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ESG 위기④]뒤처진 관리능력, 제어 안되는 'Scope 3' 탄소배출량

발행일 2021-06-04 07:00:51
기업에게 2050년 탄소중립 목표는 단순한 환경보호운동이 아니다. 21세기 기업의 존폐를 가를 새로운 생존게임이 시작됨을 의미한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탄소감축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선제적으로 나서는 기업들도 있는 반면, 새로운 질서에 허덕이며 도태될 기미를 보이는 기업도 있다.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의 사례를 통해 ESG가 얼마나 기업 생존의 필수 요소가 됐는지 알아본다.
각종 운송 과정도 Scope 3에 포함된다. (사진=삼성전자)

애플은 지난해 7월 2030년까지 제조 공급망 및 제품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기업 활동 전반에서 탄소 중립화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곧 협력업체 수준까지 탄소배출을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총 70여개 업체가 이에 동참하며 사실상 탄소배출 감축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다만 애플이 말하는 탄소 중립화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정해지지 않았다. 애플에 제품을 납품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협력업체가 탄소중립을 Scope 2로 설정해야 할지, 아니면 협력업체의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는 Scope 3으로 맞춰야 할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받지 못했다”며 “애플이 협력업체 청정에너지 프로그램을 통해 203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삼았지만, 세부 계획은 유동적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cope 3 탄소배출량, 직간접 배출량의 4배

삼성전자는 애플의 주요 협력업체다. 애플이 공개한 ‘2021 애플 공급사 리스트(2021 Apple supplier list)’를 보면 애플은 삼성전자의 4개 공장에서 부품을 납품받고 있다. 애플이 협력업체의 탄소중립 범위를 Scope 3으로 적용하면 삼성전자도 Scope 3 탄소배출 관리에 나서야 할 수 있다.

애플이 협력업체의 탄소중립 범위를 Scope 3로 적용하지 않아도 Scope 3 탄소배출량 감축은 삼성전자의 당면 과제다. 삼성전자의 Scope 3 탄소배출량은 Scope 1+Scope 2(지역기반) 탄소배출량을 더한 값보다 많다. 삼성전자가 ‘탄소 정보공개 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에 제출한 기후보고서(Climate change)에 따르면 2019년 Scope 3 탄소배출량은 7006만3000톤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2019년 Scope 1 탄소배출량과 지역기반 Scope 2 탄소배출량을 합한 값은 1606만5000톤이다. 차이는 4배 이상이다.

일반적으로 Scope 1과 Scope 2는 직간접 배출로 불린다. Scope 3는 제품 생산에서 발생하는 직간접 탄소배출을 제외한 모든 탄소배출을 뜻한다. 물류, 출장, 공급망 및 제품 사용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이 Scope 3에 포함된다. 협력업체가 내뿜는 탄소도 함께 집계된다. 

삼성전자 탄소배출량 추이. (자료=CDP)

삼성전자는 Scope 3 탄소배출량 제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cope 3 탄소배출량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Scope 3 탄소배출량은 2015년 1625만6384톤에서 2019년 7006만3000톤으로 증가했다. 증가 폭은 330.9%에 달한다. 

다른 기업의 상황은 어떨까. 탄소중립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애플의 Scope 3 탄소배출량은 꾸준히 줄고 있다. 애플의 Scope 3 탄소배출량은 2015년 3231만9900톤에서 2019년 2506만5200톤으로 감소했다.

애플은 CDP에 제출한 Scope 3 발생 요인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제품 및 서비스 구매(Purchased goods and services)’ 항목의 탄소배출량을 5년 만에 36.1% 줄였다. 해당 항목의 탄소배출량은 2015년 2980만톤에서 2019년 1890만톤으로 감소했다. 제품 및 서비스 구매에는 애플이 구매하는 부품 및 서비스뿐 아니라 협력업체가 구매한 부품 및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함께 집계된다.

애플 Scope 3 추이. (자료=CDP)

불분명한 Scope 3 관리 계획 

삼성전자의 Scope 3 탄소배출량은 14개 요소에 의해 집계된다. 14개 요소 중 눈에 띄게 탄소배출량이 높은 요소는 ‘제품 사용(Use of sold products)’이다. 제품 사용 항목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전자기기처럼 탄소를 직접 배출하거나 옷, 음식처럼 세탁 및 조리 과정에서 간접 배출하는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해당 항목 탄소배출량은 대부분 직접 배출로 발생한다.

삼성전자는 CDP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주요 7가지 완제품(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모니터, 노트북, 휴대전화, 열교환기)’의 부품 및 기기 자체에서 발생되는 탄소배출량을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Use of sold products' 항목 설명. (자료=세계 자원 연구소 Technical Guidance for Calculating Scope 3 Emissions 보고서)

2019년 제품 사용 항목에 집계된 탄소배출량은 3800만2000톤이다. 2015년 탄소배출량이 844만646톤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5년 만에 4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2019년 애플의 전체 Scope 3 배출량(2506만5200톤)보다 많다.

