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주목할 만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업계 트렌드를 조명해봅니다.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는 최근 블록체인 업계의 화두 중 하나입니다. 따끈따끈한 신기술은 아니지만 얼마 전부터 이를 응용한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 3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NFT 예술작품이 한화 780억원에 낙찰돼 주목받은 사건 이후 각종 그림 예술품을 중심으로 트위터 메시지, 방귀 소리 등 기상천외한 디지털 자료들이 NFT화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것들에 대한 실제 거래가 이뤄지면서 NFT는 무가치하게 방치됐던 디지털 자료에 새로운 재산 가치를 부여하거나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유통할 수 있는 새로운 판매채널로 떠오르는 중입니다.
▲ 비플의 다양한 작품을 콜라주한 NFT 예술품 ‘매일: 첫 5000일(Everyday's-The First 5000 Days, 자료=크리스티)
▲ 비플의 다양한 작품을 콜라주한 NFT 예술품 ‘매일: 첫 5000일(Everyday's-The First 5000 Days, 자료=크리스티)

이처럼 NF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NFT를 대체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이에 대해 <블로터>는 얼마 전 'IT흥신소'란 코너를 통해 두 편에 걸쳐 NFT 개념을 소개하고 해외 사이트를 통해 NFT 생성 및 판매 과정에 대해 소개했는데요(관련기사 참조). 며칠 전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가 한국어 기반의 국내 접근성이 높은 신규 NFT 제작 서비스 '크래프터스페이스'를 출시했다는 소식에 이를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실제 NFT 생성 및 판매 과정과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크래프터스페이스는 웹 기반 서비스로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는 필요 없습니다. 접속 주소는 https://www.krafter.space입니다. 다만 사용자 계정 역할을 담당하는 가상자산(암호화폐) 지갑 '카이카스(Kaikas)' 크롬 웹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합니다. 설치 링크는 크래프터스페이스 로그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계정 생성 과정에서 '시드 구문'은 계정 복구에 반드시 필요하니 안전하게 백업해야 합니다.

▲ 카이카스를 활용한 크래프터스페이스 로그인 화면 (자료=크래프터스페이스 갈무리)
▲ 카이카스를 활용한 크래프터스페이스 로그인 화면 (자료=크래프터스페이스 갈무리)

로그인 후 첫 페이지에서 'NFT 발행하기'를 누릅니다. 현재는 JPG, PNG, GIF 등 일부 이미지 파일 포맷과 MP4 영상 포맷만 지원합니다. NFT를 생성하고 싶은 파일을 하나 선택하고 이름과 설명, 배경색 등을 설정해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잘 찍었다고 생각하는 제주도 여행 사진을 선택했습니다. 이후 아래 NFT 발행을 위한 기본적인 정보 수집과 유의사항에 동의하고 'NFT 발행하기'를 누르면 끝입니다.

▲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찍은 하늘 사진을 첫 NFT 작품으로 선택했다 (사진=이건한 기자)
▲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찍은 하늘 사진을 첫 NFT 작품으로 선택했다 (사진=이건한 기자)

참고로 NFT는 블록체인 플랫폼 위에 기록되므로 자료 분실의 걱정 없이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작권을 침해하는 이미지는 NFT로 만들어 판매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무분별한 발행을 막기 위해서인지, 크래프터스페이스는 NFT 일일 발행 개수를 10개로 제한해둔 모습입니다.

▲ 몇년 전 제주도 여행 사진 세 장을 골라 NFT로 만들었습니다. (사진=이건한 기자)
▲ 몇년 전 제주도 여행 사진 세 장을 골라 NFT로 만들었습니다. (사진=이건한 기자)

NFT로 만들 이미지와 미리 생각해 둔 이름만 있다면 NFT 생성 자체는 1분이 채 걸리지 않을 만큼 빠르고 쉽게 끝납니다. 내친김에 두 장을 더 만들어 총 3장의 NFT 사진을 만들어봤는데요. NFT는 그 자체로 실체는 없지만 영구적으로 보존되며 해킹, 조작 위험에서 안전한 블록체인에 보관되는 일종의 '디지털 정품 인증서' 역할을 합니다. 덕분에 저는 저 3장의 사진에 대해 언제 어디서든 저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됐는데요. 실제 온라인 공간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이라면 작품 완성 후 NFT화하는 것만으로도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위작 분쟁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습니다.

▲ 다른 유저들이 등록한 NFT 이미지 (자료=크래프터스페이스 갈무리)
▲ 다른 유저들이 등록한 NFT 이미지 (자료=크래프터스페이스 갈무리)

크래프터스페이스에서는 다른 유저들이 올린 NFT 작품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잠시 사진을 올리는 사이 여러 장의 작품이 추가로 업로드 됐네요. 하단에 '도지코인'을 상징하는 듯한 시바견 패러디 이미지가 인상적입니다.

이제 만약 내 NFT 작품을 실제 거래하고 싶다면 NFT 거래 장터를 이용해야 합니다. 그라운드X는 지난 3월 글로벌 NFT 마켓 '오픈씨(Opensea.io)'와 NFT 유통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는데요. 크래프터스페이스 오픈을 계기로 오픈씨에서 크래프터스페이스에 등록한 NFT 작품을 바로 거래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오픈씨에 연동된 크래프터스페이스 NFT 작품들
▲ 오픈씨에 연동된 크래프터스페이스 NFT 작품들

앞서 카이카스 계정을 만들었다면 오픈씨는 이 계정을 이용해 로그인하면 됩니다. 오른쪽 상단 프로필 이미지에서 마이 프로필(My profile)을 누르면 현재 보유한 NFT 작품 목록이 보입니다. 이제 이를 바로 판매해볼 텐데요.

