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오일뱅크와 한국남동발전이 31일 수소 생태계 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사진=현대오일뱅크)
▲ 현대오일뱅크와 한국남동발전이 31일 수소 생태계 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중공업그룹의 정유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가 블루수소(천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만든 수소)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현대오일뱅크는 그룹의 수소 경제를 이끌 핵심 계열사로 부상했다.

블루수소는 친환경성 측면에서 그레이수소(제철 및 원유 정제 공정에서 개질해 만든 수소)와 그린수소(물을 전기분해하거나 암모니아에서 추출한 수소)의 중간 단계에 있다.

수소 경제로 가는 과정에 있어 그레이수소는 온실가스를 발생해 친환경적이지 않은 단점이 있다. 그린수소는 채산성과 기술 문제로 상용화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25년까지 연 10만톤의 블루수소를 생산해 수소 경제를 앞당길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31일 한국남동발전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공동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수소 연료전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수소를 생산해 연료전지에 공급하면, 한국남동발전은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수소 연료전지에서 생산된 전기는 친환경에너지사업자에게 판매돼 양사에 수익금이 분배된다. 정부는 2022년부터 '신재생에너지공급 의무화제도(RPS)'에서 '수소 발전의무화제도(HPS)'를 따로 떼 별도로 운영할 계획이다.

RPS는 대규모 발전사업자가 발전량의 일부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한 제도다. HPS가 분리 운영되는 만큼 수소 연료전지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연료전지 발전시장을 겨냥해 한국남동발전과 손잡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소 연료전지 발전용량은 현재 650MW 가량이다. 2040년까지 8GW 규모로 12배 이상 늘어난다. 시장 규모는 약 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한 부생수소와 천연가스 등을 활용해 연간 1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서 LPG를 수입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식으로 블루수소를 생산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4월 미국의 수소 기업 에어 프로덕츠(Air Products)와 수소 에너지 활용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에어프로덕츠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 생산업체로 수소 추출에 필요한 원천 기술과 수소 저장과 운송에 필요한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협업은 현대오일뱅크가 수소 밸류체인을 강화하는데 있어 긍정적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내외 기업과 MOU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정유 사업뿐만 아니라 향후 확대될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SK그룹과 롯데그룹 등 대그룹의 계열사들도 수소 생태계를 이끌기 위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SK가스와 롯데케미칼은 이날 MOU를 맺고, 연내 조인트 벤처(JV)를 설립하기로 했다. 양사는 각사가 보유한 자원을 활용해 수소 충전소와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함께 건설한다. 이외에도 LNG를 활용해 액화수소를 공급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다. 양사는 수소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 분야를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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