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윈스 사옥 전경. (사진=윈스)
▲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윈스 사옥 전경. (사진=윈스)
윈스는 5G 시장에서 주목받는 정보보안 기업입니다. 윈스는 일반적인 정보보안 기업들이 하고 있는 보안 관제·컨설팅·솔루션 등의 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또 통신 기지국에 필수적인 침입방지시스템(이하 IPS) 시장에서도 토종 기업 중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IPS는 통신 기지국에서 설치돼 외부의 침입 시도를 감지하고 이를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보안 기업이 통신사에게 공급하는 보안장비로는 IPS와 디도스 대응 솔루션, 방화벽 등이 있습니다. 통신 기지국 보안의 중요성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통신망이 먹통이 된다면 우리의 일상이 멈추게 된다는 것을 지난 2018년 발생했던 KT 아현국사 화재사건으로 경험했습니다. 

윈스는 국내 통신사 중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에 침입방지 장비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일본의 최대 이동통신사에게 100G급 IPS '스나이퍼 ONE 100G'를 납품할 예정입니다. 이는 100G급 IPS의 최초 해외 수출 사례입니다. 100G급 침입방지 장비에서 100G는 100Gbps를 뜻합니다. Gbps는 초당 보낼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로 1Gbps는 1초에 약 10억비트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윈스의 이번 제품은 100pbs의 통신 속도에서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고 침입방지를 수행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그런데 이 제품은 양방향 통신이 가능합니다. 양방향 통신이란 기지국에서 통신 신호를 받아 주위 가입자들의 휴대폰으로 신호를 다시 내보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윈스의 스나이퍼 ONE 100G는 200Gbps의 통신속도에서도 보안을 책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200Gbps가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지로 알아보죠. 일반 이용자들이 많이 접하는 기가바이트(GB)로 변환(200÷8)하면 약 25GB가 나옵니다. 즉 1초에 25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보통 영문기준으로 1개 문자의 크기를 1바이트(Byte)로 본다면 1초에 25억개의 문자열을 처리 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되겠네요. 통신사들이 기존 기지국에 적용했던 보안장비는 40G급의 장비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이 장비는 1초에 5GB의 데이터를 처리했겠네요. 100G 제품이 40G 제품에 비해 데이터 처리량이 약 5배 많은 셈이죠.

통신사들은 5G 시대를 맞아 이러한 100G급 보안 장비를 기지국에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LTE보다 5G에서의 데이터 사용량이 훨씬 많기 때문에 기지국으로 유입되고 나가는 데이터량이 많아졌고 그만큼 보안장비도 감당할 수 있는 데이터량이 커져야 하기 때문이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5G 스마트폰 1가입자당 트래픽은 2만6341메가바이트(MB)로 약 25.7기가바이트(GB)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9080MB(약 8.9GB)로 집계된 LTE의 약 3배의 데이터를 5G 사용자들이 쓴 셈이죠.

데이터 사용량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제조사들은 5G 스마트폰을 지속 출시할 것이고 통신사들은 5G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초고화질(UHD) 콘텐츠를 계속 내놓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5G는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 영역에서 필수 인프라이기도 하죠. B2B(기업간거래) 시장에서도 5G에 대한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 자료=윈스
▲ 자료=윈스
5G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한국도 아직 안정적인 전국망이 구축되지 않았고 미국·일본·중국 등도 5G 확대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러한 5G 시장 확대는 윈스같은 보안장비 기업에게도 고무적입니다. 5G 시장이 확대된다는 것은 고성능의 보안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고객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윈스의 보안 장비가 포함된 솔루션 부문의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솔루션 부문 매출은 약 48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습니다. 보안 장비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 자료=윈스 분기보고서
▲ 자료=윈스 분기보고서
윈스의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33억원, 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92% 감소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일본 이통사가 2021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며 IPS 교체를 집중하며 매출이 급증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1분기를 빼고 보면 올해 1분기 실적은 여느해 1분기와 비슷한 실적이라는 것이 회사의 설명입니다.

일본 이통사로 인한 지난해 1분기 매출 급증의 여파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란 해당 기간동안 기업으로 유입되거나 유출된 현금의 규모를 의미합니다. 플러스라면 유입된 현금이 더 많다는 뜻이고 마이너스는 반대의 경우에 해당됩니다. 윈스의 올해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마이너스 10억원에 비해 마이너스 폭이 소폭 줄었습니다.

지난해 1분기 일본 이통사의 영향으로 매출이 급증했지만 그와 함께 채권(빌려준 돈을 받을 권리)도 늘면서 현금흐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통상 1분기는 보안 시장에서 비수기로 꼽히다보니 2분기부터는 현금흐름도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란 것이 회사의 설명입니다.

윈스가 5G 보안 장비 시장에서 성장을 이어나가려면 시장에서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주요 경쟁자로는 국내 보안 기업중에서는 안랩과 시큐아이가 있습니다. 안랩은 디도스 대응 전용 솔루션 'AhnLab DPX'와 네트워크 통합위협관리 솔루션 'AhnLab TMS'를 출시했습니다. 이 제품들은 기존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것이 특징입니다.

토종 기업뿐 아니라 시스코·IBM·맥아피 등도 보안 장비 시장에서 윈스의 경쟁자들입니다. 국내외 통신사들의 장비 발주가 나오면 주로 윈스와 경쟁을 펼치는 기업들입니다. 5G 시장 확대와 더불어 이러한 경쟁 속에서 윈스도 성장을 이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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