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CI.(사진=애플)
▲ 애플 CI.(사진=애플)

미국 IT 기업 애플의 직원 다수가 여성과 인종 혐오가 담긴 저작물을 출판한 직원의 채용을 반대했다. 이들은 혐오적 표현을 표출해 온 직원이 채용될 경우 애플의 조직 문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IT 매체 더버지는 12일(현지시간)에 따르면 다수의 애플 직원은 페이스북 전직 직원인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스의 채용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애플 직원들은 탄원서를 통해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스가 애플에 채용될 수 있게 된 채용 과정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회사가 추구하는 포용적인 가치에 반하는 직원을 (다른 직원들이) 견뎌낼 수 있을지 조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페이스북의 광고 및 타게팅 팀의 관리자로 활동했다. 애플 직원들이 그의 채용을 문제삼은 건 이력이 아니라 출판물 때문이다. 마르티네스는 2018년 '카오스 몽키(혼돈의 원숭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했다. 그는 스타트업 회사와 페이스북, 트위터로 옮긴 경험을 통해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마케팅에 대해 설명했다.

▲ 페이스북 전직 직원 안토니아 가르시아 마르티네스가 출판한 '카오스 몽키'.(사진=아마존)
▲ 페이스북 전직 직원 안토니아 가르시아 마르티네스가 출판한 '카오스 몽키'.(사진=아마존)

애플 직원이 문제삼은 건 책의 주제가 아니라 혐오적 표현이었다. 더버지에 따르면 카오스 몽키에는 여성과 인종에 대한 다수의 혐오적 표현들이 담겨있다.

그는 "(페이스북 본사가 위치한) 베이 에리어 인근의 여성들은 부드럽고 약하며, 순진하다(Most women in the bay area are soft and weak, cosseted and naive despite their claim of worldliness)"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전염병(epidemic plague)과 외국의 침략(foreign invasion)에 빗댔다.

그러면서 "(페미니즘이) 박스에 담긴 산탄총 탄피와도 바꿀 수 없는 종류의 짐이 될 것(they'd become precisely the sort of useless baggage you'd trade for a box of shotgun shells)"라고 조롱했다.

애플이 최근 발표한 다양성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에는 여성 비율이 40%에 달하는데, 연구개발팀 내에는 23%가 여성이다. 전체 직원의 절반은 백인이며, 아시아인 비중은 27% 수준이다. 실리콘밸리의 여성과 인종에 대한 차별적인 편견이 남성과 백인 비율을 유지하게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한편 더버지는 애플 직원의 탄원서를 자세하게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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