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5G 가입자 5명 중 1명은 5G를 쓰면서 와이파이 사용량을 줄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에릭슨엘지가 공개한 '에릭슨 컨슈머랩 보고서: 더 나은 5G를 위한 다섯가지 방법'(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대만·스위스·핀란드·한국 등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사용률이 높은 국가의 5G 사용자들 중 22%가 가정용 와이파이의 사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10%의 5G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에서 와이파이의 사용을 중단했다.

특히 가정용 와이파이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3인 이상의 가구의 경우 구성원들은 5G를 사용하면서 와이파이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가정에서 와이파이 성능에 문제가 발생하면 사용자들은 5G를 대체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에서도 5G 사용자들은 와이파이 사용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병성 에릭슨엘지 수석 네트워크 컨설턴트는 이날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도 (글로벌 시장과)유사하게 가정·학교·공공장소 등을 통틀어 5G 사용자 중 약 21%의 응답자가 와이파이의 사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했다"며 "한국은 각 가정의 와이파이 품질이 우수한만큼 그 외지역에서 5G의 와이파이를 대체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  LTE 사용자 대비 5G 얼리어답터들이 주당 각각의 활동에 소비한 시간의 평균 증가치(자료=에릭슨엘지)
▲  LTE 사용자 대비 5G 얼리어답터들이 주당 각각의 활동에 소비한 시간의 평균 증가치(자료=에릭슨엘지)
와이파이 사용을 줄인 5G 사용자들은 사용하는 콘텐츠의 종류에서도 LTE 사용자들과 다른 경향을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5G 사용자들은 고화질 모바일 스트리밍 동영상에 LTE 사용자보다 주당 2시간을 더 소비했다. 스트리밍 기반의 멀티앵글뷰와 360도 동영상 콘텐츠 관련 앱들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클라우드 게임과 증강현실(AR) 앱의 사용시간도 5G 사용자가 LTE 사용자에 비해 각각 주당 2시간, 1시간씩 더 많았다. 한국의 5G 가입자 중 SK텔레콤의 5GX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엑스박스 게임 패스' 사용자들과 KT의 5G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게임박스' 사용자들은 각각 주당 40분, 20분씩 스트리밍 기반 게임을 즐겼다. 이러한 5G 기반 서비스들은 데이터 소모량이 많다보니 5G 얼리어답터(새로운 제품 정보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접하고 구매 후 사용해보는 소비자)들의 월 데이터 사용량은 4G 사용자에 비해 2.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5G 사용자 중 70%는 새롭고 혁신적인 앱과 서비스의 부재에 대해서는 불만을 나타냈다. 보고서도 전세계 통신사들은 음악·동영상 스트리밍·기타 앱 등 기존 LTE에서 선보였던 서비스의 수준을 넘어선 서비스와 5G를 결합하는데 더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상에서 다양한 5G 활용사례가 나와야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박 컨설턴트는 "5G 적용사례의 상당수는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더 가치있는 5G 상용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릭슨은 이번 보고서를 위해 지난 2020년 12월 전세계 26개 국가의 15~69세 3만73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사 대상 국가는 한국·중국·미국·영국·이탈리아·독일 등이다. 응답자 전원은 스마트폰을 보유했으며 매일 인터넷을 사용했다. 조사에 응한 3만730명 중 4025명이 5G 가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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