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호 SKT 대표가 올해 3월25일 서울시 중구 T타워 수펙스홀에서 온라인으로 중계된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T)
▲ 박정호 SKT 대표가 올해 3월25일 서울시 중구 T타워 수펙스홀에서 온라인으로 중계된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T)
SK텔레콤의 인적분할로 신설되는 SKT신설투자(가칭)의 대표를 박정호 현 SKT 대표가 맡게 되면서 반도체 관련 인수합병(M&A)과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SKT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SKT신설투자의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를 박 대표가 맡는 안건을 의결했다. 윤풍영 SKT Corp1센터장도 SKT신설투자의 사내이사를 맡는다.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에는 기은선 강원대학교 경영회계학부 교수, 박승구 전 BoA메릴린치 한국총괄 대표, 이성우 동아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SKT신설투자의 경영진은 오는 10월12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 자료=SK텔레콤
▲ 자료=SK텔레콤
SKT신설투자에는 총 16개 자회사들이 편제된다. 대상 회사는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드림어스컴퍼니 △SK플래닛 등이다. 박 대표가 SKT신설투자를 이끌게 되면서 우선 주목되는 자회사는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기차와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이 늘어나며 전세계적으로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SK하이닉스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관련 기업들을 M&A하며 경쟁력을 더 키울 수 있었지만 그룹 지주사인 SK㈜의 손자회사라는 위치 때문에 M&A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가 M&A를 하려면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SKT의 분할 과정에서 중간지주사인 SKT신설투자와 SK㈜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됐다. 양사가 합병을 한다면 SK하이닉스는 합병회사의 자회사가 된다. SKT의 분할로 SK하이닉스가 중간지주사인 SKT신설투자의 자회사가 되지만 SK㈜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손자회사 신분이다. 대규모의 M&A는 여전히 제약이 따르지만 ICT 투자전문회사인 SKT신설투자의 자회사가 된만큼 현재보다는 M&A를 추진하는데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현재 SKT와 SK하이닉스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박 대표는 최근 SK하이닉스가 M&A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 참석해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파운드리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로부터 설계도를 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을 말한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각 파운드리들이 늘어난 주문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박 대표가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능력을 2배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M&A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간 박 대표는 SK하이닉스와 관련된 굵직한 투자에 관여했다. 지난 2017년 일본 키오시아(당시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투자와 지난해 인텔의 낸드사업부 인수계약을 주도했다.

박 대표가 SKT신설투자를 이끌면서 자회사들의 IPO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는 그간 SKT의 사업부문을 맡았던 각 자회사들이 투자전문기업인 SKT신설투자의 자회사로 만들면서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SKT신설투자로 편제되는 자회사들 중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가 첫 번째 IPO 주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스토어는 지난 2016년 △SKT T스토어 △KT 올레마켓 △LG유플러스 U+스토어 △네이버 앱스토어를 통합하며 탄생했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2016년 출범 이후 5년만에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했으며 10분기 연속 총 거래액이 증가하했다. 또 올해 3월 KT와 LG유플러스로부터 총 26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IPO에 탄력을 받고 있다. 원스토어는 연내 IPO를 목표로 지난해 9월 KB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ADT캡스도 주관사를 선정하며 IPO 준비에 돌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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