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96억원…4K VR로 체험한 우주정거장 'LGU+ Space Explorers'

발행일 2021-05-21 16:41:00
가상현실(VR)은 현재 개인이 갈 수 없는 장소를 가장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다. '우주'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우주는 아직 아무나 갈 수도, 아무나 촬영할 수도 없는 첨단과학의 영역이다. 이에 LG유플러스가 이끄는 글로벌 5G 콘텐츠 연합체 'XR 얼라이언스'는 지난해부터 미국항공우주국(NASA)와 공조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의 일상을 VR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지난 16일 ISS에서의 본격적인 일상이 담긴 두 번째 에피소드가 공개됐으며, 17일 LGU유플러스 용산 사옥에서 해당 콘텐츠를 직접 체험해봤다.
VR기기를 착용하고 우주 VR 콘텐츠를 체험 중인 기자

XR얼라이언스의 우주 VR도 콘텐츠 구현 방식은 일반적인 VR과 다르지 않다. 360도 카메라를 이용해 공간을 구석구석 담아내고 이를 4K 고화질 VR 영상으로 가공했다. 하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규모(Scale)'이다. 영화도 소규모 독립영화와 대규모 블록버스터 영화로 구분되듯이 XR얼라이언스의 우주 VR은 이 업계에서 흔히 보기 힘든 블록버스터 콘텐츠로 분류된다.

'우주탐험:국제우주정거장 체험(Space Explorers: The ISS Experience)'으로 명명된 이 시리즈의 전체 제작비는 한화로 약 96억원. 웬만한 VR 콘텐츠 수십편을 만들 수 있는 비용과 맞먹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XR얼라이언스 관계사들이 '기존에 없던 VR 콘텐츠'를 만들자는 점에 공감하면서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한 결과"라며 "연예인, 명소탐방 등에 제한돼 있던 실감형 VR 콘텐츠 범주를 실제 우주까지 넓힌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XR얼라이언스에는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 테크놀러지를 비롯해 △버라이즌 △벨 캐나다 △오렌지 △차이나텔레콤 △KDDI 등 전세계 주요국 이동통신사 및 실감콘텐츠 제작사 필렉스 앤 폴 스튜디오 등 11개 사업자가 참여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초대 의장사을 맡고 있다.

에피소드2는 실제 훈련받은 우주비행사들이 ISS에서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들은 무중력 상태에서 서로 사과를 던져주면서 받아먹고, ISS 내부에서 직접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재배하며 관찰한다. 이는 마치 화성에 조난당한 우주비행사가 온실을 꾸려 감자를 재배해 먹는 장면으로 눈길을 끌었던 영화 '마션'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모든 것이 둥둥 떠다닐 것이란 상상과 달리 자리에 둘러앉아 숟가락으로 통조림을 먹는 등 지구와 비슷한 일상도 일부 확인된다.
ISS 실내에서 먹을 수 있는 채소를 재배하는 장면 (자료=ISS 에피소드2 갈무리)
ISS 우주비행사들이 둘러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 무중력 상태를 보여주듯 여성 비행사의 머리가 공중으로 솟구쳐 있다 (자료=ISS 에피소드2 갈무리)

그중에서도 압권은 우주에서만 가능한 세리머니 장면과 그들이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털어놓는 독백들이다. ISS 우주비행사들은 지구로 귀환하는 동료가 있으면 무중력 상태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빙글빙글 도는 특별한 인사를 나눈다. 아마 지구에서의 '헹가래' 대신이리라. 

우주에서의 무중력 송별 인사 (자료=ISS 에피소드2 갈무리)

또 한 우주비행사가 ISS의 창문 너머로 보이는 푸른 지구와 일출을 보면서 "1억 5000km 거리에서 해가 떠오르면 그 열기가 얼굴에 느껴진다. 달빛도 정말 밝고 천체가 정말 크게 보인다. 겸손한 마음이 든다. 우리는 정말 작고, 우주는 정말 크다. 지구의 소중함을 다시 느낀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다소 쓸쓸하면서도 자연에 대한 경외를 담은 그의 감정이 전해져 오는 듯하다.
ISS에서 내려다보이는 지구 상공 (자료=ISS 에피소드2 갈무리)

현재 XR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은 각각의 독자적인 플랫폼에서 ISS 에피소드를 무료로 공개 중이다. 특히 컴퓨터그래픽이 아닌 실제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촬영된 VR 콘텐츠는 본 시리즈가 유일하다. 국내에선 LGU+ 5G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U+VR'앱에 신규 콘텐츠로 등록돼 있다. 엔딩 크레딧 포함 약 30분 분량이며 3편과 4편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편당 용량이 10기가바이트(GB) 이상인 만큼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이용하려면 5G가 필수다. LTE 고객들은 콘텐츠 사전 다운로드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다.

감상법은 총 세 가지다. 우선 LG유플러스가 VR 기기 제작사 피코(Pico)와 독점 제휴해 만든 하이브리드 VR 헤드셋 'Pico 리얼플레이'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4K VR 환경을 가장 현실적으로 체험할 수 있으며 콘텐츠 재생은 기기와 유선으로 연결된 스마트폰이 담당하는 방식이므로 헤드셋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요금제에 따라 최소 1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유선으로 연결하는 방식의 하이브리드 VR 기기 'Pico 리얼플레이' (사진=이건한 기자)

혹은 스마트폰 삽입형 VR 헤드셋(예: 삼성전자 기어VR)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해당 방식은 헤드셋에 자체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방식보다 화질 면에서 불리하다. VR 헤드셋이 없는 사용자는 스마트폰에서도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헤드셋 착용만큼의 몰입감은 아니지만 360도 시청 경험은 그대로 누릴 수 있다.

XR얼라이언스는 본 프로젝트에서 상업성보다 '도전'에 의의를 둔다. 100억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투자하고도 이를 모두 무료로 공개하고 있는 이유다. 이들은 고해상도 VR 다큐멘터리를 통해 5G 기반의 초실감 스트리밍 콘텐츠의 한계를 확인하고자 한다. 나아가 '메타버스(Metaverse, 현실을 반영한 3차원 가상세계)'로 대표되는 VR 및 AR(증강현실) 콘텐츠를 균형 있게 선보이며 XR 산업의 고른 성장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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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다리
    종다리 2021-05-23 02:56:53
    LG는 손잡을 기업을 잘못 잡음 피코가 아니고 오큘러스나 바이브 못해도 벨브같은 굵직한 기업라인을 타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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