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쳐]유튜브 '머니게임'은 실패한 콘텐츠일까

발행일 2021-05-14 17:52:44
지난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가짜사나이'는 'UDT 훈련 체험'이란 주제를 다루며 웹예능 콘텐츠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해군 특수전전단의 전투 전술을 표방한 집단 '무사트'와 헬스 유튜버 '김계란'이 주축이 된 '피지컬 갤러리'가 제작한 콘텐츠다. 당시 실제 UDT 출신 교관들의 혹독한 훈련과 '공혁준', '꽈뚜룹', '가브리엘', '전태규', '김재원', '베이식' 등 출연자들의 처절함이 더해져 리얼리티 웹예능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다. 

특히 가짜사나이가 폭발적인 흥행력을 보이면서 '이근', '에이전트 H' 등 교관을 비롯해 참가자들의 인지도도 급상승했다. "너 인성 문제 있어?", "4번은 개인주의야" 등의 대사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며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가짜사나이 1기 1화의 조회수는 1600만회를 돌파하며 당시의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지난해 웹예능계가 '가짜사나이'의 해였다면, 올해는 '머니게임'이 그 자리를 넘보고 있다. '머니게임'은 동명의 네이버웹툰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만든 웹예능이다. IP 홀더인 네이버웹툰이 원작자 배진수 작가를 대신해 계약을 진행했고, 유튜버 '진용진'과 제작사 '세임사이드컴퍼니'가 각각 기획과 연출을 맡았다. 

머니게임 기획자인 유튜버 진용진이 상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머니게임 예고편 영상 갈무리) 
머니게임은 총 상금 4억8104만원을 걸고 8명의 참가자가 생존게임에 도전해 승자를 가리는 게임이다. 제작진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참가자를 모집한 후 올 들어 촬영에 돌입했다. 지난 1월 촬영을 종료한 제작진은 3월 쯤 콘텐츠를 공개할 계획이었으나 기획자인 '진용진'과 유튜버 '이여름'의 사생활 폭로전으로 잠정 연기된 바 있다. 양측의 폭로전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지난달 '머니게임'은 진용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순차 공개됐다. 

방송이 공개된 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회를 거듭할 수록 참가자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나뉘는 모습이다. 참가자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5화부터 긍정적인 민심이 특정 인물에게 집중되면서 대결 구도로 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더 나아가 "머니게임은 애초부터 실패한 기획"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올 만큼 화제의 중심에 섰다. 머니게임은 정말 실패한 콘텐츠일까.

머니게임 제작진의 패착?

웹툰 머니게임은 각자 다른 삶을 살던 참가자들이 생존 게임에 참가해 상금을 쟁취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참가자들은 100일간 특수 제작된 스튜디오에서 생활하며 각자의 공간에서 생활하다 정해진 시간에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인터폰을 통해 생필품 등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경우 일반 가격의 1000배로 거래되며, 구입금은 총 상금에서 차감되는 방식이다. 정해진 시간에 개인 방에서 나와 복도를 거닐면 총 상금의 10%가 차감되며 프로그램이 끝나면 상금 잔액을 생존자들이 균등 분배하는 '규칙'이 있다.(지금부터 스포일러 주의!)

실사화된 '머니게임'은 원작의 '규칙'을 대거 차용했다. 다만 1000배의 인플레이션은 상금 규모 등의 현실성을 감안해 100배로 축소했다. 원작에서 100일어었던 거주일도 14일로 대폭 축소시켰다. 머니게임은 오는 15일 공개되는 8화를 끝으로 막을 내리지만, 기획 당시 14일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머니게임이 조기 종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머니게임 참가자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사진=머니게임 3화 영상 갈무리)
머니게임이 실패했다는 목소리를 뒷받침할 요인들은 다양하지만 근본적으로 살펴볼 부분은 '간절함'이다. 제작진은 처음 참가자 모집 기준을 '돈이 급한 방송인'으로 규정했다. 원작 웹툰처럼 상금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끄집어 내려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제작진의 의도와는 달리 '돈'에 대한 절박함은 점차 희미해져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친목 도모를 위한 '소주', '담배' 등 기호식품 소비의 증가다. 처음부터 상금에 절박한 참가자였다면 소비를 줄이고 연대 및 배척을 통한 생존 전략을 고민했을 것이다. 위기 순간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엉뚱하게도 성별 갈등으로 비화됐다.

