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TV 보여주는 일을 필요악이라 생각합니다. 만화에 중독되거나 유해 콘텐츠에 노출될까, 혹은 시력이 나빠지진 않을까 걱정되지만 아이와 종일 놀아줄 수 없으니 보여준다는 거죠. U+tv '아이들나라'는 이런 죄책감을 덜어주고 'TV는 나쁘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만들어진 유·아동 TV 플랫폼입니다."

지난 6일 용산 LG유플러스 사옥에서 만난 문현일 아이들나라 사업 담당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TV도 사용하기에 따라 아이에게 재미와 교육 효과를 동시에 줄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 문현일 LG유플러스 아이들나라 사업 담당 (사진=LG유플러스)
▲ 문현일 LG유플러스 아이들나라 사업 담당 (사진=LG유플러스)

아이들나라는 2017년 출시됐다. 유아용 콘텐츠 시장에선 상대적 후발주자라 할 수 있지만 출시 후 키즈(Kids, 어린이) 서비스 부문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U+tv 전체 가입자 중 3분의1이 가입했을 만큼 아이들나라를 계기로 LG유플러스 IPTV 서비스에 가입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비결이 뭘까?

문 담당은 "아이들 생각은 '재미있으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은 뽀로로 같은 만화를 좋아하지만 교육용 콘텐츠도 놀면서 배울 수 있다면 가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아이들나라 사업팀은 이를 위해 16명의 아동 전문가와 244명의 사용자, 66명의 현장 직원들을 투입해 아이들이 실제 좋아하면서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대표적인 콘텐츠가 '책 읽어주는 TV'다.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 출판사들과 협의해 아이용 책을 영상으로 재가공한 뒤 이를 전문 동화구연 선생님들이 읽어주는 콘텐츠로 만들었더니 호응이 좋았다고 한다. 청담어학원과 협업한 영어 유치원 콘텐츠, 만 3~5세 아동 대상 표준 교육 과정인 '누리과정'을 그대로 반영한 '누리교실'도 마찬가지다.

▲ 아이들나라 '책 읽어주는 TV' 서비스 화면 (자료=LG유플러스)
▲ 아이들나라 '책 읽어주는 TV' 서비스 화면 (자료=LG유플러스)

특히 모든 서비스는 콘텐츠를 골라주는 어른이 아닌 아이 눈높이에 최적화된 디자인 언어와 수준별 분류 방식을 접목해 아이의 주도적 참여 비중을 높인 것도 유효했다. 이와 함께 아이 보호를 위한 시력보호 기능, 시청시간 관리 기능, 무광고 기능 등을 더해 TV 시청에 대한 부모들의 주된 걱정 요인을 최소화했다.

교육용 콘텐츠에 공들인 아이들나라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빛을 본 건 작년 초부터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자 자연스레 집에서 교육하는 '홈스쿨링' 수요가 많아졌다. 이 덕분에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아이들나라 콘텐츠 이용 규모는 무려 50% 증가하고 월 활성 사용자 수는 150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자신하는 아이들나라의 강점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기는 플랫폼'이다. 옛말에 TV를 '바보상자'라고 불렀던 것은 사용자가 TV에서 흘러나오는 콘텐츠를 가만히 앉아 지켜봐야 했던 모습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근 아이들나라에서는 별도 상품인 '유삐펜'으로 아이와 TV의 상호작용, 활동성을 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아이들나라 콘텐츠 이용에 사용되는 '유삐펜' 패키지 (자료=LG유플러스)
▲ 아이들나라 콘텐츠 이용에 사용되는 '유삐펜' 패키지 (자료=LG유플러스)

예컨대 아이가 유삐펜과 함께 제공되는 보드판 속 이미지를 유삐펜으로 누르면 해당 콘텐츠가 제공되며 6축 센서가 탑재된 유삐펜으로 아이가 TV 속 인물과 함께 춤추는 'U+생생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또 유삐펜으론 아이들나라 콘텐츠만 보여지므로 아이가 부모의 통제를 벗어난 TV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없도록 막았다.

부모 사용자들을 위해선 각종 육아 관련 콘텐츠를 제공한다. 지난해 LG유플러스와 SBS가 '아이교육'을 주제로 선보인 '엄빠교실' 시리즈는 시즌2까지 누적 시청건수 2600만회를 기록하며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독서 △성·유해 콘텐츠 △운동 △체험 △영어 △훈육 △유치원 △초등학교 등 아이 양육과 관련해 관심도가 높은 8개 키워드를 포함해 사용자들이 직접 투표한 2개 키워드까지 총 10가지 주제에 대한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되는 콘텐츠다. 현재 아이들나라 '부모메뉴'에서 제공되는 VOD 다시보기를 통한 신규 시청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엄빠교실'에서는 아이 육아와 관련된 다양한 고민과 해법을 들어볼 수 있다 (자료=LG유플러스)
▲ '엄빠교실'에서는 아이 육아와 관련된 다양한 고민과 해법을 들어볼 수 있다 (자료=LG유플러스)

문 담당은 "이 밖에 '유플맘살롱'이란 네이버카페를 운영하며 아이들나라용 콘텐츠, 오리거나 색칠할 수 있는 교육용 콘텐츠 등 부모와 아이가 교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다수 제공하고 있다"며 "아이들은 놀면서 배워야 재미있어한다는 점에 착안해 재미있으면서 유익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를 확신한 계기는 최근 청담어학원과 함께 만든 영어교육 콘텐츠 중 고민 끝에 전문 강사 대신 가수 박준형(왓썹맨) 씨를 영어 강사로 섭외한 콘텐츠가 예상 밖 좋은 성과를 거둔 일이다. 문 담당은 "의외로 박 씨를 잘 아는 세대의 부모들은 물론 박 씨 특유의 제스처가 아이들에게도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LG유플러스가 다년간의 서비스를 통해 얻은 핵심 성공 노하우는 '재미'가 최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이들이 반복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포맷, 개별 혹은 부모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능동성을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다. 당연한 듯 해도 이를 모두 갖추기란 쉽지 않다.

문 담당은 "매년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서비스 버전 업데이트 진행이 쉽지만은 않았다"면서도 "이용자들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발굴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일은 동시에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아이들나라 사업팀에선 이를 위해 전담 부서를 만들고 사내 체험단, 외부 커뮤니티 운영 등 다각적인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스마트폰 앱으로도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잘 나가는 서비스인 만큼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했다. 그런데 문 담당의 답변이 의외다. 향후 아이들나라가 어떻게 진화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 그는 "지금껏 해온 것처럼 우리 계획보다 고객 의견을 꾸준히 청취하면서 작년보다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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