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사진=토스뱅크)
▲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사진=토스뱅크)

"누구보다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다"

지난 9일 열린 '토스뱅크' 간담회에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이같이 자신했다. 토스뱅크의 가장 큰 경쟁력은 2000만 명 토스 사용자를 통해 확보한 금융·비금융 빅데이터라고 설명했다. 2015년 간편송금 서비스를 중심으로 모바일 금융 플랫폼을 선보인 토스는 다양한 금융사와 협업해 금융 상품을 중개해왔다. 1금융과 2금융, 대부업체와 제휴해 대출·투자 상품의 중개 서비스를 펼쳤고, 보험 영업까지 손을 뻗으며 토스 그 자체가 '데이터 댐'이 된 상황이다.

홍 대표는 "(중금리)대출 실행을 위한 신용평가모형 구축 때 전 업권 데이터를 사용했다"며 "고객 동의를 받은 토스 플랫폼에 쌓인 데이터만 몇백만 개에 달하며, 이용자들이 대출을 신청하고 심사받고 실행했던 데이터를 썼다"고 말했다.

그간 비이자이익 강화를 외치며 대형정보통신 업체와 합종연횡을 벌여왔던 금융사들로선 씁쓸한 대목이다. 일찌감치 금융권 내에서는 금융지주사들이 수수료 장사에 집착한 나머지 빅테크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결과를 낳을까 우려했던 상황이다.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올해 초 전 계열사 디지털 최고책임자들이 참여한 회의에서 '기존 금융사들은 자금관리시스템(CMS) 수수료에 집착하고, 빅테크에 대한 대응이 늦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손 회장은 "금융회사들과 빅테크(대형 정보통신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기존 금융사는 여전히 공급자 중심으로 사고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스뱅크 본인가 소식에 시중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경험이 부족한 인터넷은행의 성공 가능성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면서도, 플랫폼 경쟁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우리카드, 교보생명, 미래에셋증권, 한화손보, NICE평가정보사와 국내 초대형 민간 '금융데이터댐'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각 회사별로 보유한 고객의 가명처리된 정보를 수집, 결합, 분석해 혁신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O2O(Online to offline)' 사업으로 음식 주문중개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개인을 비롯한 기업 여신에 대한 신용평가모형 기술 고도화 작업에도 착수했다. KB국민은행은 하반기 새로운 버전의 모바일 앱 '뉴 스타뱅킹'을 선보일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 오는 8월에만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라며 "데이터 확보를 위한 협업 강화, 플랫폼 고도화 등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이데이터는 다양한 곳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본인이 원하는 대로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해 하나은행은 SK플래닛과 협력했고,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 BNK캐피탈이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쿠콘과 손잡고 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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