갈등을 표면화 시킨 것은 1번 참가자 '공혁준'의 '룰북 구매'로 볼 수 있지만 '술'을 매개체로 형성된 유대 및 관계 단절이 근본적인 배경이다. 절박함이 사라진 공간에는 어색함을 풀어내기 위한 술자리가 이어졌고 이 때 적극적으로 참가하지 않았던 1·4번도 그들만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특히 4번 참가자는 상금을 위해 최소한의 보온 물품만 구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상금 혹은 명성'을 위한 참가자와 '친목을 통한 계급 사회'를 도모한 인물들이 나눠진 시점이다. 

왼쪽부터 공혁준, 논리왕 전기, 가오가이. (사진=머니게임 5화 영상 갈무리)
두 번째 변수도 '제작진'이다.  6번 '파이'(본명 강다온)는 1번 '공혁준'이 자신을 속였다는 것에 분노하며 룰북에 대한 비밀을 여성 참가자들과 7번 '가오가이'(본명 백한솔)에게 공유한다. 결국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갈등이 폭발하며 1번의 자진퇴소를 요구하는 여성팀의 공세가 펼쳐졌다. 4번 '논리왕 전기'(본명 김건호)가 "상호 동의없이 거액을 썼다는 매커니즘이라면 2번도 자진퇴소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을 펼치자 감정적인 싸움이 벌어졌고 성별 갈등은 고착화됐다. 결국 5번 '이루리'(본명 장서현)가 6번 '파이'에게 귓속말로 "4명 이상 집단퇴소하면 게임이 끝난다"는 룰을 알려주고 이를 강행한 것이 파국으로 이어졌다. 

제작진은 이 대목에서 머니게임을 중단하고, 최후의 우승자가 없는 결과로 끝을 맺어야 했다. 물론 후원사와의 관계, 유튜브 콘텐츠의 연속성, 참가자 이미지 제고 등 다양한 변수를 무시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제작진이 여성 참가자들의 집단 퇴소를 말리면서 스스로 규칙을 위반한 것이 커다란 후폭풍으로 다가왔다. 성별 간 서열화가 이뤄진 끝에 연달아 탈락자가 발생했고 시청자의 민심도 굳어졌다. 방송 초기 '방방봐'(방송은 방송으로만 봐의 줄임말)가 가능했던 시청자도 점차 감정이입의 대상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날 것의 생생함을 전달한다는 취지에서도 제작진의 개입은 아쉽다는 평가다. 

머니게임 참가자들이 첫 투표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머니게임 7화 영상 갈무리)
'돈' 앞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과 선택 대신 특정 참가자로 초점이 모아지면서 "타이틀과 기획 의도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누구를 위한 머니게임이었나

웹예능 머니게임으로 수혜를 본 사람은 누구일까. 머니게임을 방송함으로써 가장 큰 이익을 볼 주체에 대한 궁금증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상은 유튜버 '진용진'이다. 기획자이면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콘텐츠를 업로드하기 때문에 조회수로 인한 수익과 명성을 기대할 수 있다. 머니게임은 7화가 끝난 14일을 기준으로 지난 6화까지 모든 에피소드가 조회수 500만회를 돌파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유튜브로 머니게임을 시청한 만큼 중간 이미지 광고를 삽입한 '우리은행'과 참가자 의상 등을 지원한 'BALLER'도 높은 홍보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사진=머니게임 인트로 영상 갈무리)
다만 머니게임을 이끈 출연자들의 경우, 거센 후폭풍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해당 방송 후 4번 참가자인 유튜버 '논리왕 전기'(본명 김건호)는 하루 만에 10만여명의 구독자가 증가할 만큼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음성 채팅 서비스 '토크온'에서 '논리왕 전기'를 발굴했다고 알려진 유튜버 '노래하는 코트'(본명 윤태훈)의 콘텐츠까지 시너지 효과를 받는 현상이 이어졌다. 

