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워너브라더스 홈페이지
▲ 사진=워너브라더스 홈페이지
미국의 이동통신사 AT&T가 콘텐츠 자회사 워너미디어와 케이블TV 사업자 디스커버리의 합병에 나선 것은 케이블TV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미디어 사업을 전환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IT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AT&T와 디스커버리는 양사의 미디어 콘텐츠 자산을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AT&T는 워너미디어를 분할한 후 디스커버리와 합쳐 새로운 미디어 회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AT&T는 이번 계약으로 현금과 채무를 더해 총 430억 달러(약 49조 원)를 받게 된다.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 작업은 오는 2022년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AT&T는 지난 2018년 워너미디어의 전신인 타임워너를 인수하며 케이블TV 시장에 진출했다. AT&T는 본업인 통신 외에 케이블TV 사업을 더하며 미디어 경쟁력 강화를 시도했지만 최근 수년간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급성장했다. 소비자들은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만 방송을 볼 수 있는 케이블TV보다 자신이 원할 때 스마트폰을 통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OTT에 더 호응했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최대 OTT로 성장한 가운데 유료 가입자 2억명을 돌파했고 디즈니의 OTT 디즈니플러스도 1억명의 가입자를 모으며 OTT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AT&T는 워너미디어를 디스커버리와 합병해 케이블TV에서 OTT로 미디어 사업 모델을 전환하며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추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워너미디어는 케이블채널 CNN·HBO·시네맥스를 비롯해 할리우드 스튜디오 워너브라더스를 보유했다. 자연·과학 다큐멘터리가 강점인 디스커버리는 HGTV· 애니멀플래닛·푸드네트워크 등의 케이블 채널이 있다.

존 스탠키 AT&T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병은 양사의 콘텐츠를 하나로 묶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새롭게 탄생하는 회사는 글로벌 OTT 시장을 이끌어가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의 OTT 경쟁력 강화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와 함께 만든 합작사 콘텐츠웨이브를 통해 OTT 웨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웨이브는 SKT의 자금 및 마케팅 역량에 지상파의 콘텐츠 생산 능력을 더해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에 나서고 있다.

KT는 시즌, LG유플러스는 U+모바일tv를 보유했다. 양사는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는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업을 추진 중이다. 국내 이통사들은 디즈니플러스에 협업을 제안했지만 디즈니플러스는 아직 어떤 이통사와 손을 잡을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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