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어차피 승계자는 정해졌다?...LX홀딩스 상무 된 구형모

발행일 2021-05-15 06:46:24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사진=LG그룹.)


최근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형모씨가 반도체 기업 실리콘웍스 등을 소유할 지주회사 LX홀딩스의 상무로 선임돼 한 차례 화제였죠. LG전자 일본 법인에서 근무하다 덜컥 임원으로 승진해 그룹 핵심인 지주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다만 큰 논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구 상무는 구 회장의 외아들로 사실상 예비 후계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LX그룹이 LG로부터 떨어져 나온다는 얘기가 나올 당시부터 구 상무의 행보에 대해 조금씩 언급이 됐죠. 어차피 그룹을 물려받을 인물이니까요.


LX그룹 로고.


구 회장은 슬하에 아들 구 상무(1987년생)와 딸 구연제씨(1990년생)를 자녀로 두고 있는데요. 장자승계의 원칙이 확실한 LG그룹 가풍을 고려하면 사실상 구 상무가 차기 회장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구 상무가 빠른 승진으로 경영 승계에 한 걸음 다가간 것은 명백합니다. 그러나 사실 경영보다 중요한 것은 소유죠. 내 소유가 아닌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해봤자 결국 월급쟁이일 뿐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오너의 입김이 센 곳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사외이사들의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는 등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환경에서 오너의 파워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렇다면 구 상무는 LX그룹을 소유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아직 공식적으로 LX와 LG그룹 간 계열분리 조차 완료되지 않아 승계 이슈를 꺼내긴 좀 이른 측면도 있습니다만, 1951년생 구 회장이 70세를 넘긴 점을 고려하면 절대 늦은 시기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40세에 회장직에 올라 그룹을 이끌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1일 공시된 ㈜LG의 ‘최대주주등 소유주식변동신고서’. 구형모 LX그룹 홀딩스 상무는 (주)LG 지분 0.6%를 보유하고 있다.(출처=금융감독원)


우선 겉으로 드러난 정보만 놓고 보면 구 상무의 지배력은 상당히 미미합니다. 지난 11일 공시된 ㈜LG의 ‘최대주주등 소유주식변동신고서’ 공시를 보면 구 상무의 ㈜LG 보통주 지분율은 0.6%에 불과합니다. 유의미한 영향을 행사할 만한 수준은 결코 아니죠.

현재 ㈜LG에 가장 큰 지배력을 행사하는 인물은 15.95%의 지분을 소유한 구광모 회장이고, 그 다음이 7.72%의 지분을 가진 구본준 LX그룹 회장입니다. 향후 두 인물은 주식 맞교환을 통해 지분을 정리할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지분정리가 마무리 된 후에 두 인물은 각자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한 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구 상무는 애초 보유한 지분이 많지 않아 결국 자체적으로 지분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보유한 현금으로 LX홀딩스 지분을 사들이든, 아니면 아버지 구본준 회장에게 증여를 받든지 해서 말이죠.

LG그룹 사례를 보면 어쨌든 정공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구광모 회장은 고 구본무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으며 90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기로 결정했었죠.

구 상무는 과거 ‘지흥’이라는 개인회사를 소유했던 적이 있었는데, LG그룹 계열사들과 거래를 통해 쏠쏠한 수익을 올렸죠. 당시 현금을 얼마간 충전해놨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구 상무가 경영권을 확보할 만한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직접 지분을 매입하지 않고 아버지 구본준 회장으로부터 증여를 받더라도 현금은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막대한 증여세를 내야 하니까요.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재 보유한 주식 수가 많지가 않아 과연 얼마나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과연 앞으로 LX그룹의 승계플랜은 어떤 식으로 가동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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