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업·기술·기기가 또 2021년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을까? <블로터>가 설문조사와 전문가 추천 등의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을 바꿀 기업·기술·기기'를 선정, 소개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쇼핑하는 것은 일상이 됐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직접 경험해봐야 잘 알 수 있는 제품은 온라인으로 구매하기엔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몸에 착용해야 하는 귀걸이와 목걸이 등 주얼리 제품이나 의류 등이 대표적이다. 가상착용 서비스를 지원하는 AR(증강현실) 솔루션 '로로룩스'를 선보인 로로젬은 이같은 온라인 구매의 부족한 점을 AR로 메웠다. 최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로로젬 사무실에서 김한울 대표를 만나 AR 기반 가상착용 서비스 개발기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었다.

▲ 김한울 로로젬 대표가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진행된 <블로터></div>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 김한울 로로젬 대표가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진행된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김 대표는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IT 관련 경력을 보유했다. 대학 시절에는 2년간 쇼핑몰도 창업해 운영했으며 졸업 후 취업한 포스코에서는 기존 엔지니어가 담당하던 업무 중 일부를 데이터로 만들어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작업을 했다. 일정한 형식을 지니지 않은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 데이터로 전환하는 작업에 매력을 느낀 김 대표는 전자책 관련 솔루션을 만드는 IT 기업으로 이직했다. 두 번째 회사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험을 쌓은 김 대표는 3D 기반의 가상착용 서비스에 주목했다. 3D 콘텐츠를 AR과 접목하면 사용자가 더 현실감있게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AR 기반의 가상착용 서비스를 고안해냈다.

김 대표는 이러한 경력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지난 2017년 3월 로로젬을 창업했다. 로로젬의 대표 서비스인 '로로룩스'는 가상착용을 지원하는 AR 솔루션이다. 가령 스마트폰으로 보던 귀걸이를 로로룩스 서비스를 통해 AR로 자신의 귀에 가상으로 착용해볼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비친 자신의 귀에 귀걸이 이미지가 결합돼 보이는 방식이다. 집안 거실의 한 곳에 화분을 놓고 싶다면 어떤 화분이 어울릴지 가상으로 배치해볼 수도 있다.

로로룩스와 유사한 AR 서비스들은 기존 시장에도 나와있지만 오프라인에서 보는 것처럼 현실의 배경과 가상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결합한 서비스는 찾기 쉽지 않다. 김 대표는 이 점에 착안해 현실과 이미지의 자연스러운 조합을 구현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그는 "카메라가 인식한 얼굴 위에 3D 이미지를 정확하게 올려 현실적으로 나오도록 하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며 "처음엔 실제 배경에 2D 이미지를 결합한 것에서 출발했지만 점점 AR을 고도화해 현재는 마치 내 귀에 직접 귀걸이를 착용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보이는 AR을 구현한 것이 로로룩스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로로젬은 처음엔 자체 모바일 앱을 통해 로로룩스를 B2C(기업·소비자간거래)용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기업들이 가상착용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며 로로룩스를 도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B2B(기업간거래)용 서비스로 발전했다. 로로룩스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크게 늘었다. 외부 활동이 크게 위축되며 온라인 쇼핑이 늘어난 가운데 기업들은 가상으로 착용해볼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로로룩스 플러그인을 한 번이라도 설치한 곳은 160여곳, 그중 AR 콘텐츠를 만든 곳은 25곳, 로로젬과 계약을 맺고 유료 서비스를 이용 중인 곳은 10여곳이다. 기업이 로로룩스의 AR 솔루션을 도입하게 되면 고객이 가상 착용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A 주얼리 몰에 로로룩스를 적용하면 해당 몰에 귀걸이나 목걸이 등을 AR로 가상으로 착용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 로로젬의 가상착용 서비스 '로로룩스'를 통해 안경을 가상으로 착용해본 모습. (사진=<블로터></div>)
▲ 로로젬의 가상착용 서비스 '로로룩스'를 통해 안경을 가상으로 착용해본 모습. (사진=<블로터>)
▲ 로로젬의 가상착용 서비스 '로로룩스'를 통해 사무실 바닥에 화분을 가상으로 배치한 모습. (사진=<블로터></div>)
▲ 로로젬의 가상착용 서비스 '로로룩스'를 통해 사무실 바닥에 화분을 가상으로 배치한 모습. (사진=<블로터>)
로로젬은 지난해 8월부터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 스토어에도 입점해 쇼핑몰들에게 로로룩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의 관심속에 로로젬의 2020년 매출은 2019년 대비 28배 급증했다. 올해 2월 기준 로로룩스가 설치된 쇼핑몰에서 한 번 이상 가상착용을 해본 이용자는 약 4만명이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가상으로 귀걸이를 착용하거나 화분을 집에 배치하는 등의 경험을 하면서 로로룩스의 효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올해 3월 기준 로로룩스를 적용한 페이지의 이탈률은 59%에서 19%로 줄었고 구매전환율은 1.35%에서 3.65%로 늘었다.

로로젬은 단순히 로로룩스 서비스를 기업 고객에게 전달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AR 콘텐츠를 제작하는 작업도 지원하고 있다. AR 콘텐츠를 도입하고 싶지만 제작 역량이 부족한 기업 고객도 있기 때문이다. 로로젬은 주얼리뿐만 아니라 가방·모자·신발 등 패션 잡화 등으로 로로룩스를 적용한 분야를 확대했다. 김 대표는 타일과 벽지 등으로도 로로룩스의 공급 분야를 늘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로로젬의 AR 기술로 타일과 벽지의 다양한 질감을 현실감있게 표현해 다른 서비스들과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초기(시드)단계 투자를 받은데 이어 다음단계인 프리A 시리즈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프리A  시리즈는 A단계의 전단계에 해당하는 투자 단계다. 시장에서 기술력은 검증됐고 더 많은 고객을 확보 중인 기업이 받는 투자에 해당된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의 온라인 중심 구매 패턴이 코로나19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로로룩스를 더욱 고도화해 AR 서비스를 선도할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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