보유한 NFT를 클릭하고 오른쪽 상단에 '판매하기'를 누릅니다. 판매 가격을 설정하면 별도의 판매하기 버튼이 활성화됩니다. 이때 거래 단위인 'WKLAY'는 크래프터스페이스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에서 통용되는 가상자산 클레이(KLAY)를 외부 네트워크에서 거래하기 위해 변환된 가상자산입니다. 판매 등록 자체에 대한 수수료는 없지만 판매 시 오픈씨가 2.5%의 수수료를 가져가는데요. 0.1WKLY에 판매 시 저는 0.0975WKLAY를 정산받을 수 있다고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클레이 가치는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24시간 바뀔 수 있으니 가격 변동폭이 큰 시점엔 거래 시 손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첫 판매에선 카이카스 지갑 연동 및 인증 과정이 필요합니다. 가상자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이 단계에서 다소 어려움을 느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인증 과정에서 1WKLAY 미만의 인증 비용을 결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카이카스 지갑에 클레이를 전송해야 하는데 자신의 지갑 주소는 카이카스 확장 프로그램 내 닉네임을 클릭하면 계정 세부사항에서 '0x5A188…C0..' 같은 형태로 나열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글자라도 틀릴 시 엉뚱한 지갑으로 클레이를 전송하고 이를 다시는 찾을 수 없으니 복사한 주소가 수정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클레이는 '코인원' 등 클레이가 상장된 일부 국내 거래소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 경험이 없는 사용자라면 클레이 구입 과정도 꽤 복잡한 편입니다. NFT 생성 및 판매 과정은 쉽지만 그 기반이 되는 화폐를 구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건 상당수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들이 안고 있는 한계이기도 하죠.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법에 대해선 과거 기사인 '[슬기로운 코인생활③] 토큰 구입과 관리, 판매까지'를 참고해보길 바랍니다. 거래소 이용이 어렵다면 오픈씨와 연계된 문페이를 통해 신용카드로 클레이를 구입할 수도 있는데요. 대신 최소 결제 금액이 4만원으로 고정돼 있어 소액 결제에 이용할 계획이라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판매가 시작되면 아래 이미지처럼 오픈씨에 작품이 등록됩니다. 오픈씨에서는 이미지 NFT 외에도 각종 블록체인 게임 아이템도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거래 화폐는 NFT의 원조인 이더리움(ETH)이 널리 활용되고 있죠. 한국어 지원 수준도 괜찮은 편이라 큰 어려움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오픈씨에 등록된 여러 예술품, 왼쪽 첫번째 작품의 가격은 약 '3ETH'로 최근 시세를 고려하면 400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 셈 (자료=오픈씨 갈무리)
▲ 오픈씨에 등록된 여러 예술품, 왼쪽 첫번째 작품의 가격은 약 '3ETH'로 최근 시세를 고려하면 400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 셈 (자료=오픈씨 갈무리)

제 사진은 염가에 내놨으니, 저도 저렴한 작품을 하나 구입해보기로 했습니다. WKLAY 판매 작품 중 'Hello Black'이란 이름의 검은색 사진을 1WKLAY에 구입했습니다. 단순한 검은색 이미지 파일이지만 혹시 모를 저작권 이슈도 피할 겸 가볍게 구입했습니다. 보유한 클레이는 구입 과정 중 한번의 클릭만으로 WKLAY로 변환됩니다.

▲ 오픈씨에서 작품을 1WKLAY(현재 시세로 약 1800원)에 구입하는 장면. 이제 이 작품은 제 것입니다.
▲ 오픈씨에서 작품을 1WKLAY(현재 시세로 약 1800원)에 구입하는 장면. 이제 이 작품은 제 것입니다.

NFT가 재미있는 점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해당 작품의 생성과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에 기록된다는 점입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Hello Black'의 원주인은 이 작품을 2WKLAY에 등록했다가 취소 후 다시 1KALY에 등록했고, 이를 제가 구입해 소유권이 이전된 과정이 작품 페이지 하단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는 블록체인의 특성상 제3자도 모두가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인 만큼 투명성이 높은 편이죠.

▲ 'Hello Black'의 가격 변동 추이와 소유권 이전 기록
▲ 'Hello Black'의 가격 변동 추이와 소유권 이전 기록

거래를 마치니 제 프로필 소유 작품 목록에 'Hello Black'이 추가된 것이 확인됩니다. 안타깝게도 제 작품은 아직 판매되지 않았는데요. 설명이 길었지만 초기 인증 절차를 마친 분들이라면 이후 NFT 생성과 판매까지는 3분이면 충분할 만큼 단순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현재 NFT 거래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다양합니다. '디지털 자산의 신기원'이라며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어처구니없는 수준의 작품이 고액에 거래되는 현상을 보며 '암호화폐와 다를 바 없는 거품'이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에 관해 NFT 시장에 정통한 한 기업 대표는 "현재 NFT 작품이 지나치게 고평가되는 건 시장 형성기에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며 "일부 투기 움직임도 보이지만 장기적으론 NFT를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 마켓의 도래가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NFT의 장점은 다른 블록체인 콘텐츠와 달리 거래 대상이 명확하고 실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복사되기 쉬운 구조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각종 디지털 기록에 NFT를 부여, 수많은 복제품 중에서도 진본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됐다는 점 및 영구적 보존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다만, 이번 NFT 거래 과정에서도 나타났듯이 시장 자체가 지금보다 더욱 활성화되려면 거래의 기반이 되는 가상자산 구입, 이용 절차가 지금보다 단순화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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