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김선규 호반그룹 총괄회장, 김상열 호반장학재단 이사장, 우현희 태성문화재단 이사장, 나형균 대한전선 사장. (사진=대한전선)
▲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김선규 호반그룹 총괄회장, 김상열 호반장학재단 이사장, 우현희 태성문화재단 이사장, 나형균 대한전선 사장. (사진=대한전선)

나형균 대한전선 사장이 전기차 산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전선업계에서 전기차 산업은 ‘권선 시장’을 의미한다. 권선은 구리 와이어에 절연물질을 코팅한 전선이다. 구동모터에 코일 형태로 감겨 전기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앞서 전기차 권선 시장에 진출한 LS전선과의 경쟁이 예상된다.

대한전선은 25일 호반파크에서 호반그룹으로의 인수를 공표하는 행사를 열었다. 행사엔 김상열 호반장학재단 이사장, 김선규 호반그룹 총괄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나 사장은 “R&D(연구개발)와 설비투자 확대로 본업인 케이블 사업 발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해상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와 전기차, 광통신 등 연관 산업으로의 경쟁력 강화에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산업’을 언급한 게 눈에 띈다. 국내 전선업계에서 전기차 권선 시장에 진출한 대표 업체는 LS전선이다. LS전선은 2016년부터 쉐보레 볼트(Bolt) EV에 사용되는 권선(400V)을 공급했다.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GM과 고전압 EV용 권선 개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올해 3월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차 아이오닉5·EV6에 구동모터용 권선을 단독 공급한다고 밝혔다. LS전선은 계약 소식을 전하는 보도자료에서 “국내 최초로 800V 전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권선을 양산, 관련 매출이 향후 6년간 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권선은 '차량 전압'에 맞게 만들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 전압이 800V면 해당 전압에서 버틸 수 있는 권선을 만들어 내는 게 권선 기술력이다. 

▲ LS전선 경북 구미 사업장에서 전기차용 고전압 권선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LS전선)
▲ LS전선 경북 구미 사업장에서 전기차용 고전압 권선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LS전선)

대한전선은 업계 1위 자리 탈환을 위해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대한전선은 전선업계 부동의 1위였다. 그러나 2004년 창업 2세 고(故) 설원량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전문경영인으로 선임된 임종욱 전 사장의 무리한 건설업 투자로 대한전선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LS전선과 엎치락뒤치락하던 대한전선은 2009년 LS전선에 매출액을 따라잡혔다. 이후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졌다. 대한전선 매출액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데 LS전선 매출액은 25%씩 늘어났다.

호반그룹은 대한전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김선규 호반그룹 총괄회장은 “대한민국 전력분야에서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간직한 대한전선이 호반과 한 가족이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환영한다”며 “호반그룹과 함께 대한전선이 케이블과 에너지, 전력 분야의 강자로 우뚝 솟을 수 있도록 지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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