(사진=머니게임 인트로 영상 갈무리)
그러나 6번 참가자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과 비난이 집중되면서 '파이'와 '논리왕 전기'는 새로운 갈등 국면에 접어들었다. 합동방송을 진행하며 갈등이 없음을 보여주려던 두 사람의 의도와 달리 '파이' 쪽 비난 여론은 더 거세졌고, 녹취록 공개 등 폭로전 형태로 비화되고 있다. 

'가짜사나이'에 이어 '머니게임'까지 출연한 공혁준, '언프리티랩스타' 이후 오랜만에 대중에게 모습을 비춘 육지담, '토크온'에 이어 '유튜브'로 플랫폼을 옮긴 논리왕 전기, 미대생 출신의 순수 콘셉트를 유지했던 '이루리', 아프리카TV에서 파트너 BJ로 활약하며 많은 팬층을 보유한 '파이', '쇼미더머니9'을 통해 힙합씬에 이름을 알린 '가오가이',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헬스트레이너 겸 유튜버 니갸르 등 머니게임 참가자들은 방송에 따른 민심에 여전히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사진=머니게임 인트로 영상 갈무리)
(사진=머니게임 인트로 영상 갈무리)
전문가들은 참신하면서도 대중성을 포기하기 어려운 제작 환경이 콘텐츠 방향성에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상금이 절실한 신입 크리에이터나 무명의 방송인을 섭외했다면 원작에 충실한 콘텐츠를 재현할 뿐 아니라 인지도 상승 효과도 배가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머니게임이 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쯤, 한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신인 크리에이터 중심의 무인도 생존기 콘텐츠를 기획한 적이 있었다"며 "당시 신인들의 인지도 제고 및 콘텐츠의 참신함을 무기로 동반 성장 효과를 기대했지만, 주최 측의 일정 변경 등으로 결국 콘텐츠 제작이 무산됐다. 이 처럼 리얼리티 예능의 경우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방송 후 영향력까지 염두에 둔 기획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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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겸
    김윤겸 2021-06-11 13:45:26
    머니게임은 가히 2021 최고의 화제를 낳았다고 해도 무방하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아주 미흡하고 완벽하지 못한 성공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시즌 2가 나온다면 진짜로 궁핍한 일반인들이 나왔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 극딜
    극딜 2021-05-23 12:43:45
    이분 기사들은 항상 관심있는 주제가 많고, 중립적이며, 정리도 잘 되어 보기 깔끔함. 난생 처음으로 구독 박은 기자님.
  • 이름없음
    이름없음 2021-05-17 13:19:50
    돈이 급한 방송인으로 규정했지만 방송인은 일반인에비해 감정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에는 취약한 경향이 크다. 그런 MBTI E계열층 사람들로만 8명을 채운다면 결과는 뻔하다. 뻔하지만 재밌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는 있어도 새롭고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해내는건 힘이든다. 누군가 똥을 싸고, 그걸 전심전력으로 분쟁의 대상으로 만드는 논리취약계층들의 멘붕이 보고싶었다면 우수한 선택이었겠지만, 이는 항상 일반인 관점에서 수준이 굉장히 낮아보여 방송인 이미지하락, 방송 시청내내 답답함을 호소하게된다. 골고루 섞어놓지, 바보만 8명 채워놓은 기분이다
  • psj
    psj 2021-05-15 15:14:40
    머니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기획력은 좋았으나 여러 논란등으로 문제가 많은 것 같다. 컨텐츠만 보고 평가하면 너무나도 재밌는 컨텐츠이다. 머니게임의 후속작인 파이게임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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