 부문으로 나뉩니다. 반도체 등 제조업 부문과 보험 등 금융업 부문이죠. 김준기 전 회장은 1969년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설립하고 DB그룹(옛 동부그룹)을 키웠습니다. DB그룹 시작은 제조업이었던 거죠.

하지만 몇 번의 투자 실패로 모든 걸 내려놓았는데요. 동부전자의 반도체 투자와 동부제철의 전기로 투자가 대표 사례입니다. 결국 DB그룹은 2013년 11월 주요 자산과 계열사를 매각하겠다고 밝힙니다.

DB그룹은 구조조정을 거쳐 DB손해보험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그룹으로 거듭났습니다. 이후 DB그룹엔 '제조업 부활' 과제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습니다. 이를 의식했는지 김남호 DB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DB그룹은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화 핵심이라 할 수 있는 IT와 반도체 사업 역량을 모두 보유했다”며 변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죠.

DB그룹 제조업 부활의 열쇠는 DB하이텍이 쥐고 있습니다. DB하이텍은 'DB그룹 캐시카우'로 불립니다. 2015년부터 6년 연속 1000억원 안팎의 흑자를 냈죠. 지난해 순이익률은 무려 17.7%입니다. 제조업 평균 순이익률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상당하죠.

그룹 캐시카우 계열사라는 말은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계열사’라는 뜻이죠. 그룹 내 DB하이텍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요. 캐시카우를 넘어 제조업 부활을 이끌 역량도 갖추고 있을까요.

DB그룹 계열사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20개, 해외 8개에 달합니다.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공시하는 업체는 6개입니다. 유가증권 상장 업체 4곳(DB inc.·DB하이텍·DB손해보험·DB금융투자)과 기타법인 2곳(DB캐피탈·DB생명보험)이죠.

이들의 수익성을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비교하고 DB그룹 총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했습니다. 참고로 재무제표엔 연결, 별도 두 가지가 있는데요. 쉽게 생각하면 연결은 우리 가족의 가계부고 별도는 나만의 가계부입니다.

먼저 DB그룹 전체 수익성을 따져봤습니다. 기업집단포털에 DB그룹 전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표시되지 않아 직접 계산했습니다. 주요 계열사 6곳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더했는데요. 지난해 말 기준 DB그룹 계열사 6곳의 영업이익 합계는 1조754억원, 당기순이익 합계는 7787억원입니다.

DB하이텍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비중을 집계했습니다. 어느 시점을 비교 대상으로 잡느냐에 따라 "비중 변화가 거의 없었다"고 볼 수도 있고 "비중 변화가 2배에 달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아주 큰 폭으로 비중이 커졌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꾸준히 돈을 벌어온 캐시카우 계열사는 맞지만 그룹 내 비중 변화는 아쉬운 수준입니다. 특히 최근 반도체 시장이 호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죠. 성장세만 놓고 보면 0%에 가까운 비중에서 8%이상으로 성장한 DB금융투자가 눈에 띄죠. 

DB하이텍 비중 확대를 위해선 ‘외형 확장’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러려면 투자가 선행돼야 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DB하이텍 부천 공장과 상우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각각 98.47%, 97.27% 입니다. 더 이상 공급을 늘릴 여력이 없으니 추가 창출되는 수익도 기대할 수 없는 거죠.

다만 DB하이텍은 투자 관련 언급을 조심스러워하는 눈치입니다. DB하이텍은 투자에 필요한 돈이 부족한 건 아니거든요.

DB하이텍은 지금의 위상에 만족할까요. 아니면 과거 DB그룹 제조업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적극적 투자에 나설까요. DB하이텍이 반도체 호황기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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