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업·기술·기기가 또 2021년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을까? <블로터>가 설문조사와 전문가 추천 등의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을 바꿀 기업·기술·기기'를 선정, 소개한다.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에게 고객들의 입금을 확인하는 것은 중요한 작업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결제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활용하지만 아직 무통장입금을 활용하는 기업이나 미성년자 고객도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쇼핑몰 운영자가 직접 주문 내역과 입금 내역을 비교하고 확인을 한 후 상품을 배송해줘야 했다. 하지만 주식회사 뱅크다의 실시간 입금확인 서비스가 나온 이후에는 이러한 번거로움을 덜었다. ㈜뱅크다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의 스토어를 통해 쇼핑몰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입출금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뱅크다 사무실에서 강헌 대표를 만나 뱅크다 서비스의 특징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었다.

▲ 강헌 '뱅크다' 대표가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 강헌 '뱅크다' 대표가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뱅크다의 서비스는 크게 '뱅크다'와 '뱅크다M'으로 구분된다. 뱅크다는 ㈜뱅크다가 자체적으로 웹을 통해 △계좌통합관리 △데이터 전송 △파트너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계좌통합관리는 기업이 각 은행에 보유한 계좌를 동시에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다.

데이터 전송 기능은 고객의 입출금 내역을 자동으로 해당 기업의 데이터베이스(DB)로 입력해준다. 기존에는 기업의 세무회계 신고를 위해 은행의 입출금 내역을 수기로 입력하거나 은행에서 엑셀로 다운로드 받아 회계 시스템에 반영을 해야 했다. 하지만 뱅크다의 데이터 전송 기능을 이용하면 은행의 입출금 내역이 자동으로 기업의 DB로 들어와 수작업을 줄일 수 있다.

파트너십 서비스는 ㈜뱅크다와 기업 사이에 위치한 서비스 제공 업체에게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기능이다. 가령 A쇼핑몰이 '카페24'를 이용한다면 뱅크다 서비스가 카페24의 해당 쇼핑몰 관련 DB에 입출금 내역을 전송해주는 방식이다. 

㈜뱅크다가 카페24의 스토어를 통해 판매하고 있는 뱅크다M은 뱅크다의 기능에 실시간 입출금 확인 및 주문내역과의 비교 확인 기능까지 추가로 갖췄다. 

뱅크다와 뱅크다M에는 '웹 스크래핑' 기술이 숨어있다. 웹 스크래핑이란 인터넷 웹 페이지의 데이터 중 필요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특정 값을 입력하거나 버튼을 누르고 로그인을 하는 등의 행위까지 자동화하는 것도 웹 스크래핑에 포함된다. 웹 스크래핑이 주로 활용되는 분야가 가격비교다. 포털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각 쇼핑몰의 가격비교에는 웹 스크래핑 기술이 적용돼있다. 각 쇼핑몰의 상품 가격을 자동으로 가져와 포털 사이트에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강 대표는 지금의 뱅크다 이전에 금융 관련 사업을 펼치며 웹 스크래핑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HP에서 엔지니어로 약 4년간 근무했던 그는 회사에서 나와 '뉴럴텍'을 창업한 후 가격 비교 사이트를 오픈했다. 웹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각 쇼핑몰의 데이터를 가져와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딥러닝(기계심화학습)을 통해 상품들의 카테고리 분류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강 대표는 카테고리 자동 분류 기능을 필요로 했던 당시 가격 비교 사이트 오미(OMI)에 카테고리 자동 분류 엔진을 팔았다. 이후 자체 가격 비교 사이트를 폐쇄한 강 대표는 금융 SI(시스템통합) 사업을 했다.

자체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낀 그는 2004년 웹 스크래핑 기술과 금융 SI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웹 기반의 자동 입출금 확인 서비스 뱅크다를 출시하며 사업 아이템을 변경했다. 사명도 현재의 ㈜뱅크다로 변경했다. 웹 기반으로 뱅크다 서비스를 제공하던 강 대표는 카페24의 쇼핑몰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뱅크다M의 판매도 시작했다. 이후 카페24가 자체 스토어를 출시했고 뱅크다M도 카페24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다.

▲ 강헌 뱅크다 대표가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진행된 <블로터></div>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 강헌 뱅크다 대표가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진행된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뱅크다M은 쇼핑몰 운영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며 카페24 스토어에서도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현재 카페24 스토어의 뱅크다M 이용 기업 수는 약 7000개다. 일반 쇼핑몰뿐만 아니라 어린이집이나 요양원도 뱅크다의 데이터 전송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들은 보건복지부나 각 지방자치단체에 회계보고를 해야 하는데 뱅크다는 여기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자동으로 제공해준다. 전국 3만여개의 어린이집 중 약 2만5000개가 뱅크다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이처럼 뱅크다와 뱅크다M의 이용자가 많지만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결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뱅크다의 주력 서비스인 무통장입금 실시간 확인 관련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질 가능성은 낮다.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알고 있는 강 대표는 회사의 강점인 웹 스크래핑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본인의 서비스로 가져올 수 있는 서비스를 판매하는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가령 중국의 상품을 국내에서 판매한다면 중국의 쇼핑몰에서 웹 스크래핑 기술로 상품 정보를 가져온다. 해외 상품을 국내에서 판매하려면 판매가격에 환율도 실시간으로 반영해야 한다. 때문에 환율 데이터도 필수적이다.

이처럼 쇼핑몰 운영자들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판매하는 플랫폼이 강 대표가 구상 중인 회사의 다음 사업 아이템이다. ㈜뱅크다의 새로운 플랫폼에서 제공할 각 분야의 데이터 수집 서비스는 꼭 쇼핑몰 운영자가 아니더라도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가 경쟁사들의 제품 가격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주요 쇼핑몰의 가격 데이터가 필요한 경우에도 ㈜뱅크다의 데이터 수집 서비스가 활용될 수 있다. 

강 대표는 "데이터 플랫폼은 내년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고객들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CS(고객만족)업무에도 힘을 쏟으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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