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유플러스가 기업지배구조의 핵심지표를 개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환경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강조되는 가운데, 통신사들이 지배구조 상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는 모습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각각 제출했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한국거래소가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등을 참조해 정한 핵심 원칙 10개 항목에 대해 기업이 해당 원칙을 구현하는 방식을 투자자에게 설명하는 자료다. 이 가운데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는 기업이 주주와 이사회, 감사기구 세 주체에 대해 요구되는 15가지 사항을 지표화한 것이다.

▲ LG유플러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상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자료=LG유플러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 LG유플러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상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자료=LG유플러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각사 보고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2019년 15개 지표 가운데 5개에서 미준수하던 것을 지난해 2개로 줄였다.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등 세 가지 지표가 미준수에서 준수로 바뀌었다. 다만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집중투표제 채택은 여전히 미준수였다.

LG유플러스는 보고서에서 “당사는 정관 제31조에 의거 집중투표제를 채택하고 있지 않으나 상법에 따라 소수주주의 이사 후보 추천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왜 집중투표제를 적용하지 않는지에 대해선 정관이나 보고서에서 나와있지 않다.

KT는 2019년 15개 지표 가운데 2개에서 미준수였던 게 지난해 1개로 바뀌었다.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지표가 미준수에서 준수로 바뀌었다. 이는 별도 중기배당정책을 지난해 5월 ‘KT 코퍼레이트 데이’에 통지한 데 따른 변화다. 다만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는 미준수 상태다.

▲ KT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상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자료=KT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 KT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상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자료=KT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는 주주에게 주총 시작 한 달여 전 주주총회가 시작됨을 알 권리를 위해 강조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재무제표가 늦게 나오는 기업들이 많아 이 지표의 준수율이 비교적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중투표제는 회사가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에게 주당 이사의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소액주주권을 보호하고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장치다. 예를 들어 이사 3명을 선임할 때 주주는 3명에게 각 이사 한 명당 한 표씩의 찬반권을 가졌다면, 집중투표제 하에선 3표를 모두 한 명에게 몰아줄 수 있게 된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는 필수 사안이 아닌 권고안에 가깝다. 강제성은 없지만 기업이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유지하며 내부감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최소한의 지표이기도 하다.

한편 지난해 15개 지표 중 14개를 준수했던 SK텔레콤도 조만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