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우리, 가상자산 거래소 '실명 계좌' 발급 안 한다

발행일 2021-05-23 18:47:19
사진=Pixabay

국내 주요 금융그룹 세 곳이 가상자산 거래소(이하 거래소)와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이하 실명 계좌) 발급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 개정안에 따른 거래소의 사업 신고 기한이 4개월여 남은 가운데 거래소는 신고 조건 달성에 필수적인 실명 계좌 발급 문턱이 한층 좁아진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B·하나·우리금융지주는 거래소에 대한 실명 계좌 발급 검증 작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실명 계좌는 실명이 확인된 사람만 돈을 송금할 수 있는 계좌이며 국내에서 거래소에 대한 실명 계좌 발급 주체는 은행으로 한정돼 있다. 가상자산의 불법 거래, 돈세탁 등을 막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시행된 특금법 개정안에서는 거래소의 정식 사업 신고 요건 중 하나로 은행과의 직접 계약을 통한 실명 계좌 확보가 필수 사항으로 명시됐다. 신고 기한은 올해 9월까지이며 기한 내 신고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신고하지 않을 경우 불법 거래소로 간주된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사활이 달린 문제지만 은행가에서는 실명 계좌 발급에 부정적이다. 국내외 가상자산 투기 열풍이 거세지면서 이로 인한 사건·사고에 거래소가 연루될 가능성이 커졌고, 이 경우 계약을 맺어준 은행에 리스크로 돌아올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이다.

KB·하나·우리금융지주도 이 같은 이유로 실명 계좌 발급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 규모가 커진 만큼 거래소와 계약 시 신규 이용자, 수수료 확대 등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금융사고 발생으로 인한 이미지 손실은 은행이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현재 거래소와 계약 중인 국내 은행은 NH농협(빗썸, 코인원), 케이뱅크(업비트), 신한은행(코빗) 세 곳에 불과하며 이들 모두 특금법 개정안 정식 시행 이전에 계약을 맺은 곳이다. 법 시행 이후 신규 계약에 성공한 거래소는 아직 없다.

한편 거래소에 대한 은행들의 실명 계좌 발급 요건도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각 은행에 실명 계좌 발급에 참고할 수 있는 10개 항목을 전달했으며 대표자와 임직원의 불법 행위 여부, 사업연속성 등을 평가할 수 있는 6개 기타요건도 제시했다. 은행들은 이와 함께 16개의 고유위험 평가항목, 통제위험 87개 항목에 대해서도 정량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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