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7일(현지시간) 열린 세계개발자컨퍼런스 WWDC21에서 '건강' 앱이 지원하는 신규 기능들을 공개했다. 건강 앱은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에 기본 탑재되는 앱이다. 건강 앱에는 새로운 지표로 '보행 안정성'과 '호흡수'가 추가됐으며 앱에 기록된 데이터를 의사나 지인에게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보행 데이터에 따라 일부 성인과 노인들이 겪는 낙상(떨어지거나 넘어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이를 위해 아이폰 센서로 평소 걸음 속도와 발을 내딛는 간극, 두 발을 전부 땅에 딛은 빈도까지 세밀하게 분석해 보행 균형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수치화한 '보행 안정성' 지표를 건강 앱에 추가했다. 보행 안정성은 기존 의료 체계에서 의사가 설문 평가나 육안 평가를 통해 내리던 판단과 더불어 평소 데이터에 근거한 보행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시간에 따른 보행 문제 변화 정도를 쉽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건강 앱은 보행안정성 수치가 나빠지고 낙상 위험이 증가하면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내 주의를 당부한다.

▲ iOS 15 버전부터는 건강 앱에 보행안정성 지표가 추가된다 (사진=WWDC21 갈무리)
▲ iOS 15 버전부터는 건강 앱에 보행안정성 지표가 추가된다 (사진=WWDC21 갈무리)

애플워치용 WatchOS(워치OS) 8 버전에는 새롭게 '호흡수'를 추적하는 기능이 더해진다. 사용자의 분당 호흡 횟수를 건강 앱에 기록하고 마찬가지로 주요한 변화 발생 시 이를 사용자에게 알린다.

이처럼 건강 앱은 사용자의 심박수, 혈당, 수면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신체 데이터를 수집한 개인 의료 데이터 보관소 역할을 한다. iOS 15 버전에서는 이를 의료 담당자에게 제출하는 기능이 추가된다. 의사는 전자건강기록 시스템을 통해 환자의 평소 건강 데이터를 확인해볼 수 있게 된다. 건강 앱은 주요 건강 수치에 대한 '추세' 데이터를 제공하며 도드라지는 변화에 대해서는 추세 정보에서 이를 더 쉽게 알 수 있도록 표시한다. 의료기관에 대한 건강 데이터 공유 기능은 우선 미국의 주요 전자건강기록 기업들을 통해 지원될 예정이며 추후 서비스 국가나 기업이 확대될 전망이다.

▲ 건강 앱에서 가족 등 지인과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 (사진=WWDC21 갈무리)
▲ 건강 앱에서 가족 등 지인과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 (사진=WWDC21 갈무리)

더불어 가족이나 지인에게도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예컨대 건강이 좋지 않은 부모로부터 애플 기기가 수집한 건강 데이터를 자식이 받아볼 수 있게 되는 구조다. 상대방의 건강 정보 추세를 쉽게 공유할 수 있으며 문제가 발생하면 알리므로 이에 대한 소통도 한결 자연스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건강 데이터는 민감 정보에 해당하므로 이 기능은 반드시 데이터 제공자의 승인이 필요하다. 또 제공자는 데이터 공유 범위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언제든 공유를 해제할 수 있다. 

한편 WWDC21에서 공개된 iOS·iPad·Watch·macOS 등의 정식 배포 시기는 올해 가을로 예상된다. 보행 안정성은 아이폰6를 포함한 후속 기종에 제공될 예정이며 애플에 따르면 일부 지역이나 언어, 기기에 제공되지 않을 수 있다. WatchOS 8의 호흡 측정 기능은 아이폰6S 및 후속 기종에 연동된 애플워치3 이상 시리즈를 위한 업데이트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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