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생활이 1.5만원에 팔린다?..페북vs애플 ‘앱 투명성 전쟁’[IT흥신소]

발행일 2021-05-15 09:04:03
‘블로터 IT흥신소’는 독자 여러분의 질문을 받고, 궁금한 점을 대신 알아봐 드립니다. IT에 관한 질문, 아낌없이 던져주세요. 이메일(bloter@bloter.net), 페이스북(/bloter.net), 네이버TV, 유튜브 모두 열려 있습니다.

혹시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이란 걸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간 사업자들은 당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고, 또 뭘 하고 있는지를 당신의 앱 사용 기록을 통해 알 수 있었죠. 그랬던 걸 여러분들이 공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물어봐 주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걸 놓고 애플과 페이스북이 세게 붙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돈’입니다. 이들의 싸움을 보면 우리의 개인정보가 어떻게 팔리고 있는지를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영상디자인=박수혁)

인터넷을 쓰다가 광고 때문에 깜짝 놀란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예컨대 이런 겁니다. 구글에 침대를 검색한 뒤 바로 들어간 페이스북에 침대 광고가 뜬다던가, 가성비 좋은 스마트폰을 찾다가 우연히 들어간 홈페이지 배너광고에 카드 광고가 뜨거나 이런 겁니다.

그렇습니다. 그동안 기업들은 우리의 사생활 정보를 이용해왔습니다. 내가 쓰는 인터넷, 앱을 통해 내 나이와 성별, 위치, 건강정보, 소비습관, 검색 목록 등을 파악했죠.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않으면 동의로 보고 개인정보를 크롤링하는 건 지금까지의 관행이었습니다.

이를 가장 잘 이용한 업체가 바로 페이스북입니다. 앱 사용자의 정보를 긁어 관련된 광고를 띄우고 돈을 벌어왔는데요.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고객용 홈페이지 ‘타겟 인사이트’에 따르면 그들이 활용하는 우리 개인정보는 무려 11개에 달합니다.

페이스북은 우리 개인정보 11개를 수집해 타겟 광고를 한다.(사진=페이스북 비즈니스 고객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글로벌 월간 사용자 29억명을 둔 페이스북의 실적은 천문학적입니다. 2021년 1분기에만 무려 261억7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29조원에 달하는 돈을 벌었는데요. 이 가운데 광고 매출은 254억3900만 달러(28조7000억원)로 전체 매출의 97.2%에 달합니다. 페이스북은 우리 개인정보를 이용해 광고를 팔아 돈을 버는 셈입니다.

과연 우리 개인정보는 얼마에 팔리고 있는 걸까요. 페이스북의 일간 사용자 수는 18억8000만 명이죠. 페이스북의 매출 대부분이 광고로 발생하니, 매출을 머릿수로 거칠게 계산해보면 페북 가입자 1인당 개인정보는 약 13.5달러(약 1만5000원)에 팔리는 겁니다.

(자료=페이스북/키움증권 리서치센터)

물론 민감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돈을 번다는 지적은 계속 제기돼왔죠. 인권단체의 지적은 2008년도부터 보이고요, 이후 각국 정부와 국회의 비판과 입법 움직임도 이어졌죠. 2010년엔 위치정보 서비스의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나왔고요, 2012년 상장 당시엔 고객정보를 빼내 푸시 광고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관련 지적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페이스북은 법 테두리 안에서 비즈니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기업들에게 페이스북과의 관계는 마치 악어와 악어새의 그것과 비슷합니다. 기업들은 잠재 소비자가 많이 모일 수 있는 곳에 자기 상품을, 그것도 적절한 사용자에게 홍보해야 하는데 그걸 가장 잘 하는 플랫폼 기업이 바로 페이스북이었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의 실적이 이토록 잘 나오는 이유가 이때문이기도 합니다.

애플이 앱 추적 투명성(ATT) 기능을 iOS에 전격 탑재했다.(사진=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그런데 그간 잠잠하던 애플이 ‘칼’을 뽑아 들었습니다. 지난해 6월 ‘앱 추적 투명성’, 일명 ATT라는 기능을 새 iOS에 반영한다고 했고요. 같은해 말엔 사용자 승인 없이 정보를 수집하는 앱을 ‘퇴출’한다고 밝혔죠. 그리고 지난 4월 적용한 iOS14.5 버전에 앱을 처음 쓰는 사용자에게 ‘맞춤형 광고를 위해 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하도록 허용하겠느냐’는 질문을 넣었습니다.

사용자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리서치 업체 플러리(Flurry)가 발표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250만 아이폰 사용자 가운데 개인정보 추적을 허용한 사용자는, 단 5%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95%의 사용자는 앱 추적을 허용하지 않은 겁니다.

개인정보를 사용할지 여부를 묻는 대한 팝업에 동의한 아이폰 유저는 단 5%에 불과했다.(사진=플러리애널리틱스)

사실 애플과 페이스북의 대립 역사는 2014년부터 있었습니다. ‘온라인 서비스가 공짜로 제공될 때 사용자는 고객이 아닌 상품으로 대접받는 것’이라 지적한 팀 쿡 애플 CEO에 대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말도 안 되는 관념’이라고 반박한 것이죠.

이듬해 팀 쿡 CEO는 공개석상에서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몇몇 기업들이 고객 개인정보를 빼내 사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당연히 페이스북을 겨냥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죠. 2018년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사태와 관련해서도 그는 “개인정보를 다루는 데 있어 잘 만들어진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ATT를 내세운 애플의 조치가 매우 준비된 것이란 짐작이 가능합니다.

마크 저커버그(왼쪽) 페이스북 CEO와 팀 쿡 애플 CEO. (사진='https://www.facebook.com/zuck', 애플 리더십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의 이같은 조치에 페이스북은 그야말로 몸이 달아올랐습니다. 지난해 12월 지면 광고를 통해 애플의 ATT가 “수백만 소기업의 개인화된 광고를 위협한다”며 “중소기업을 위해 애플에 대항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심지어 페이스북은 애플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반응은 어떨까요? 애플 소프트웨어 책임자가 “일부 회사는 우리의 ‘앱 추적 투명성(App Tracking Transparency)’ 정책을 중단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 명백하다”라며 “이는 개인정보 침해를 유지하려는 뻔뻔한 시도”라고 말했는데, 이건 페이스북을 겨냥한 게 분명하죠.

심지어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4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도 합니다. “페이스북은 훔쳐보기 좋아하는 사람 같다”고 말이죠. 애플과 페이스북, 양쪽은 이미 싸울 태세가 된 게 분명해 보입니다.

개인정보를 놓고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의 전쟁이 초읽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전쟁에는 심지어 구글도 참여할 태세입니다. 지난 6일 구글이 자사 앱마켓 구글플레이에 ‘안전 섹션’을 도입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죠. 스마트폰 생태계의 75%를 차지하는 안드로이드마저 개인정보 추적을 막는다면, 페이스북은 사실상 사면초가에 빠질 게 분명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전면에 내세운 페이스북의 의견에 동의하시나요? 아니면 개인정보 추적을 막겠다는 애플의 논리에 동의하시나요? 애플과 구글의 속내엔 무엇이 숨어있을까요?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요일별 Ed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