제품 에너지 효율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해당 항목의 탄소배출량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 완제품 중 하나인 드럼세탁기가 대표 사례다.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삼성전자의 드럼세탁기 모델은 총 150개다. 이중 에너지소비효율이 1등급인 제품은 69개뿐이다. 나머지 드럼세탁기의 에너지소비효율은 2~5등급이다. 

삼성전자 Scope 3 탄소배출량 요인. (자료=CDP)

Scope 3 탄소배출량 급증에도 뚜렷한 감축 계획은 없다. Scope 3 관련 언급 자체가 거의 없다. 홈페이지 내 지속가능경영 카테고리에서 3가지(물류부문 에너지 효율 개선, 주요 협력사 대상 현장 지원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화상회의 확대를 통한 해외출장 축소) Scope 3 대응 전략을 엿볼 뿐이다.

홈페이지에서 언급한 ‘3가지 전략’은 탄소배출량 개선으로 이어졌을까. 물류부문 에너지 효율 개선 여부는 Scope 3 요인 중 ‘공급자향 운송(Upstream transportation and distribution)’과 ‘소비자향 운송(Down transportation and distribution)’으로 측정할 수 있다.

공급자향 운송 항목은 협력업체와 삼성전자 간 부품 운송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을 집계한다. 이 항목은 2015년 1만234톤에서 2019년 1만톤으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탄소배출량 자체가 다른 항목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적어 Scope 3 탄소배출량 개선엔 도움이 안 됐다.

소비자향 운송 항목은 제품이 소비자에게 운송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이다. 2015년 1046만7932톤에서 2019년 821만6000톤으로 줄었다. 

삼성전자가 기재한 Scope 3 관련 계획. (자료=삼성전자 홈페이지)

다음은 주요 협력사 대상 현장 지원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이다. 이는 Scope 3 탄소배출 요인에서 협력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를 비교해 확인할 수 있다. 각 요인에서 협력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을 더한 값은 2015년 620.8에서 2019년 858로 늘었다. 다만 2016년 이후로는 꾸준히 협력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졌다. 

마지막은 해외출장 축소다. 개선 여부는 ‘사업 출장(Business Travel)’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업 출장 항목 탄소배출량은 2019년 10만6000톤으론 나타났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5년과 2019년 Scope 3 탄소배출량을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가 언급한 ‘3가지 전략’으로 줄어든 탄소배출량은 225만4183톤이다. 이는 2019년 전체 Scope 3 탄소배출량 7006만3000톤의 3.2% 수준이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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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이식스
    브이식스 2021-06-04 11:16:50
    회장이 말이나 사주고 앉아있었으니. 준비는 덜 했겠지.
  • 풀메탈쟈켓
    풀메탈쟈켓 2021-06-04 09:03:15
    아래 글로벌센터 뭐시기야
    기업규제, 정치 혐오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
    구체적인 대안을 말해야 한다.
    기업들은 수도권에서만 기업하려 한다.
    전기도 싸게 공급해라 한다.
    이 나라 국토는 수도권만 정상이고 나머지는 불모지가 되어야 하느냐
    그런 근시안으로는 글로벌 경쟁 안된단다
    지금은 산업의 대전환 시기로 우리 경제 산업은 유리한 상황이다.
    에너지 산업은 공급지역이 되는 지방에 인센티브를 주어야 원할하게 추진된다
    ESG 혜택 보게되는 기업들에게 의무도 줘야 한다.
  • 풀메탈쟈켓
    풀메탈쟈켓 2021-06-04 08:57:04
    탄소배출량 전세계 7위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그대로다.
    여전히 석탄발전 비율이 40%를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신재생 에너지가 성장할 것 같냐?
    전력 공급을 독점하는 한국전력은 석탄발전을 20% 낮추고 신재생 에너지 20%로 강제 해야한다.
    국민들도 해상풍력 반대 말고 정부는 해상풍력 설치 지역에 국가산단 만들어라
    서남해 해상풍력 설치하면 수도권 전기공급하느라 송전선로 엉망된다.
    인센티브를 줘야만 에너지 산업의 전환이 온다
  • 글로벌커뮤니케이션
    글로벌커뮤니케이션 2021-06-04 07:15:28
    위기의 한국경제, 이제 어찌할까?
    지금은 벼락으로 밀린 상황이라 그나마 견딜만한다.
    하지만 나락으로 떨어지면 회생불가하다.
    미국, 중국, 대만이 삼성반도체 잡겠다고 정부지원으로 혈안이 되어 있는데
    지금 한국은 대체 뭘하고 있나? 정치집단의 싸움질과 내팽개쳐진 국가경제
    우리가 좋아는 OECD국가를 기준해도 대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와 법리적용
    기업이 벌어다준 돈으로 나라살림을 살면서 우리모두 이래도 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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