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ARM 윈도우10 기반 퀄컴 칩을 탑재한 노트북 ‘갤럭시 북 고’ 시리즈를 공개했다. 당초 지난 4월 ‘갤럭시 노트북 언팩’에서 선보일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대만 IT 박람회인 ‘컴퓨텍스(Computex) 2021’에서 제품을 공개한 것이다. 컴퓨텍스는 대만의 자국 최대 IT 연례행사이자 세계 5위급 전시행사이기도 하다.
 

▲ 삼성전자가 지난 3일 컴퓨텍스 퀄컴 키노트 세션을 통해 갤럭시 북 고 2종을 공개했다.(사진=퀄컴 스냅드래곤 코리아 유튜브 갈무리)
▲ 삼성전자가 지난 3일 컴퓨텍스 퀄컴 키노트 세션을 통해 갤럭시 북 고 2종을 공개했다.(사진=퀄컴 스냅드래곤 코리아 유튜브 갈무리)

공개된 제품은 ‘갤럭시 북 고’와 ‘갤럭시 북 고 5G’ 2종이다. 두 제품엔 각각 퀄컴의 스냅드래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탑재됐다. 갤럭시 북 고 5G에는 지난해 만들어진 스냅드래곤 2세대 8cx가, 갤럭시 북 고에는 지난 5월 선보인 스냅드래곤 2세대 7c가 각각 들어간다. 이 가운데 LTE와 와이파이 버전(7c)의 갤럭시 북 고가 미국에서 출시되며, 5G가 들어가는 제품은 연말 출시된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의 하산 안줌(Hassan Anjum) 뉴컴퓨팅 수석은 “갤럭시 북 고 시리즈는 가볍고 얇은 디자인으로 어디서나 휴대가 가능하며 테두리를 최소화한 14인치 화면, 오래 가는 배터리가 특징”이라 설명했다.

미국에서 오는 10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하는 갤럭시 북 고는 14인치 풀HD 디스플레이가 들어가며 720p 웹캠이 탑재됐다. 두께는 14.9mm, 무게는 1.38kg이다. 램은 4GB와 8GB, SSD는 64GB와 128GB 중 각각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USB-C 3.2타입 2개, USB 2.0 A타입 포트 1개를 지원하며 가격은 4GB 램, 64GB SSD 와이파이 버전 기준 349달러(약 39만원)에 책정됐다. 

가격 상 엔트리급에 해당하지만 그 자체로 유의미한 건 ARM 기반의 저전력·저발열 칩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스템 온 칩(SoC) 설계가 수반돼 전력을 덜 써 배터리가 하루 가까이 지속되며 팬리스임에도 발열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애플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내놓고 있는 애플실리콘의 ‘M1’이 대표적인 ARM 기반 AP다.

▲ 삼성전자 미국 법인의 하산 안줌(Hassan Anjum) 뉴컴퓨팅 수석이 갤럭시 북 고를 공개하고 있다.(사진=퀄컴 스냅드래곤 코리아 유튜브 갈무리)
▲ 삼성전자 미국 법인의 하산 안줌(Hassan Anjum) 뉴컴퓨팅 수석이 갤럭시 북 고를 공개하고 있다.(사진=퀄컴 스냅드래곤 코리아 유튜브 갈무리)

스냅드래곤 8cx 2세대의 경우 인텔 10세대 코어 i5보다 속도가 18% 빠르고 전력 효율도 39% 개선됐다. 이는 CPU와 GPU, NPU(AIE), I/O 등이 통합된 구조 덕분이다. 스냅드래곤 AP엔 모뎀과 와이파이, 블루투스,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스펙트라)가 들어가며 4K HDR10 비디오 재생, 돌비 애트모스도 지원한다.

물론 단점도 있다. 인텔 x86-64 계열이 아닌 ARM 계열인 만큼 앱 호환성이 떨어진다. 아직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10 ARM AP가 보편화되지 않아 네이티브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며, 기존 프로그램은 x86-64로 포팅(porting)해야 하는데 이 경우 속도가 떨어진다. 또 아예 접속되지 않는 사이트나 앱도 존재하는 만큼 구입을 희망한다면 이를 미리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ARM 윈도우10 노트북은 2019년 출시한 ‘갤럭시 북 S’가 처음이며, 이번 '갤럭시 북 고' 공개로 기존 S 라인업을 계승하게 됐다. 이를 통해 자사 노트북 라인업도 ‘갤럭시 북 고-갤럭시 북-갤럭시 북 프로’과 별도의 게이밍 랩탑인 ‘오디세이’로 사실상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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