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분하다고 여겨졌던 다큐멘터리가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 소비 환경이 변하면서 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모두 다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전까지 환경이나 범죄처럼 시사·교양 부문에 국한됐던 다큐멘터리의 주제 또한 스포츠, 음식, SNS, 셀러브리티(유명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졌다. 

다큐멘터리 대중화, 선봉장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에는 넷플릭스의 역할이 컸다. 넷플릭스는 새 장르와 주제를 이야기하는 '화이트 스페이스' 철학 아래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다큐멘터리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SNS 사용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드라마 형식으로 구성한 '소셜 딜레마', 일상적인 소비 패턴에 위협받는 해양 생태계의 현실을 보여준 '씨스피러시' 등이 대표적이다. 씨스피러시는 인스타그램에 약 1300여개 포스팅이 등록될 정도로 '다큐도 대중성을 갖출 수 있다'는 흐름을 입증했다.

▲ 나의 문어 선생님 중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 나의 문어 선생님 중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의 흡입력은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체계적 구성 및 완성도에 기인한다. 특히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수상작인 '나의 문어 선생님'을 포함해 '크립 캠프'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두 작품이 처음으로 후보에 오른 것이다.

▲ 님아: 여섯 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 중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 님아: 여섯 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 중 한 장면.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올해도 다양한 다큐멘터리 장르를 실험하고 있다. 지난달 '님아: 여섯 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를 선보이며 한국만의 휴먼 다큐 감성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국내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최다 관객(약 480만명)을 달성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서 영감을 받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다. 긴 시간을 함께해 온 미국, 스페인, 브라질, 일본, 인도, 한국 등 여섯 나라 노부부의 일상을 통해 국경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사랑과 감동의 순간을 담았다. 

지상파 OTT부터 콜라보레이션까지

다큐멘터리가 다양한 세상의 시선을 담아내면서 지상파, OTT 등 다양한 채널에서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KBS 1TV의 '다큐 인사이트'는 오스카 수상에 맞춰 배우 윤여정의 연기 인생을 동료 11인의 인터뷰로 반추했다. 

tvN의 경우 지난해 젊은 혁신가들을 조명한 '그때 나는 내가 되기로 했다'의 시즌2를 오는 10일 선보일 예정이다. 왓챠는 한국 프로야구 구단인 '한화 이글스'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티빙의 경우 요리 연구가 백종원의 요리 이야기를 담은 '백종원의 사계'를 론칭했다.

▲ 토스 다큐멘터리 '핀테크, 간편함을 넘어' 중 한 장면. (사진=토스 다큐멘터리 영상 갈무리)
▲ 토스 다큐멘터리 '핀테크, 간편함을 넘어' 중 한 장면. (사진=토스 다큐멘터리 영상 갈무리)
최근 다큐멘터리는 기업 및 브랜드 역사, 철학 등을 깊이 있게 전달하는 홍보 채널로도 작용하고 있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회사의 탄생부터 핀테크 유니콘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 미래 금융 서비스 비전을 담은 자체 제작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ㅊ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해당 콘텐츠는 공개 3주만에 유튜브에서 100만뷰를 돌파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상 종가집의 경우 '세계김치연구소'와 공동 기획을 통해 김치의 역사, 문화, 위상을 알리는 다큐멘터리 '김치 유니버스' 제작에 나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를 중심으로 개인의 세밀한 취향에 부합하는 다큐멘터리가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다큐멘터리는 장르적 유연함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며 다양한 집단의 소통 창구 기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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